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26화-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

팬Ａ：꺅! 미유 언니! 사랑해요!
팬Ｂ：몸매 쩔! 웬일이야, 다리 완전 길다! 얼굴이 내 주먹보다 작아!
팬Ａ：언니, 손 한 번만 잡아 주세요!
미유：흥, 천한 것들. 내 앞길을 막지 마.
팬Ｂ：웬일, 웬일. 오만한 것도 멋있어!

(시내에서 찍을 장면이 있어서 시내에 나왔더니, 미유의 팬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이렇게 보니 미유의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펜Ｃ：우오오오오오! 미유 누님! 사랑합니다! 제 심장을 꺼내 드리고 싶어요!

(으윽! 저 남자 팬은 너무 위험해 보이잖아.)

매니저：비켜 주세요. 너무 가까이 가지 말아 주….

- 툭! -

매니저：!
팬Ｃ：넌 뭐야? 미유 님의 자태를 막지 말고 저리 꺼져!
매니저：이 사람이….
팬Ｃ：얼굴도 못생긴 게, 이런 식으로 미유 님 옆에 있는다고 덩달아 빛날 줄 알아?
팬Ｃ：저리 비켜! 미유 님이 잘 안 보이잖….
미유：…….

 

- 콱 -

팬Ｃ：어, 어어…?!
미유：어디서 감히 우리 반짝반짝 빛나는 사장님을 건드리는 거야?
팬Ｃ：미유 님….
미유：내 팬이면 내 팬답게 저 멀리 떨어져서 내 미모를 보며 감탄의 눈물이나 흘려!
미유：우리 반짝반짝 사장님은 건드리지 말고!
팬Ｃ：오오오! 미유 님께서 친히 명령을 내려 주셨다!
팬Ｃ：그 명령,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미유：…흥.

미유：사장님, 괜찮아? 저 놈이 사장님 어깨 친 것 같았는데.
매니저：응…, 별로 아프지도 않았어.
매니저：이 정도는 늘 있는 일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 이미지 관리 해야지.
미유：이미지 관리?
미유：그건 천한 것들이나 하는 거야.
미유：난 존재만으로도 감사를 받을 자격이 있어.
매니저：네, 네. 그러시겠죠.
미유：흐음. 왠지 우리 사장님이 지금 '저 바보는 또 헛소리를 하네. 그냥 내가 그러려니 해야지' 라며 체념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미유：내 착각이겠지?
매니저：그럼, 그럼.
미유：아냐, 역시 착각이 아닌 것 같아.
미유：이리 와!
매니저：우왓!

 

윤지희：…잘들 논다.
윤지희：사람 많은 데서 나 잡아 봐라, 이리 와, 영자. 잡히면 죽어, 사랑 싸움이라도 하는 거야?
윤지희：아주 옷 다 벗고 남자라는 걸 까발리지 그래?
미유：못난이 공주는 왜 또 심기가 불편하실까?
미유：네 팬은 안 보이고 내 팬들만 보여서 삐치신 건가?
윤지희：우, 웃기지 마! 누, 누가 삐쳐?
윤지희：촬영이나 제대로 해!
미유：사장님, 나 촬영하고 올게.
매니저：응. 아, 맞다. 너 촬영하는 동안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
미유：어디?
매니저：볼 일이 좀 있어서. 그럼 파이팅!
미유：어어…. 조심해서 다녀와.

(얼마 후….)

 

매니저：하아….

(결국 와 버렸다. …미유의 큰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 앞까지.)
(그 동안 내가 남의 가족 일에 끼어들어도 될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역시 미유를 저대로 그냥 놔 둘 수는 없어.)
(여장이 잘 어울리는 건 사실이지만, 슬픈 얼굴로 여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는 싫어.)

 

- 딸그랑 -

(어젯밤, 미유의 큰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이 카페에서 뵙기로 했다. 나와 주셨으려나….)
(잘 둘러보니, 입구에서 잘 안 보이는 구석 자리에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다.)

