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25화- 악덕 사장님

스태프：미유 씨, 대본 이 부분이 좀 바뀌었거든요?
미유：흐음….
스태프：어? 왜 그렇게 힘이 없어요? 무슨 일 있어요? 오늘은 매니저님도 안 보이고.
미유：사장님은 바빠서.
스태프：그래요? 아, 혹시 몸이 안 좋은 거면 말해 줘요.
스태프：미유 씨는 이제 우리 스타니까 건강을 잘 챙겨야지.
미유：하아….

 

윤지희：저기….
미유：오늘은 기분이 몹시 안 좋으니까, 시비를 걸러 온 거라면 꺼져 줄래?
윤지희：넌 애가 왜 그렇게…!
윤지희：됐다, 됐어. 매니저는 왜 안 왔어?
미유：글쎄…. 빨간 고릴라랑 데이트라도 하러 갔나?
윤지희：윽….
미유：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을 하지 못한 건 네 문제야.
미유：그걸 가지고 우리 사장님을 괴롭히는 거 그만 둬.
윤지희：안 괴롭혀, 이젠. 그 날 강민이 안중에는 나 같은 거 보이지도 않는가 보더라.
미유：네 성격에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니…. 웃기지도 않는다, 진짜.
미유：그렇게 좋으면 고백이라도 해 보지 그래?
윤지희：내가 고백도 안 해 보고 걜 포기한 줄 알아?
미유：고백한 적 있단 말이야?

윤지희：그래. 초등학교 때 최강민이 좋아져서 고백했어.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강민이가….
윤지희：TV에 나오는 여자 아이돌을 가리키면서, 자긴 얘처럼 유명하고 인기 많은 애가 좋다고 했어!
미유：뭐?
윤지희：그래서 연예인이 되려고 기획사에 들어가서 그걸 강민이한테 말했어. 그리고 좋아한다고 했더니….
미유：…그랬더니?
윤지희：와하하하하. 그러냐? 난 매니저가 좋은데.
미유：…….
윤지희：그랬었단 말이야. 그것도 웃으면서!
 
 

미유：그거…, 완전…. 바보네?
미유：대체 왜 그런 걸 좋아하는 거야?
윤지희：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좋은 걸 어떻게 해.
윤지희：아, 짜증나! 내가 걔보다 훨씬 예쁘고, 돈도 많고, 인기도 많은데 왜 다들 걔만 좋아하는 거지?
미유：또 누가 우리 사장님을 좋아하는데?
윤지희：너 말이야, 너!
미유：뭐?
윤지희：이 참에 한 번 물어 보자. 도대체 걔가 왜 좋은 거야? 남들은 모르는 매력이라도 있어?
미유：…….

윤지희：뭐야, 그 표정은? 설마 너….
윤지희：네가 걜 좋아한다는 거 몰랐던 거야?
미유：난…, 우리 사장님…. 안 좋아하는데?
윤지희：그래? 그럼 뭐라고 생각하는데?
미유：오지랖 넓고, 둔한…, 바보….
윤지희：바보는 너 같은데….
미유：너 같은 애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 없거든? 비켜, 촬영하러 가게.

윤지희：저, 저기. 잠깐만.
미유：왜?
윤지희：저…, 그럼 걔랑 강민이는 어떻게 된 거야? 둘이…, 사귀기로….
미유：그런 건 네가 직접 물어 봐.

(…….)

 

- 달칵 -

진희연：자, 이 주소야.
진희연：그런데 이런 건 갑자기 왜?
매니저：만나 볼 사람이 좀 있어서.
진희연：너, 뭔가 이상한 짓을 하려는 건 아니지?
진희연：미유도 이제 막 잘 나가게 됐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큰 일 나.
매니저：응, 알아. 아무 짓도 안 해.
진희연：그럼 난 이만.

(얼마 후….)

