[닌자의 유혹] 이시카와 고에몬 공략：4장

고에몬："오늘은 강가에서 훈련한다."
린："강…."
고에몬："어이, 그런 곳에 서 있으면 발이 젖는다고."
 
고에몬 님은 상냥하게 나를 안아 들었다.
역시 그는 엄하기만 한 게 아니다. 친절하기도 해….
 
─첨벙!
 
갑자기 그가 나를 강물 속으로 던졌다.

고에몬："오늘의 수업은 위급한 상황에 대비한 수영 훈련이다."
린："어푸…. 푸…!"
 
아니, 역시 그는 엄격해!
 
고에몬："그 옷 그대로 입고 수영 연습을 해야 해."
린："숨을…. 못 쉬겠어요."
고에몬："좋아, 그렇게만 해. 조금씩 늘고 있는데?"
 
예고도 없이 물 속으로 던져 놓고…!
 
고에몬："실제 전쟁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없어."
린："하아, 읍… 하…."
고에몬："좋아, 다시 헤엄쳐 봐."

 

그렇게 힘든 수련은 계속 이어졌다.
 
린："하아, 하아…."
고에몬："죽는 소리 하기에는 아직 일러."
 
하지만…. 너무 힘들어 움직일 수 없는걸….
 
린："……!"
 
다, 다리에 경련이…!
물 속으로 가라앉기만 한다. 숨을 쉴 수 없어…!

그 순간, 고에몬 님이 물 속으로 뛰어 들어오셨다.
 
린："어푸…. 흡…."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눈물이 나왔다….

고에몬："괜찮아, 괜찮아…. 진정하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어."
린："헉, 콜록…."
린："……?!"
 
고에몬 님이 갑자기 내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고에몬："좀 진정된 것 같군. 괜찮아?"
 
너무 놀라서 눈물이 쏙 들어가 버렸어….
 
고에몬："이 봐…. 괜찮냐고."
린："……."
고에몬："넌 감정을 타인에게 너무 쉽게 드러내는군. 그렇게 생각 안 해?"

고에몬 님은 침착했다.
하지만 내 심장은 터질 듯이 뛰고 있다.
그의 입술의 감촉이 아직 내 이마에 남아 있다.

 

고에몬："린, 내가 너무 거칠었나?"
 
고에몬 님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
 
고에몬："…만약, 적에게 발견되면 우선 도망쳐."
고에몬："네가 싸우려고 한다면, 지금의 너로서는 지고 말아."
린："……."
고에몬："나무에 오르든 강에서 수영하든, 어떻게든 도망쳐서 살아남지 않으면 안 돼."

린："고에몬 님은, 절 지키지 않을 건가요?"＊
고에몬："그야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내가 곁에 있을 수는 없잖아."
린："……."
고에몬："넌 닌자들의 공주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 남아야만 한다는 걸 명심해."
고에몬："자, 불을 피울 테니 옷을 말려 볼까?"
 
곧 나는 고에몬 님이 피워 주신 불 옆에 앉았다.

 

고에몬："계속 그런 얼굴 하고 있으면, 가슴을 만져 주겠어."
린："뭐… 뭐라구요?!"
 
그가 내 가슴께로 손을 가져왔다.
 
린："무슨 짓이에요?!"
고에몬："응? 이건 네 배 아냐?"
린："……!"
 
결국 내 배와 가슴이 같다는 거야?
 
고에몬："…바보."
 
고에몬 님은 내 얼굴을 쥐어 박았다.

고에몬："당연히 가슴과 배의 차이는 알지."
린："……."
 
그러면서 대체 왜 만진 거야?
 
고에몬："하…!"
린："무, 무슨 일이죠?"
고에몬："능청스럽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고에몬："솔직히 말해. 내 몸에 반한 거지?"
린："천만에요, 그렇지 않아요!"
 
사실, 확실히 그는 탄력 있고 멋진 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가까이서 남자의 몸을 보는 건 처음이라….
 
린："…고에몬 님, 몸에 상처가 많네요."
고에몬："그야, 임무도 훈련도 셀 수 없이 많이 해 온 몸이니까."
 
그렇게 험난한 위기를 몇 번이고 거쳐서 최고의 닌자가 된 것이겠지….
 
린："수영 실력도 좋으시던데요."
고에몬："그건, 어렸을 적부터 강에서 곧잘 헤엄치면서 놀았기 때문이지."
린："저…. 고에몬 님은 이가 출신이 아니신가요?"
고에몬："그래, 닌자가 되기 위해 이가로 왔지."
고에몬："나는 한조 님처럼 대대로 닌자 혈통이 아니야."
 
그랬구나…. 하지만 지금의 고에몬 님은 소장파의 일인자가 될 정도로 대단한 실력가다.
 
린："고에몬 님의 고향은 어떤 곳이죠?"
고에몬："특별할 것 없어…. 그냥 전형적인 시골이야."
 
…왠지 고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신 눈치다.

 

고에몬："이가에 속한 뒤 한 번도 그 곳에 돌아가 본 적도 없고."
린："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고에몬："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 정도로 부정하는 과거….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고에몬："넌 하루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겠지?"
린："네, 맞아요…."
고에몬："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나 보군."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칸신지로 돌아가게 된다면 영영 그와는 다시 볼 수 없겠지.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긴 하지만,
고에몬 님과 떨어질 생각을 하니 좀 서운하다.
어째서일까….

 

린："…정말, 촌장의 창고에 잠입하는 건가요?"
고에몬："물론이지. 그러려고 함께 왔잖아."
린："하지만, 우리가 잡히게 되면…. 우리의 정체가 탄로나… 읍!"
 
갑자기 고에몬 님이 내 입을 막았다.
 