 

매니저：저…, 혹시…. 
큰아버지：아, 학생이 어제 전화한…? 
매니저：네, 안녕하세요. 
큰아버지：그런데…. 무슨 일로 만나자고 했지? 
매니저：미유, 아니, 지우. 지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큰아버지：지우…, 에 대해서? 
매니저：큰아버님께서는 최근 지우의 얼굴을 똑바로 보신 적 있나요? 
큰아버지：무슨 말인지…? 
  
매니저：그 애가 은지우가 아닌 은미유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큰아버지：…그런 이야기를 하러 온 거라면 그만 가겠네. 
큰아버지：우리 가족의 일이야. 자네한테 그런 얘기를 들을 이유 없어. 
매니저：들을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듣고 싶지 않으신 거겠죠. 
매니저：이 상황을 똑바로 쳐다보고 싶지 않으신 거겠죠. 
큰아버지：……. 
매니저：지우는 예뻐요. 누가 봐도 여자로 보이죠. 아마 앞으로 몇 년은 계속 그렇게 예쁘겠죠. 
매니저：하지만 10년이 지나면, 또 20년이 지나면? 그래서 지우가 더 이상 은미유를 연기할 수 없게 되면? 
매니저：그 땐 어떻게 하실 건가요? 미유와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여자애를 데려다가 은미유로 만들 건가요? 

- 짜악! -

 

큰아버지：자네는 내가 어떤 기분인지 모를 거야. 나라고 지우에게 그런 짓을 시키는 게 좋은 줄 아나?
매니저：…저는 아저씨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저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도리가 없네요.
매니저：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아저씨는, 힘든 일과 마주하는 것이 싫어서 지우의 뒤에 숨는 걸로밖에 안 보여요.
매니저：가족을 잃은 슬픔, 딸을 잃은 슬픔. 본인의 슬픔은 결국 본인이 지고 나가야 하는 문제.
매니저：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그 문제를 지우에게 떠넘기고, 지우가 그 슬픔을 모두 감당하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큰아버지：…….
 
매니저：똑바로 보세요, 아저씨.
매니저：은미유는 죽었어요.
매니저：은지우는 살아남았지만, 아저씨와 아줌마가 지우를 죽이고 있어요.
매니저：눈 앞의 슬픔과 괴로움에서 눈을 돌리려고 하지 마세요.
매니저：똑바로 직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거예요.
매니저：고작 열일곱 살인 지우가, 아저씨 아줌마의 슬픔을 모조리 떠안고 가라앉게 놔 두지 말라구요!
큰아버지：…….

(…….)
(미유의 큰아버지에게 내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전해지지 않았더라도 상관 없어. 전해질 때까지, 나는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한참 후….)

미유：어디 갔다 왔어? 촬영 끝났는데도 안 보이고.

매니저：왜? 보고 싶었어?
미유：그럴 리가.
미유：보고 싶었던 쪽은 사장님이겠지.
매니저：전혀, 조금도, 요만큼도 안 보고 싶었거든요?
미유：호오, 그래?
미유：그럼 내가 보고 싶어지도록 섹시 파격 완벽 비키니를….
매니저：으악! 거기까지!
매니저：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완전 보고 싶었어!
미유：어…, 그렇게 열내면서 말할 필요는 없다구.

(얼마 후….)

미유：…있잖아, 사장님. 물어 볼 게 있어.
매니저：응, 뭔데?
미유：있지…. 사장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미유：어떻게 잊을 수 있었어?
매니저：…잊지 못했어.
미유：응?
매니저：부모님을 잊진 못해. 지금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슬퍼.
매니저：나도 처음엔 너무 슬퍼서 제정신이 아니었어.
매니저：그런데 강민이가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말해 주더라.
미유：뭐라고…?
매니저：그건 비밀!
매니저：궁금하면 강민이한테 직접 물어 봐.
매니저：너, 강민이 좋아하잖아.
미유：절대 아니거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