ℒa ℱleur qui ℭhante

chapter.2 - 위험천만 패션 인더스트리 아침에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초대장을 작성했다. 내가 캘린더 일정표를 본 바로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키타자와의 컨펌을 받을 시간이 충분하게끔 리스트를 세울 필요가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 시간이 지나 있다. 그래서 사무실이 그렇게 조용했구나…. 나는 길게 기지개를 켰다. '점심 먹으러 나갈까, 아니면 회사에서 먹을까….' 그 때 전화 벨이 울렸다. '어머, 직통 전화잖아. 드문 일이네.' "네, 르 끌라 드 솔레유의…" 매뉴얼대로 회사 이름을 대고 있는데, 웬 여자 목소리가 내 말을 끊었다. "오우미 있나요?" '오우미? 아, 키타자와 부장 말이군.' "죄송합니다만, 키타자와 씨는 지금 안 계십니다..

chapter.2 - 위험천만 패션 인더스트리 다음 날 아침. '도대체 어떻게 된 날이야, 어제는' 이튿날 아침에도 키스 자국은 매우 선명하게 목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출근을 위해서 스카프를 둘러야만 했다. 그는 나에게 감추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만, 그건 불가능해! 여자들에게 너무 거리낌 없는 사람이다. 도대체 그 속을 알 수가 없어….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 "아…안녕하세요, 부장님!" 키타자와의 시선이 내 스카프를 향했고, 불쾌한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 "저기, 이건…."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됐다. 따라오도록."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어떻게 하지?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하려고?' 하지만 일단은..

chapter.2 - 위험천만 패션 인더스트리 다음 날. 회식 자리에서 술을 좀 무리해서 마셨는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겨우 가누며, 나는 새 업무에 대한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었다. 마침내 내 힘으로 디자인 부서장의 비서가 된 거야. 정말 열심히 임하겠어. 키타자와가 아닌, 내 업무에! 그렇게 결심하고 있을 찰나, 갑자기 전화 벨이 울렸다. "네, 디자인 부서 아마네입니다." "키타자와 씨께 용무 전화가 왔습니다만, 지금 바꿔 주실 수 있습니까?" 부장의 자리를 살펴 보자, 아직 그는 자리에 없었다. "죄송합니다만, 사무실에 안 계시네요." "그럼 돌아오면 바로 전화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번호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나는 부재 중 연락처를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다. '흠, 그가 늦는..

chapter.1 - 첫 만남은 유혹처럼 시상식으로부터 한 달 후… 드디어 새로운 부서로 발령 받는 날이 왔다. 나는 아침에 제일 먼저 사장실로 호출되었다. "그래, 이걸로 우리는 일단 작별이로구만. 같은 회사 지붕 아래 있어도, 이제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하겠지." "사장님, 그 동안 절 많이 이끌어 주셔서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자네의 새로운 상사와 잘 지내는 것으로 보답해 주게."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은 인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정정한 손으로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셨다. 이제 나는 이사회 임원 중 디자인 부서 관리자의 비서로 임명되었다. 르 끌라 드 솔레유의 많은 부서장들이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들 바쁜 사장을 위해 여러 가지로 일하고 있는 사람..

chapter.1 - 첫 만남은 유혹처럼 르 끌라 드 솔레유(L'Eclat du Soleil), 내가 일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의 이름.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 각지의 계열사 중 하나이며,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여 다양한 소비층을 구축하고 있다. 그토록 꿈꿔 왔던 신의 직장에 입사한 지 2년이 넘도록, 나는 사장의 비서로서 선임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일해 왔다. 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디자인상을 위한 시상식이 열린 바로 그 날. 놀랍도록 화려한 세계가 바로 눈앞에 펼쳐졌고, 그 압박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 때 사장님께서 말을 걸어 왔다. "자네, 괜찮은가? 심란해 보이는군. 피곤한 겐가?" 내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한 초로(初老)의 신사,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직속 상사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