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9화- 어머니

미유：일이 들어왔다구?
매니저：응, 16부작 드라마야. 네가 맡은 건 비중 있는 조연이고….
미유：잘된 일 아냐?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아?
미유：어디 한 번 줘 봐.
미유：흐음…, 응?
미유：남주가 김연후에, 여주가 윤지희?
미유：내가 김연후를 너무 사랑해서 어떻게든 김연후의 사랑을 받고 싶어 발악하는 역할이라고?
매니저：김연후랑 윤지희가 뭔가 작당을 한 게 틀림 없어.
매니저：거절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미유：후후후후후.
미유：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들어왔는데, 거절을 왜 해?
미유：먼저 싸움을 걸진 않지만,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는 않는 것이 내 삶의 좌우명.
미유：이 미유 님을 건드린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알게 해 주겠어.
미유：우후후후후후.
매니저：무, 무서워….
미유：사장님은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내가 보호해 준다고 했잖아.

미유：간만에 일을 하게 됐으니, 옷이라도 사 볼까?
매니저：어제도, 그제도 샀으면서 또 사? 넌 돈도 많구나.
미유：가꾸는 데 쓰는 돈은 아끼면 안 되지.
미유：그래, 말 나온 김에 사장님도 같이 가자.
매니저：돈 없네요.
미유：흐응…, 사장님. 밥은 굶을지언정 옷은 사야 한다는 명언 몰라?
미유：가자, 사장님.
미유：사장님도 잘 꾸미면 조금은 예뻐질 거야.

(한참 후….)

 

(미유의 쇼핑을 소설로 쓴다면 네버엔딩 스토리일 거다.)
(벌써 세 시간 째. 미유는 오래 가는 건전지처럼 지치지도 않고 나풀거리며 거리를 누빈다.)

매니저：미유, 제발 이제 그만….
미유：별로 구경도 못했는데. 사장님, 체력이 너무 약하네. 운동 좀 해야겠어.
매니저：내 체력은 넘쳐 나. 네가 심한 거야.
미유：흐응….
미유：어쩔 수 없지. 이리 와.

 

매니저：꺄악…!
매니저：뭐, 뭐 하는 거야?
미유：힘들다면서?
매니저：그렇다고 안아 달라고 한 건 아니잖아!
미유：버둥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안 그러면 저기로 확 던져 버린다?
매니저：으윽…, 사람들이 쳐다본다구.
미유：뭐 어때?
미유：이 몸께 안겼으면 영광인 거라구.
미유：봐봐, 다들 부러워하고 있잖아.

여학생Ａ：웬일이야, 쟤네 뭐 하는 거야?
여학생Ｂ：레즈인가 봐. 둘 다 여자 맞지?
여학생Ａ：아무리 개방적이라고 해도 저건 너무 심한 거 아냐?
여학생Ｂ：근데 저 키 큰 여자애, 어디서 본 얼굴이지 않아?

매니저：…부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매니저：얼른 내려 줘. 너 알아보는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해.
미유：그럼 키스를 날려 주면 되지.
매니저：으윽…, 제발.
미유：후후후.
매니저：왜 웃어?
미유：사장님은 곤란할 때면 여기, 미간에 주름이 생겨.
미유：꾸욱 눌러 보고 싶어지네.

？？？：미유야!

(갑자기 겁에 질린 듯한, 아니, 화가 난 듯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부드러웠던 미유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게 느껴졌다.)

 

？？？：미유…, 미유 맞지?
？？？：너…, 여기서 뭐 하는 거니?
？？？：그, 그 여자애는 누구야?
미유：…어머니.

(미유와 조금 닮은 중년의 부인.)
(이 사람의 미유의 엄마인 걸까…?)

미유：친구예요.
미유의 어머니(?)：친구? 친구라고?
미유의 어머니(?)：그런데 왜 그런 식으로 안고 있는 거야?
미유의 어머니(?)：마치…. 마치 네가 남자애라도 되는 것처럼!

(…? 미유는 남자애가 맞잖아?)
(설마 자기 엄마한테까지 성별을 속일 수 있을 리는 없고….)

미유：하아…. 그런 거 아니에요. 친구들끼리 장난치는 거예요.
미유의 어머니(?)：이, 이리 와! 그런 애랑 어울리지 말고!

(무서울 정도로 오만한 미유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난감해하는 순한 강아지 한 마리가 남았다.)
(미유는 나를 내려놓고 천천히 어머니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감쌌다.)

미유：어머니, 저 친구는 제가 신세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미유：저 친구 덕분에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미유의 어머니(?)：집에 있어도 해 달라는 거 다 해 줄 수 있고, 갖고 싶다는 거 다 사 줄 수 있어.
미유의 어머니(?)：저런 여자애랑 사람 많은 데서 그런 짓을 하려고 집을 나온 거니?
미유：그런 거 아니에요.
미유의 어머니(?)：당장 집으로 돌아와!
미유：어머니….
미유의 어머니(?)：너…, 너 안 들어오면…!
미유의 어머니(?)：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미유의 어머니(?)：으윽…!
미유：어머니!

 

(미유의 어머니가 휘청거리다가 미유의 품으로 쓰러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곤란하다기보다는 슬퍼 보이는 미유에게, 나는 아무것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미유：사장님. 일이 이렇게 돼 버렸네.
미유：모셔다 드리고 올게.
매니저：돌아…, 오는 거지?
미유：당연하지. 나 없으면 우리 사장님, 잠도 못 자잖아.
매니저：…….
미유：그럼 이따가 봐.

(…….)

 

미유：하아….
큰아버지：가는 게냐?
미유：네. 큰어머니는 방에 누워 계세요.
미유：이제 괜찮으실 거예요.
큰아버지：꼭 가야겠니?
미유：그럼 가지 말고 인형이 돼서 집에 장식되어 있기를 바라세요?
큰아버지：…….

미유：그럼 가 보겠습니다.
큰아버지：돌아…, 올 거지?
미유：그럼요, 전….
미유：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전히.
미유：그럼 다음에 봬요.

(…….)

(…미유가 돌아온 건, 밤이 깊어진 후였다.)
(지친 듯 미소 짓는 미유에게, 나는 아무것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