고에몬："내 명령엔, 뭐라고 했지?"
린："…절대 복종…."
고에몬："정답이야. 그러니 넌 조용히 내 말을 들으면 되는 거야."
 
…그는 가끔 이렇게 무례하다.
 
고에몬："난 언제나 무례해, 너도 알잖아?"
린："……!"
 
그리고 평소처럼 예리하다….

고에몬："린, 꽉 잡아."

나를 안고, 고에몬 님은 나무 꼭대기로 올라갔다.
 
고에몬："정원에 다섯 명의 경비병이 있군."

정말이다. 그들은 모두 강해 보여….
 
고에몬："나는 뛰어서 지붕 위로 올라간 다음 창고에 들어갈 거야. 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린："기다리라구요?"
고에몬："그래. 그리고 경비병이 창고 근처로 오면, 고양이 울음 소리를 내도록 해."
린："고, 고양이…?"
고에몬："지금 한 번 해 봐."
린："…야옹, 야옹…."
고에몬："하하…. 잘 하는군."

 

린："그르릉, 그르릉…. 이건 발정난 고양이예요."
고에몬："하하하! 동물 울음 소리를 얼마나 공부한 거지?"
고양이："야옹, 야옹, 야옹…."
린："어머, 보세요. 고양이들이 나무 밑에 모였어요!"
고에몬："하하하…!"

고에몬 님이 배를 움켜쥐고 웃는다.

고에몬："날 이렇게 웃게 만든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린："여자들과 있을 때 즐겁지 않았나요?"
고에몬："전혀. 난 그저 그들의 몸이 필요했을 뿐이야."

몸이 필요했다고?
이 사람….

린："…그저 발정난 고양이가 좋은 거군요."
고에몬："뭐라고?"
 
고에몬 님이 내 머리를 가볍게 쥐어 박았다.
 
고에몬："너랑 함께 있을 때는 즐거워."
린："……."
 
내가 봐도 그는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비록 이런 상황이지만, 그래도 함께 있을 수 있어 즐거워.
 
린："그래서 여자와 정말로 사랑에 빠져 본 적은 없는 건가요?"
고에몬："당연한 거 아니야? 난 사랑 같은 걸 찾아 헤매지 않아."
 
…결국 여자란 그에게 있어서 노리개일 뿐인 건가?

 

이윽고 고에몬 님이 조용히 지붕 위로 뛰어 올라 창고 앞으로 향했다.
 
고에몬："……."

그는 신속하게 경비병의 머리를 쳐서 기절시켰다.

경비병１："으…!"
 
고에몬 님은 그의 입에 재갈을 물려 두고는 창고로 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내 창고의 자물쇠를 열었다.
급박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숙련된 움직임. 그 때….
 
위험해…! 다른 방향에서 경비병이 다가오고 있었다.
 
린："야옹, 야옹, 야옹!"

소리를 들은 고에몬 님이 몸을 숨기고는, 경비병의 목을 가격했다.

경비병２："……!"
 
그는 그 경비병의 입에도 재갈을 물려 두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는 큰 돈자루를 들고 창고에서 나왔다.
하지만, 어떻게 실어 나를 생각인 걸까?
나는 그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소："음메!"
 
맙소사. 그는 수레까지 훔칠 생각이었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돈을 싣기 시작했다.
그는 수레에 올라타고 정문을 향해 다가왔다.
 
고에몬："린, 여기로 뛰어내려!"
린："아… 알겠어요!"
 
곧 돈자루와 우리를 태운 수레는 맹렬하게 돌진했다. 

 

촌장："도둑이다! 잡아라!"
고에몬："짜식들, 이미 늦었어!"
린："역시 고에몬 님은 대단해요. 정말 빨랐어요!"
고에몬："음, 식은 죽 먹기였지."
 
다시 그는 자신감에 넘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린："그런데, 이 돈은 왜 가져오신 거죠?"
고에몬："물론 확실한 이유가 있지. 모르겠나?"
 
그가 돈을 훔칠 계획이었던가? 물론 돈과 힘을 좋아하시는 것 같긴 했지만….
 
고에몬："원래 주인들에게 되돌려 줄 거야."
린："네?"
 
그 말과 함께 고에몬 님은 마을에 돈자루를 풀어 던지기 시작했다.

 

린："마을 사람들에게 돌려 주시려고 한 거군요!"
고에몬："그래, 이 돈들은 촌장이 마을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거니까."
린："이걸로 그들도 조금은 형편이 나아지겠죠. 정말 멋진 일이에요!"
 
나는 무심결에 그의 팔을 꼭 붙잡았다.
 
고에몬："아야…. 네 손톱, 아프다고!"
린："미안해요…. 화 났어요?"
고에몬："아니, 전혀."
린："정말요?"
고에몬："괜찮아. 너무 미안해 하지 마."
 
고에몬 님이 내 머리를 토닥였다.

고에몬："잘 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어."
 
부드러운 미소. 그는 사실 친절한 사람이다….

(고에몬："내 임무는 이가를 공격하는 걸 막고 닌자의 미래를 보호하는 거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마을 사람들을 도와 준 거니까…. 

 

린："저, 고에몬 님이 정말 좋아요."

고에몬："뭐?"
린："제가 한 말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고에몬："…너,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해도 되는 거야?"
린："그러면 안 되나요?"
고에몬："…그건…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네 순결에도 문제가 되니까."
린："제 순결이 대체 무슨 상관이죠?"
고에몬："물론 상관 있지. …그리고 난 네가 생각하는 만큼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고에몬 님은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서 눈을 돌렸다. 

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날 밀어낼 줄이야.
아무래도 그는 자신의 진심을 보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