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키리가쿠레 사이조 공략：15장 -슈퍼 해피 엔딩-

보름 후, 이가의 마을.
 
린："여러분, 식사 준비 다 됐어요─"

한조："공주! 공주가 굳이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린："아니에요, 공주로서의 임무는 이제 끝났는걸요."
한조："그건 그렇지만…."
 
─퍼드덕 퍼드덕
 
린："…하야테마루?"
한조："어이, 하야테마루! 공주님의 머리 위에는 앉지 말라고 했지!"
고에몬："어째서 새들은 죄다 네 머리 위에 앉는 걸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
린："저도 알고 싶어요…."

 

고에몬 님이 하야테마루 발에 묶인 서신을 열었다.

고에몬："봐! 아케치 미츠히데가 음모죄로 체포되었대."
 
(아케치 미츠히데….)
 
사스케："그렇게 된 건가. 역시 그도 천하를 차지하지 못했군."
코타로："노부나가도 없는 상황에서 이제 누가 왕이 되려는 거지? …히데요시?"
한조："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닌자들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만약 그가 천하를 얻는다면 닌자의 미래가 밝을지도 모르겠군."

그 때였다.
 
하녀："여러분! 어서 오세요. 밥이 식습니다!"
사스케："그래, 일단 어찌 됐든 밥부터 먹자고."

(맞아…, 누가 왕이 되든 그런 건 상관 없어.)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이 올 수만 있다면….)

 

린："너무 많이 먹었나? 끄윽…."
쿠마："시집도 안 간 처녀가, 사람들 앞에서 트림하기는."
린："쿠마 님!"
쿠마："색기 없는 건 여전하구나."
린："아, 하하…."
쿠마："…왜 한숨이야?"
린："실은, 그게…."
 
쿠마 님께 다가가서 귓속말로 속삭였다.

 

쿠마："뭐…야? 너희, 아직도 맺어지지 않았다고?"
린："쉿…! 쿠마 님, 다 들려요!"
쿠마："하지만, 전쟁은 벌써 보름 전에 다 끝났잖아."
린："저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쿠마："아무리 색기가 없어도 시도는 해 봤어야지."
쿠마："사이조 님도 어차피 남자인데…. 설마 그에게 문제가 있는 건…."
사이조："어이, 사람 흉을 보려면 좀 더 들리지 않게 말해야지."
 
(이런…. 사이조 님?!)

 

쿠마："제가 아니에요. 린이 먼저 시작했다구요."
린："비겁해요, 쿠마 님…!"
사이조："……."

사이조 님이 말없이 내게로 걸어오셨다.
 
린："꺅…!"

그는 다짜고짜 나를 어깨에 둘러 멨다.
 
사이조："제멋대로 말하고 다니다니…."

사이조 님이 중얼거리며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사이조："분명히 말해 두지만, 내겐 전혀 문제가 없어."
린："네에…."
사이조："지금 그걸 증명해 주지."
린："지…금…?!"

 

─쿵!
 
린："아야…."
 
사이조 님은 나를 침상으로 던지듯 눕혔다.
 
린："이렇게 던질 필요는 없잖아요."
사이조："닌자의 공주가, 그 정도는 견뎌야지."
 
(훈련 받을 때로 되돌아간 것 같아. 왜 또 이렇게 엄하게….)

사이조 님이 팔짱을 끼고 방에 앉았다. 마치 화가 나신 것 같다….

린："…화… 나셨어요?"
사이조："화 안 났다."
사이조："지난 2주 동안 나는 바빴어."
린："무슨 일로… 그렇게 바쁘셨어요?"
사이조："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준비할지를 고민하느라…."
린："준비요? 무슨…?"
사이조："그래서…. 역시 코우가로 돌아기로 했다. 살 곳도 알아 보고…."
린："살 곳이요…? 사이조 님이 살 집요?"
 
─퍽!
 
린："아야. 왜 때려요?"
사이조："바보, 우리가 살 집을 말하고 있잖아!"

(우리가 살 집….)
 
린："……."
사이조："…아직도 모르겠어?"
린："그렇다면…. 저랑 결혼…?"
 
사이조 님이 갑자기 내게 입을 맞추었다.
 
사이조："즉 우리 쪽 사람이 된다는 거지."
린："……."
사이조："린, 나와 결혼해서 코우가에 가자."
사이조："나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지 않아?"

나는 사이조 님의 목을 끌어안았다.

 

린："사이조 님과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가겠어요…!"
사이조："그래…. 널 반드시 행복하게 해 줄게.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겠어."
린："…네…!"
 
사이조 님은 내 등을 어루만졌다.
그가 내 곁에 있는 한, 나는 쭉 행복할 거야….
 
사이조："너에게 내 고향을 보여 주고 싶었어. 그리고 어머니 무덤에도…."
린："어머님의 무덤에…?"
사이조："넌 내 신부니까, 어머님께 보여 드리고 싶다."
사이조："분명 하늘에서 기뻐하시겠지."
 
사이조 님은 나를 바라보며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쌌다.
 
사이조："너…. 노부나가와 아무 일도 없었지?"
린："그게… 제 몸을…. 좀 만지긴 했지만…."
사이조："……."
린："아야! 아파요…!"
 
사이조 님이 내 얼굴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사이조："흐음…."

그는 손에 힘을 풀었다.
 
린："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었어요."
린："…제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는 게… 싫은가요?"
사이조："…그런 것보다…, 질투가 나서 그런다."
 
(질투….)
(사이조 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곳을 보았다. …부끄러워하시는 걸까?)
 
사이조："뭐라 말은 잘 할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다."
린："사이조 님…!"
사이조："…아?"
 
나는 사이조 님을 안아 넘어뜨렸다.
 
사이조："…네가 이렇게 나오면 나는…."
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구요?"
사이조："…후…. 나는 적어도 우리가 정식으로 결혼할 때까지 견뎌 보려고 했는데…."
 
사이조 님은 팔을 뻗어 나를 아래로 눕혔다.
 
린："그럼, 지금까지 계속 참으셨던 거예요?"
사이조："그래. 널 항상 안고 싶었다."
린："…남자라서?"
사이조："아니…. 욕망이 아니라, 널 사랑하고 있으니까…."
 
사이조 님이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내 허리에 묶인 오비로 손을 가져갔다.
 
사이조："하지만, 덕분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돼 버렸다."

 

사이조："…무섭니?"
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이조："괜찮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진 않아."

사이조 님의 손이 내 오비 끈을 풀어 내렸다.
 
사이조："무서워하지 말고, 내게 전부 맡겨…. 착하지?"
린："……!"

(사이조 님의 몸, 체온, 심장 소리… 모든 게 느껴진다.)
 
사이조："사랑해."
린："저도 사랑해요…."
 
그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이조："…아파?"
린："아뇨…, 행복해서 우는 거예요."
사이조："넌, 너무 귀여워…."
 
사이조 님은 팔로 나를 꼭 끌어안았다.
 
린："…절 떠나지 않으실 거죠?"
사이조："네가 떠나라고 해도 곁에 있을 거야. …너도 날 떠나지 마."
린："네, 절대로…. 영원히 떠나지 않을게요."

(당신이 있는 곳이 제가 있을 곳이니까요….)
  
사이조："미래 따위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당장 내일 죽어도 아무 상관이 없었지."
사이조："그런데 널 만난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어."
사이조："그러니까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있어 줘…."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