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키리가쿠레 사이조 공략：15장 -해피 엔딩-

3일 후, 이가의 마을.
 
쿠마："자! 붕대 교체 끝!"
 
─퍽!
쿠마 님이 사스케의 등을 두드렸다.

사스케："아야! 다친 부위를 때리면 어떡해?!"
쿠마："사내 녀석이 그까짓 것 가지고 칭얼대냐?"

그 때, 문이 열리고 원로님이 들어오셨다.
 
이가 촌장："사스케, 고생 많았다. 고맙다. 네 수고로 닌자의 미래가 지켜졌구나."
이가 촌장："그리고 쿠스노키 공주…."
 
원로님이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이가 촌장："공주님 덕택에 전쟁에서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린："아니에요. 전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어요. 오히려 짐만 되었는걸요…."

쿠마："그렇지 않아, 린."
린："쿠마 님…."
쿠마："네가 없었더라면 난 무사시한테 죽었을 거야."
사이조："그래. 나도 쿠마와 같은 생각이다."
사이조："네가 없었다면 나 역시 무사시와 싸우다 죽었겠지."
 
(무사시："역시 난 널 죽일 수 없어….")
(무사시："말했지만 난 약자를 베지는 않는다.")
 
(미야모토 무사시…. 이상한 사람이었어.)
(호전적인 검객이면서도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겠지?)
 
사스케："린! 설마 너, 무사시한테 반한 거야?"
린："뭐?!"
사스케："지금 그 녀석 생각을 하고 있었잖아. 아냐?"
사스케："그렇게 무뚝뚝한 녀석을 좋아하다니 믿을 수 없는걸!"
사이조："사스케!"
 
─퍽!
 
사스케："아야!"

사이조 님이 사스케의 등을 때렸다.

 

사스케："등은 때리지 말라고 했잖아. 상처가 덧나면 어쩌려고!"
사이조："그 입도 꿰매는 게 좋겠군."
코타로："하하하…."
 
코타로 님이 통쾌하게 웃었다.
 
사스케："어…. 코타로, 난 네가 그렇게 웃는 건 처음 보는데!"
코타로："내가 웃어서 뭐 잘못됐나?"
고에몬："아니, 네가 평범하게 웃을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이가 촌장："그 동안 코타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도깨비 같았으니…."
한조："아버님…. 그래도 도깨비라니 심하십니다."
 
한조 님의 말씀에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노부나가를 쓰러뜨려서 정말 다행이다. 모두의 얼굴이 이제야 밝아졌어….
 
이가 촌장："보름이구나!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를 열 것이다!"

 

사이조："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무리해서 마실 거냐?"
사스케："바보, 당연하잖아!"
사이조："이 녀석이…."
 
사이조 님은 사스케 님이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벌였던 지난 번의 일을 말하고 있었다.
 
(사스케："자신에게 벽을 두르고 혼자서 그렇게 언제까지나 외로이 살 생각이냐?!")
(사스케："난 너 때문에 린도 포기했는데…!")
 
그리고 나서, 사이조 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
 
(사이조："나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어.")

그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영원히 사이조 님과는 맺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이조："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는 거냐?"
린："아… 아니에요! 손 좀 씻고 올게요!"

 

화장실에 갔다가 연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사스케："으…. 취한다…."

사스케 님이 내 쪽으로 비틀 비틀 걸어왔다.

린："사스케 님, 괜찮아요?"
사스케："괜찮아…. 부상 당하고 실연 당하고…."
사스케："린!!"

사스케 님이 나를 양손으로 꼭 안았다.
 
사스케："…역시 네가 정말 좋아."
린："고, 고마워요…. 하지만…."
사스케："너 아니면 누구도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아."
린："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아직 젊으면서…."
사스케："날 어린 애 취급하지 마! 난 너보다 크고…."
린："맞아요, 그건 그렇지만…."
 
(그 큰 덩치로 내게 기대 오니까 너무 무거워….)

 

코타로："사스케 너, 공주를 괴롭히고 있는 거냐?"
린："코타로 님!"
 
코타로 님이 사스케 님을 나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
 
사스케："코타로, 날 건드리지 마!"
코타로："울고 싶다면 내 어깨를 빌려 주지."
사스케："젠장, 내가 왜 남자의 어깨를 빌려야 하는데!"
코타로："공주, 어서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린："죄송해요…. 역시 코타로 님은 친절하시네요."
코타로："…난 아무에게나 친절하지 않습니다."
린："……? 그럼 사스케 님한테만 친절하신 건가요?"
코타로："당신한테 친절한 거지…. 정말 둔하군."
린："네…?!"
코타로："미안…. 실수로 한 말입니다."
 
(둔하다고…?)

코타로："…저희는 먼저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사스케："멍청이, 놔! 놓으라고, 코타로!"
 