 

(희연 언니가 돌아가고 난 뒤, 나는 언니가 가져다 준 서류를 봉투에서 꺼냈다.)
(서류에 적혀 있는 건…. 미유의 큰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의 주소, 그리고 큰아버지 내외의 집 주소.)
(이런 걸 조사해서 뭘 어쩌려는 건지는 나 자신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
(드라마 촬영은 조만간 끝나게 된다. 그러면 미유는 연예인을 그만두고, 큰 집에 들어가 은미유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겠지.)
(…때때로 보이는, 그 슬픈 미소를 지으면서.)

미유：사장님, 내가 돌아왔어. 어서 날 영접해라.

(그래, 저런 미소….)

 

매니저：고생했어. 오늘 같이 못 가서 미안해.
미유：괜찮아. 여자들도 여자들의 사정이라는 게 있잖아?
매니저：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야?
미유：후후. 요새는 빨간 머리 고릴라 안 만나?
매니저：왜? 강민이 보고 싶어?
미유：으엑. 내가 걜 보고 싶어할 이유가 없잖아.
매니저：너, 잘 생긴 남자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었어?
미유：아니, 이 여자가 왜 그런 오해를 하는 거지?
미유：내가 좋아하는 건, 얼굴이 자그마히고 눈이 초롱초롱하고 오지랖이 넓고 둔하고 바보에….

(미유의 고양이 같은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향하고 있다.)

미유：성질이 더럽고 요리를 못하고 얼굴 마사지를 받을 때마다 코를 골면서 잠드는….

- 척 -

 

(미유가 검지로 나를 가리킨다.)
(으응? 아니, 가리키는 방향이 나랑은 묘하게 어긋나 있는데. 이건 내가 아니라 내 어깨 너머의….)

매니저：…거울?

(미유는 당당하게, 내 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가리키고 있었다.)

미유：바로 나 같은 여자!
매니저：뭐….
미유：나, 진짜 예쁘다. 깜짝 놀랐네. 여신인 줄 알고.
매니저：…….
미유：흐음. 우리 사장님이 왜 '이런 멍청이를 봤나'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지?
미유：설마…, 내가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매니저：다행이다. 
미유：……?
매니저：아주 멍청이는 아니었어.
미유：호오…, 그렇게 나오시겠다?
미유：어디 있는 예쁜 입술이 그런 혼날 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매니저：꺄악!

(날 잡으려고 달려드는 미유를 피해 도망쳤다.)

매니저：야, 너 왜 진심으로 따라와?
미유：진심으로 혼내 주려고.
매니저：으아앗!

- 삐끗 -

(…이 세상에서 자기 다리에 다른 쪽 다리가 걸려 넘어지는 바보는 나 밖에 없을 거다.)

미유：사장님…!

- 덥썩 -

(넘어지기 직전, 미유가 팔로 내 허리를 감싸 안았지만….)

- 풀썩! -

매니저：아고고고고고….
매니저：죽겠네….
미유：죽겠는 건 나거든요, 사장님?
매니저：응…?
 
 

매니저：…….
미유：…….
매니저：으, 으아아악! 이게 뭐야! 무슨 상황이야?!
미유：아이고, 시끄러워라.
매니저：네, 네가 왜 내 아래 깔려 있는 건데?
미유：그야….
미유：사장님이 내 매혹적인 자태에 눈이 멀어 날 덮쳤으니까?
매니저：뭐…?
 
미유：흑…. 이런 식으로…, 17년 인생 곱게 지켜 온 내 순결을…!
매니저：…….
미유：좋아요. 연예계의 악덕 사장님 회사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예상은 했으니까.
미유：자, 난 이제 사장님 거예요. 가지세요. 하지만….
미유：내 마음만큼은 줄 수 없어욧!
매니저：너…. 연기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미유：어때? 가슴이 절절하지?

매니저：역시 못 주겠어.
미유：뭘?
매니저：네 말대로 넌 내 거야.
미유：……!
매니저：그러니까 넌 아무 데도 못 가.
매니저：악덕 사장님이 얼마나 무섭고 집요한지 알려 주겠어!
미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