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27화- 내 곁에 있어 줘

(어느 새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종영 날짜가 됐다.)
(드라마 종영 파티장 앞은 출연진을 취재하려고 온 기자들로 북적거린다.)
(미유는…. 그 여느 때보다도 아름다워서 눈이 부신다. 이러다가 눈이 멀겠어.)

김연후：오오, 미유 씨. 오늘이 제가 앞을 보는 마지막 날인가 봅니다.
김연후：미유 씨의 아름다움에 이 두 눈이 멀 것 같아요.
미유：그럼 멀어 버려.
김연후：그 겨울 바람 같은 차가움마저도 저에겐 한 줄기의 온화한 빛.
긴연후：부디 오늘 제게 미유 씨를 에스코트할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미유：아주 그냥 꽁꽁 얼려 주마.
매니저：미유, 저기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잔뜩 있어.
미유：응, 먹으러 가자. 사장님이 해 주는 것만 먹었더니 영양실조 걸린 것 같아.
매니저：혼난다, 너?

 

(이번 드라마 성공 이유 중 50% 이상이 미유의 악역 연기 덕분이라는 건 대부분이 인정한 사실.)
(덕분에 미유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인사를 하느라 오래 앉아 있지도 못 한다.)
(그리고 미유가 또 다시 불려 나간 후, 혼자 구석에 앉아 뷔페를 즐기다 김연후가 미유를 이끌고 테라스로 나가는 걸 보았다.)

매니저：저 인간이, 또!

(쫓아가 봐야겠다…!)

(…….)

 

미유：…뭐야? 또 데이트 신청?
김연후：아니요…. 오늘은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부른 게 아닙니다.
미유：그럼 뭔데?
김연후：미유 씨. 우리 기획사로 들어오지 않겠어요?
미유：뭐?
김연후：지금 회사에서 얼마나 주고 미유 씨와 계약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연후：그 회사 사정으로 봐서는,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겠죠.
김연후：우리 사장님께서 미유 씨를 무척 마음에 들어하셔서, 미유 씨가 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연후：지금 회사에서의 계약이 문제가 될 경우, 계약 파기에 따른 배상도 우리 회사에서 다 내 주고요.
미유：…….
김연후：어때요? 우리 회사, 들어 보셨겠지만 대우도 좋고 알아 줍니다.
김연후：좋은 일거리는 우리 기획사로 먼저 들어오죠.
김연후：우리 회사로 오는 게, 미유 씨의 미래를 생각해 봤을 때 훨씬 좋을 거예요.
미유：…….

(숨어서 지켜보던 나는, 도무지 저들 앞으로 나설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김연후네 기획사가 훨씬 크고 미유의 미래에도 많은 도움을 줄 테니까.)
(하지만 난 역시 미유를 잃기 싫어….)

매니저：미유!
미유：아, 사장님….
김연후：뭐야, 또 매니저 양이야? 몰래 숨어서 듣고 있었던 거야?
매니저：그래요, 듣고 있었어요! 난 몰래 숨어서 엿듣는 게 너무 너무 즐겁거든요.
김연후：취향도 참 특이해.
매니저：미유, 얘기 들었어. 김연후 씨 말대로 김연후 씨네 기획사는 우리 기획사랑은 비교도 할 수 없게 커.
매니저：너한테 돈도 많이 주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얻어다 줄 거야.
미유：…그래서?

매니저：난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하지만….
매니저：돈이 부족하다면 막노동판을 뛰어서라도 너한테 돈을 더 줄 거고,
매니저：좋은 일자리는 내 두 다리로 뛰어다니면서 물어다가 안겨 줄 거야.
매니저：그러니까 미유, 떠나지 마.
매니저：나랑 같이 있어.
미유：…….
미유：바보.
미유：돈을 많이 주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못 물어와도….
미유：내가 사장님이라고 부를 사람은 사장님밖에 없어.
미유：걱정 마, 사장님,
미유：난 절대로 다른 기획사에 안 가.

 

김연후：미유 씨. 진심입니까?
김연후：이건 감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김연후：현실을 좀 보세요. 잘못하면 엑스트라만 하다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게 이 바닥이라구요.
미유：엑스트라? 내가?
미유：이봐, 버터 세 박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모양인데….
미유：엑스트라이고 싶어도 엑스트라가 될 수 없는 게 이 몸이야.
미유：제일 구석에 틀어박혀 있어도 빛나는 게 이 몸이라구.
미유：누가 감히 날 엑스트라로 만들어?
미유：난, 어딜 가도 주인공이야.
김연후：…….
미유：흥. 날 우습게 보다니, 앞으로 당신한텐 일 없어.
미유：가자, 사장님.
김연후：아앗! 미유 씨!

 

(얼마 후….)

미유：종영 파티라는 게 이렇게 힘든 건 줄은 몰랐어.
매니저：으응….
미유：흐응. 표정이 왜 그래?
매니저：종영이잖아.
미유：근데?
매니저：너…, 드라마 촬영 끝나면 연예인 그만 둔다고 그랬잖아.
미유：아아. 그랬지.
매니저：정말…, 그만 둘 거야?

미유：글쎄…. 생각해 보면, 언제까지고 안 들키리란 법은 없잖아.
미유：윤지희한테도 한참 전에 걸렸고.
미유：윤지희야 그냥 넘어가 줬지만, 김연후한테라도 걸리면….
매니저：으으. 생각하기도 싫다.
매니저：하지만 널 잃는다는 건 연예계의 큰 손실이야.
미유：연예계에만 손실이야?
매니저：어…. 강민이도 서운해할 걸?
미유：여기서 고릴라 얘기가 왜 나와?
매니저：음…. 그럼 지희도 많이 보고 싶어할 거야.
미유：그 못난이 공주는 생각하기도 싫거든?
매니저：…….

(나도 서운할 거야. 네가 아무 데도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평소에는 자주 하던 말. 힘들지 않게 하던 말인데, 지금은 목에 탁 걸린 듯 그 말이 나오질 않는다….)

 

매니저：저기….
매니저：그럼 누가 널 그리워했으면 좋겠는데?
미유：그거야…. 당연히….
매니저：당연히?
미유：사….
매니저：사…?
미유：사발면!
매니저：…….
미유：갑자기 사발면이 먹고 싶어졌어. 사발면 사와.
매니저：네가 직접 가서 사 오시지?
미유：호오. 내 부탁을 거절하시겠다?
매니저：부탁? 내가 모르는 새에 '부탁'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바뀌었나?
매니저：이제는 명령을 부탁이라고 하나 보지?

미유：흐음. 우리 사장님, 너무 귀염성이 없어졌어.
매니저：그런 말은 하도 들어서 지겨울 지경이다.
미유：뭐, 좋아. 다른 녀석들은 사장님을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낫지.
매니저：뭔 뜻이야? 이대로 귀염성 없이 사랑도 받지 말고 솔로로 살아가라는 거야?
미유：후후후.

미유：즐거웠어. 연예인이라는 거.
미유：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찾아냈다고 해야 하나?
미유：그래서 사장님한테 정말 고맙다고 생각해.
매니저：그럼 다행이지만….
미유：조금만 더 생각할 시간을 줘.
매니저：으응.
미유：답이 나올 때까진….
미유：…그 때까진, 여기 있어도 되는 거지?
매니저：응…. 네가 원하면, 언제까지고 있어도 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