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4화- 예쁜 미소

 
빈：뭐? 쇼 프로?
매니저：응. '짝꿍'이라고, 요즘 이래저래 유명한 프로 있잖아.
빈：제목에서부터 짝짓기 프로그램 냄새가 진동하는데….
빈：…난 그런 거 못 해.
매니저：왜 해 보지도 않고 벌써부터 주눅이야?
빈：그게….
매니저：…?
빈：…실은 나, 연애 같은 거 한 번도 안 해 봤단 말이야.
매니저：뭐…? 진짜? 그 나이 먹도록?
빈：…응.
매니저：아니, 왜?
빈：뭐, 딱히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단….
빈：그냥, 요전까진 먹고 살기 바빠서 한 번도 연애 감정이란 걸 느껴 본 적이 없기도 하고….
매니저：요전까진…?
매니저：그럼, 요즘은 느껴 본 적이 있단 소리야?
빈：무, 무슨! 그런 게 아니라…!

빈：아, 암튼 난 그런 건 못 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엄청 서툴다고.
매니저：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정 모르겠으면, 가서 그냥 실실 웃기만 하면 돼.
매니저：한두 명만 찍어서 가끔 쳐다봐 주고 웃어 주고 그러면 100% 넘어 온다니까?
빈：…진짜? 그냥 계속 쳐다보고 웃어만 주면 넘어 와?
빈：그거 검증된 방법이야?
매니저：검증은 무슨. 그냥 네가 웃는 얼굴이 예쁘니까 하는 소리지.
빈：어…? 내 웃는 얼굴이?
매니저：몰랐어? 팬카페 이름도 '꽃미소 빈'이잖아. …좀 촌스럽긴 하지만.
빈：…헤헤.
매니저：왜, 왜 웃어?
빈：네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갑자기 자신감이 막 솟는데?
빈：알았어. 나가 보도록 할게.
빈：…어차피 실전을 위한 연습이 필요하니까.
매니저：…그건 또 무슨 소리야?
빈：아니, 별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얼마 후….)

(…이상하다.)
(빈이 아까부터 나만 보면 평소보다 더 실실 쪼갠다.)

매니저：빈…, 왜 그래?
빈：응? 왜 그러냐니?
매니저：왜 그렇게 들떴냐고. 촬영할 생각 하니까 벌써부터 설레?
매니저：처음엔 튕기더니…. 역시, 빈도 남자긴 남자구나.
빈：그게 무슨…. 그런 거 아니거든?
매니저：그럼 왜 그렇게 웃어 댄 건데?
빈：그, 그건….
빈：…뭐야. 완전 엉터리잖아.
매니저：뭐가 엉터리야?
빈：아, 아니야. 암튼, 촬영 때문은 아니야. 다른 이유가 있어.

스태프Ａ：자, 촬영 시작합니다! 스탠바이!
매니저：흠…, 알았어. 웃은 이유가 뭐건 간에, 일단 가서 잘 하고 와.
매니저：여기서 잘 하면 아주 확 뜰 수 있으니까!
빈：알았어. 대신,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딱 보고 있어야 돼?
매니저：응.

 

(잠시 후….)

(빈…, 엄살 부리더니 엄청 잘 하잖아?)

 

케이：어이! 매니저!
매니저：어? PD님, 여긴 웬일이세요?
케이：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케이：나야 뭐, 지나가던 길에 상거지 자식이 쇼 프로를 찍는다는 해괴망측한 소리가 들리길래 와 봤지.
케이：…뭐야. 진짜 찍고 있는 거야?
매니저：해괴망측할 것까지야 있나요? 요즘 뜨는 신인들은 다 거쳐 가는 프론데.
케이：상거지가 그냥 신인이냐?
케이：기껏 귀족급으로 만들어 놨더니 웬 짝짓기 쇼 프로냐고!

- 숙덕 숙덕 -

(스태프들이 케이를 알아보고 숙덕거리기 시작했다.)

스태프Ｂ：웬일이야. 저 사람 케이 아니야?
스태프Ｃ：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진짜 잘 생겼다.
케이：흐흠! 이 바닥 소문은 아주 바람직하군.
케이：아무튼, 내 가수의 질을 급락시키는 이번 스케줄 건은….
스태프Ｂ：어머! 저것 좀 봐!
스태프Ｃ：아무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지만…, 저 여자 진짜 좋겠다.

(촬영은 어느 새 애정 게임 순서로 넘어가서….)
(빈은 상대 여배우와 마주하고 서서, 두 사람 사이에 끼운 풍선을 포옹으로 터뜨리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 퍼엉! -

사회자：네! 빈 씨의 풍선이 제일 빨리 터졌네요!
매니저：…….

(빈과 포옹을 한 여배우는, 좋아 죽겠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그런데…. 빈이 저런 걸 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좀 이상하네….)

 

케이：눈꼴 시어서 못 보겠군!
케이：이래서 내가 쇼 프로를 안 보는 거야!
매니저：…PD님은 왜 그렇게 열을 내세요?
케이：내가 언제 열을 냈다고 그래?
케이：나는 단지, 내가 키운 가수가 노래는 안 하고 여자 연예인들이랑 노닥거리기나 하니 기가 막혀서 이러는 것 뿐이야!
매니저：이것도 일이에요. 단순히 노닥거리는 게 아니라구요.
매니저：빈은 그저 자기한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뿐이라구요.
케이：…그러는 매니저야말로, 말은 그렇게 해도 은근히 열 내고 있는 것 같은데?
매니저：그, 그게 무슨….

(…우리가 이러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빈은 촬영에만 열중하고 있다.)

케이：…그런데 말이야.
매니저：?
케이：저 녀석, 원래 저렇게 웃었나?
매니저：…네?
케이：원래 저렇게 예쁘게 웃었냐고.
케이：아, 그러니까 내 말은…. 사, 사내 자식 주제에 꼭 여자애 같이 웃어 대니까 하는 소리야! 다른 뜻은 없어!

(빈의 웃는 얼굴이 예쁘다는 사실은 역시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었나 보다.)
(그나저나, 저번부터 케이가 좀 이상한데…, 혹시 빈을 좋아하기라도 하는 건가?)
(…풋, 설마. 그럴 리가 없지.)

매니저：…….

(그래도 한 번 골려 줘 볼까…?)

매니저：저기요, PD님. 저도 궁금한 게 있는데.
케이：뭔데?
매니저：그게요….
매니저：PD님, 혹시….
케이：혹시, 뭐?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매니저：혹시 우리 빈이…, 좋아하세요?
케이：!!

(케이는 마시고 있던 오렌지 주스를 확 뿜었다.)

케이：뭐, 뭐…?! 방금 뭐라고 했어, 너?
매니저：빈이 좋아하시냐구요.
케이：너 정말 미쳤어…?! 아님 내가 미친 걸로 보여?
케이：내가 보자 보자 하니까 날 진짜 보따리로 아나!
매니저：아하하하, 아니, 아님 됐지 뭘 그렇게 흥분하고 그러세요? 하하하.
케이：너 진짜…!

스태프Ａ：거기 두 분,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케이：…….
매니저：…….

(…….)

빈：……?
빈：케이…? 언제 왔지?
빈：매니저는…. 웃고 있네.
빈：…….
빈：…예쁘다.
빈：너무 예쁘다, 매니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