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4화- 잠 못 드는 밤

(늦은 밤….)

매니저：이건 내일 중으로 팩스로 보내 드리면 되고….

- 똑똑, 끼이익 -

 

미유：…사장님, 뭐 해?
매니저：어, 미유. 무슨 일이야?
미유：사장님이야말로 왜 안 자고 이 시간까지 이러고 있어?
매니저：나야, 일하느라고…. 하하.
미유：세상에…. 가까이서 보니 더 심하잖아?
매니저：응?
미유：사장님, 동물원에 취직할 거야? 좀 있으면 팬더로 진화하겠어.
매니저：음…. 이것만 하고 자러 갈 거야.
미유：정말이지?
매니저：응.

(눈을 가늘게 뜬 미유가 답싹 내 옆자리에 앉았다.)

미유：그럼 얼른 끝내. 같이 올라가게.
매니저：먼저 올라가래도….
미유：기각.
미유：졸려서 휘청휘청하다가 사장님이 계단에서 자빠지기라도 하면 난 누구랑 스케줄 다녀?
미유：군말 말고 얼른 얼른 일하지 못해?
매니저：예예, 노예처럼 일하겠습니다. 여왕님.

(…….)

 

(미유랑 잘 자라는 인사까지 나누고 침대에 누웠지만….)

매니저：…잠이 안 오네.
매니저：요 근래에 계속 늦게까지 일해서 그런가….
매니저：아, 그러고 보니 영화 계약 건이랑 콘서트 건도 마무리 안 했는데….

(가만히 누워 있을수록 더 잠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매니저：…에휴, 일이나 마저 해야겠다.

(…….)

 

- 달칵 -

이안：…야, 너 안 자고 뭐 해?
매니저：이안이야말로 초저녁에 잠든 거 아니었어?
이안：누구씨가 하도 들락날락거려서 깼어. 내가 좀 예민해야 말이지.
매니저：미안, 최대한 소리 죽일 테니까 도로 가서 자.
이안：얼굴에 피곤을 덕지덕지 바르고선 남 말은….
이안：…넌 왜 안 자는데?
매니저：일도 남았고…. 잠도 안 와서….
이안：너, 내가 촬영할 때 옆에서 뻔뻔하게 졸고 있으면 가만 안 둬.
이안：여기서 쪽잠이라도 자 놔. 알았어?

- 휙 -

(이안은 손에 들고 있던 뭔가를 휙 던졌다.)
(품에 받아 들고 나니…. 분홍색 돼지 모양을 한….)

매니저：목베개?
이안：감사히 쓰고, 깨끗하게 빨아서 내 방 테이블 위에 올려 놔.
매니저：잘 쓸게, 이안. 고마…

(고맙다는 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이안은 휙 자리를 떠 버렸다.)

매니저：하여간…. 자기 볼 일 끝났다 싶으면 뒤도 안 돌아 본다니까.
매니저：그나저나 이 목베개, 심통난 얼굴이 은근히 이안을 닮았….

 

- 달칵 -

매니저：어휴, 이 목베개! 우리 이안을 닮아서 차암~ 잘 생겼네!
윤：무슨 소리야? 이안 형은 왜?
매니저：아? 윤…, 아, 아무것도 아냐. 하…하하.

(순간… 이안이 다시 온 줄 알고 놀랐다…. 하아.)

매니저：아, 아무튼 이 시간에 무슨 일로 나왔어?
윤：음…. 이거 주려고.

(윤은 두 손으로 꼭 들고 있던 머그컵을 건넸다.)

매니저：이건… 허브티네?
윤：응. 요즘 계속 늦게까지 일하느라 잠도 잘 못 자는 것 같길래.
윤：피로회복과 숙성에 도움이 되는 허브티래.
매니저：…숙성? 피로를 숙성시킨다고?
윤：으, 그게 아니라 숙…숙…. 숙취?
매니저：…숙면이겠지.
윤：그래! 맞아. 숙면.
매니저：아무튼 챙겨 줘서 고마워. 잘 마실게.
윤：아냐. 매니저가 고생하는 거에 비하면 이 정도야….
윤：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없으니까.
매니저：윤….

(살짝 찡하게 코 끝이 울리는 것도 같고….)
(어쩐지 분위기가 어색해져서 서로 손가락만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문득 책상 위에 놓여진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매니저：불면증을 위한… 클래식 모음집?
매니저：누구 거지, 이거….

(CD 위에는 쪽지도 한 장 올려져 있다.)

매니저：불면증 해소 방법….
매니저：반신욕이나 족욕으로 몸의 긴장을 풀 것.
매니저：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됨….
매니저：이게 단가? 뒷면에는….

- 아무리 돈이 좋아도 건강은 못 산다. 적당히 쉬어 가며 하도록 -

(이라는 글씨가 깨알 같은 크기로 적혀 있었다.)

매니저：쓰읍, 이 글씨 아무리 봐도 원영 것 같….

- 디로링~ -

매니저：…응? 기타 소리?
매니저：어, 근데 이 음악….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 같은데….

(…….)

 

빈：역시 잠이 안 올 땐 잔잔한 곡이 최고지.
원영：브람스의 자장가…인가.
빈：그래? 몰랐네…. 그냥 잔잔한 곡 생각나는 대로 켠 거라.
윤：이거, 가사도 있던 노래 아니었어?
빈：응. 아마 잘 자라 우리 아가~ 로 시작되는 거였을걸?
미유：좋아, 내가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불러 주지.
빈：내 연주니까 내가 부를 거야!

원영：…잠깐. 다들 조용히 좀.
빈：…응?
매니저：…쿠우울.
윤：…어… 매니저…. 잠들었어.
이안：목베개 가져다 줬다고 진짜 여기서 자냐.
원영：그나마 책상에 엎드려 잔 게 아니라 소파에라도 누워 잠든 게 다행이군.
윤：이렇게 자면 불편할 것 같은데…. 깨울까?
미유：그냥 놔 둬. 겨우 잠들었잖아.

미유：그나저나 새근새근 자는 게….
윤：어쩐지 오늘따라 좀….
빈：귀엽네.
원영：…….
이안：…….
윤：……….
미유：…….
매니저：…쿠우울….
이안：…크, 크흠. 이만 자러 갈까.
빈：담요 가져다 줘야겠다~
윤：아, 컵도 치워야겠네….
매니저：…끄으응….

(왜 이렇게 시…끄러워….)
(근데 꼭 이거…. 우리 애들 목소리…같은…데….)

- …잘 자, 매니저. -

(이 목소리는….)

매니저：…응….

(…너도… 잘… 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