코타로 님이 사스케 님을 끌고 가 버리셨다.
 
고에몬："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지?"
린："고에몬 님…!"

 

고에몬 님이 나를 머리부터 발 끝까지 훑어 보셨다.
 
고에몬："사이조는 복도 많군."
린："네…?"
고에몬："원하는 만큼 널 사랑할 수 있으니…."
린："……."
 
(원하는 만큼이라니…. 우린 아직 그런 사이가….)

고에몬："…설마 아직까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
린："고… 고에몬 님! 실례잖아요!"
고에몬："그 표정을 보니 내 말이 맞는 것 같군. 어때, 내가 잠자리 기술이라도 좀 가르쳐 줄까?"
린："기… 술?!"
고에몬："나는 쿠노이치들에게 그런 기술도 잘 가르치지."
린："그런 것까지?!"
고에몬："자, 혀를 한 번 내밀어 봐."
린："에─"
고에몬："좋아. 먼저…."
사이조："고에몬!"
 
이런…. 사이조 님이다.

 

사이조："쓸 데 없는 짓 하지 마라."
고에몬："쓸 데 없는 게 아냐. 나는 너희들을 위해서─"
사이조："네가 상관할 바 아니다!"
 
─퍽!
 
고에몬："아야…."
 
사이조 님이 꽤 세게 때리신 것 같다….
 
사이조："분명히 말해 두지만, 그런 건 용납 못 해."
고에몬："무슨 말이지?"
사이조："이 여자는 내 여자라는 말이다."
고에몬："호오…. 사이조답지 않군, 사람은 변한다더니."
사이조："나는 단지 솔직해지려는 것 뿐이야. …가자, 린."

 

린："연회에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사이조："어차피 모두 취해 있어. 괜찮아."
 
사이조 님이 귤을 꺼냈다.
 
사이조："일하는 아이에게 얻어 왔다."
린："와, 귤이다!"
 
나는 다다미에 앉아 귤 껍질을 벗겼다.

 

사이조："후, 피곤하다. 저 녀석들이 엄청 마셔대니…."

사이조 님은 내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우셨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사이가 되다니, 사이조 님이 처음 좋아졌을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린："정말 잘 익었어요. 맛있네요."

나는 귤 몇 조각을 입에 넣었다.

린："아, 맛있어! 드실래요?"
사이조："그래."
린："……!"

사이조 님이 얼굴을 들어 입을 맞추었다.

사이조："이 정도로 당황하지 마라."
린："그런…."
사이조："…이제 멈출 수가 없어…."
린："네…?"
 
사이조 님이 나를 눕히고 그의 몸으로 덮었다.

사이조："린…."
린："……!"

목덜미에 그의 입술이 느껴졌다.

사이조："…무섭니?"
린："아뇨…. 무섭지 않아요."
사이조："허세 부리지 마…. 떨고 있으면서."

사이조 님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빗어 넘겼다.
 
사이조："괜찮아. 네가 싫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을게."
린："아니에요, 싫지 않아요…. 단지 익숙하지 않아서 자신이 없어요."
린："전 아이 같고, 요염하지도 않고…."
사이조："어이…. 내 말 잘 들어."
사이조："넌 지금 이대로가 제일 좋아."
린："이대로…?"
 
사이조 님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
 
사이조："무리할 필요 없어. 네가 다 자랄 때까지 지켜 줄게."
린："사이조 님…."
사이조："무리하게 만들지 않을게. 여기서 그만 할까?"
린："아뇨, 사이조 님이 원하신다면 저도…."
 
사이조 님의 손이 내 옷을 살며시 걷어 냈다.

바로 그 때.

 

사스케："끄윽…. 다녀왔습니다…."
린："사… 사스케 님?!"

나는 옷을 추스리고 얼른 일어났다.

사스케："어? 내 방에서 둘이 뭐 하는 거야?"

(정말 많이 취하셨구나, 앞도 제대로 못 보는 걸 보니.)
 
사이조："…여긴 우리 방이야!"

사이조 님이 사스케 님의 목덜미를 잡았다.

사이조："네 방은 남쪽 끝 오른쪽에 있잖아!"
사스케："에…. 그랬지…. 그런데…."
사스케："아, 린!!"
사이조："어이, 날 안지 마!!"
 
사이조 님이 사스케 님을 부축하며 한숨을 쉬셨다.

사이조："…방에 데려다 주고 돌아올게."
 
사이조："조심해, 똑바로 앞을 보고 걸어."
린："후훗, 역시 사이조 님은 오빠 같아요."
 
사이조 님이 고개를 돌려 다시 내게 입을 맞추었다.
 
사이조："오빠하고는 이런 거 안 하잖아?"
린："……."
사이조："이 다음은, 우리 둘만 있을 때…."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