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키리가쿠레 사이조 공략：15장 -노멀 엔딩-

우리는 모두 모여 이가로 향했다.
 
한조："사스케, 괜찮나? 등 다친 곳은 아직도 아픈가?"
사스케："예,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대로라면 자정에는 도착할 수 있겠는데요."
쿠마："맞습니다, 한조 님. 사스케 님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스케："어이, 쿠마! 신경 좀 써 달란 말야! 난 정말로 죽을 뻔 했다고."
 
나는 사이조 님의 오른팔을 흘끔 쳐다보았다.

사이조："신경 쓰지 마라. 일단 상처도 꿰맸고 피도 멈추었으니 문제 없을 거야."
린："정말요…?"
 
(괜찮다고는 하시지만, 여태까지 아무 말씀도 없으셨으면서….)
 
사이조："그런 얼굴 하지 마라. 네가 아니었다면 상황이 더 나빠졌을 거야."
린："……."

 

  
한조："다들, 오늘 밤은 여기서 묵는다."
사이조："한조 님, 저는…."
한조："너 때문이 아니다. 전쟁은 끝났고 우리 모두 피곤하기 때문이다."
한조："게다가 우릴 쫓는 오다 군도 이제는 없으니 말이야."
 
고에몬："예, 오다의 연합군은 미츠히데가 배신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코타로："노부나가가 없어졌으니, 천하 재패를 위한 암투가 시작되겠군."
코타로："아케치 미츠히데, 하시바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누가 천하를 통일할 것인가…."
한조："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강한 닌자들과 결탁하려 하고 있다."
한조："만약 그가 천하를 얻는다면 닌자의 미래가 밝아질지도 모르겠군."
 
(도쿠가와 이에야스…. 천하에 평화를 가져올 좋은 인물이기를….)

한조："여기에 불을 피우고 아침까지 푹 쉬도록!"

 

사스케："린, 춥지? 불 쪽으로 더 가까이 가."
린："고마워요, 사스케 님…."
 
사이조 님과 한조 님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계시지?
 
린："저, 잠깐 저 쪽에 좀 다녀 올게요. 사이조 님 상처에 좋을 만한 약초를 찾아서…."
사스케："사이조는 참 복도 많지! 신경 써 주는 사람도 다 있고."
쿠마："사스케 님은 제가 신경 써 줄게요!"
 
─퍽!

쿠마 님이 웃으며 사스케 님의 어깨를 쳤다.
 
사스케："아야…! 당신은 날 제일 신경 안 쓰는 사람이잖아!"
린："후후, 사스케 님 것도 가지고 올게요."

 

린："별이 참 예쁘네…."
 
내가 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고 즐길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게 될 줄이야….
노부나가의 죽음은 정말 기뻐해야 할 일이다.
 
그 때였다.
저 쪽 풀 숲에서 인기척이 들리는 것 같았다.

 

한조："사이조, 계획이 무어냐? 린에게 청혼할 건가?"

(한조 님과 사이조 님….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거지?)

사이조："……."
한조："어때? 그렇게 할 거냐?"
사이조："…그렇게 하고 싶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사이조 님…?)
 
사이조："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한조："그게 무슨 말이지?"

사이조 님이 한조 님을 향해 오른팔을 내밀어 보였다.

사이조："무사시에 베인 상처가 작긴 했어도, 신경을 잘린 것 같습니다."
 
──?!

사이조："오른팔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아 무기를 휘두를 수가 없어요."
한조："그 말은…."
사이조："전 이제 더 이상 유능한 닌자가 못 됩니다."
 
(사이조 님이… 더 이상 오른팔을 쓸 수가 없다니…?!)
 
한조："…너 정도라면, 닌자들을 가르칠 수 있다."
사이조："예, 원로님께서 앞으로는 사범으로서 닌자 육성에 힘써 달라고 하십니다."
사이조："하지만…. 이런 팔로는 그녀를 지킬 수가 없습니다."
한조："……."

사이조："솔직히 지금까지는 제가 가진 실력을 자랑으로 여겨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한조："…공주의 마음은 어떤가?"
 
한조 님이 사이조 님을 바라보셨다.
 
한조："공주는 너를 닌자가 아닌, 남자로서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조："……."
한조："그녀 같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좋아할 것이다."
 
한조 님이 사이조 님의 어깨를 다독였다.
 
한조："자신의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도록 해라."
 
한조 님은 그 말을 남기고는 떠나갔다.

 

(사이조 님이 내게는 상처의 심각성을 이야기하지 않으셨어….)

그 때, 사이조 님이 내가 움직인 소리를 듣고 내 쪽을 돌아 보았다.
 
사이조："뭐야…. 너, 듣고 있었어?"
린："……."
사이조："이런…. 난 전혀 눈치 채지 못했었는데."
린："사이조 님…!"
 
나는 뛰어가 사이조 님을 끌어 안았다.

 

린："제가 당신의 오른팔이 되고 싶어요."
사이조："린…."
린："비록 저는 낫이나 쇠사슬, 다른 어떤 무기도 잘 다루지는 못하지만…."
 
사이조 님의 커다란 손이 부드럽게 내 등을 감쌌다.
 
사이조："…괜찮아?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널 지켜 주지 못할 수도 있어."
린："사이조 님은 이미 목숨을 걸고 절 지켜 주셨어요."
사이조："…후회할 수도 있어."
린："절대로, 그럴 일은 없어요!"
 
(당신과 함께 있는 한, 전 행복할 거예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내가 있을 곳이니까)
 
린："그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걸요. 이제부터는 제가 되돌려 드릴 차례예요."
린："도와 드리고도 싶어요…."
사이조："…감히, 날 울리다니…."
 
사이조 님이 얼굴을 내 품에 묻었다.
 
린："…울고 있어요?"
사이조："바보, 안 울어."
사이조："고마워. 널 내게 줘서…."
 
(나도, 첫사랑을 그에게 줄 수 있어 기쁘다.)
 
사이조 님이 내 눈을 들여다 보았다.

 

사이조："다시 한 번…. 내게 말해 줄래?"
린："사랑해요. 당신만을…."
사이조："나와 함께 코우가로 가겠어?"
린："네…!"
 
(그와 함께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거야.)
 
사이조："네 몸, 부드럽고 따뜻해…."
사이조："널 놓치고 싶지 않아."
 
사이조 님이 나를 안은 채 속삭였다.
 
사이조："어렸을 때 자다가도 한밤중에 너무 외로워서 깨곤 했었지."
사이조："외톨이인 것이 사무쳐서, 베개를 꼭 안고 자는 잠버릇이 있었어."
사이조："하지만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아…. 네가 있어 준다면."

린："……."
사이조："…울고 있니?"
린："너무 기뻐서…. 참을 수가 없어요."
 
사이조 님은 내게 다시 한 번 입맞춤을 했다.
 
사이조："약속할게. 널 꼭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사이조："내가 밤마다 껴안을 수 있는 베개가 되어 줘."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