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3화- 스폰서 따위

 

원영：한가하군.

 

(아침부터 사무실로 쳐들어온 원영이 팔짱을 낀 채 비아냥거린다.)

 

매니저：원영이 신인이라서 아직 마땅한 일이 없어서 그래.

매니저：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야 일도 있지.

매니저：일단은 기초부터 배워야….

원영：아, 그래? 기초라.

 

(뭔가… 비웃는 것 같단 느낌이….)

 

매니저：기초가 뭐.

매니저：재촉하지 마. 나도 나름대로 노력하는 중이니까.

매니저：가자.

원영：?

매니저：광고 일 하나가 들어왔어. 그렇게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매니저：일단 자세한 걸 들으러 직접 가 봐야지.

원영：광고…란 말이지.

 

(…역시 비웃고 있다.)

(기분 탓이 아닌 건 확실한데…, 대체 저 웃음의 의미가 뭘까?)

 

원영：왜 멍하니 서 있는 거지?

매니저：…그래, 가자.

 

(잠시 후….)

 

 

 

- 달칵 -

 

(광고를 찍을 사진 작가 측과 만나기로 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사진 작가：아, 왔군. 이 쪽에 앉아.

 

(소파에 앉길 권하자마자 원영이 인사도 없이 그대로 자리에 앉아 버렸다.)

 

 

 

매니저：아, …죄송합니다.

매니저：저희 측 모델이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예의를 배우다 말아서….

원영：…….

 

(원영이 코웃음을 치고 있단 걸 느꼈지만, 저런 태도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선 통하지 않는다.)

(예의도 비즈니스의 일종인지라 이렇게 둘러대기라도 해야지…!)

 

사진 작가：음….

 

(사진 작가가 열심히 원영을 바라본다.)

 

사진 작가：프로필을 봤을 때부터 생각하긴 했지만, 확실히 우리가 바라는 이미지에 딱 맞는 모델이야.

사진 작가：그런데 좀….

매니저：?

사진 작가：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하고 살짝 어긋나.

사진 작가：음…, 아직 신인이고 하니 얼굴에 살짝 손 좀 대 보는 게 어때?

원영：…….

매니저：네…?

 

(지금…, 원영의 얼굴을 고치라고 한 건가?)

 

사진 작가：뭐 그리 크게 고민할 거 있나.

사진 작가：어차피 다들 고치잖아.

사진 작가：나중에 가서 하면 논란만 생기니까 지금 미리미리 해 놔.

매니저：하지만….

 

 

 

매니저：…아무리 봐도 이 얼굴에선 고칠 만한 곳을 찾을 수가 없는데요.

사진 작가：응?

매니저：손 안 댄 자연산 미남이란 것도 큰 장점이고.

사진 작가：이봐, 지금 그런 문제를 논하자는 게 아니잖아.

사진 작가：광고라고. 그것도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나온 일이야.

사진 작가：신인에게 이만큼 좋은 건이 그렇게 쉽게 찾아오는 줄 알아?

 

원영：그래서 어떻게든 바꾸겠다?

사진 작가：광고주가 바라는 이미지가 있으니 거기에 맞추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

원영：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라….

원영：어디지?

사진 작가：뭐?

원영：광고 의뢰 말이다.

사진 작가：환영 어패럴이라고…, 이름만 들어도 알다시피 환영 그룹 계열사지.

사진 작가：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진 회사고….

원영：환영?

사진 작가：역시 이름을 들어 본 적은 있나 보군.

사진 작가：환영 그룹 하면 우리 나라 제일의 기업이지. 바로 그 기업에서 의뢰한 광고라고.

사진 작가：그깟 얼굴 조금 고치는 게 무슨 대수겠어.

원영：환영 어패럴이라.

원영：기다려.

사진 작가：뭐?

 

(원영은 벌떡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 버렸다.)

 

 

 

(안하무인에 자기가 잘났단 걸 잘 알고 있는 놈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저러고 그냥 무작정 나가 버리다니!!!!!)

 

사진 작가：나 참, 신인이라도 한 번 써 보려고 했더니만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지?

사진 작가：됐어!! 너 같은 거 안 쓴다, 안 써!!!

 

(원영이 취한 예의 없는 태도에 화가 난 작가님이 소리를 버럭버럭 지른다.)

(……이번 일은 포기해야겠다.)

 

- 따르르르르르르 -

 

 

 

사진 작가：어? 전화가…. 여보세요!

사진 작가：아, 환영 어패럴의….

 

(문제의 광고주가 건 전화인가 보다.)

 

사진 작가：네…?

사진 작가：네???

사진 작가：네?!

 

(?????)

(작가님은 그대로 전화기를 든 채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

 

- 달칵 -

 

 

 

(밖으로 나갔던 원영이 다시 돌아왔다.)

 

매니저：그냥 밖에 있지 그랬어.

매니저：어차피 다 끝난 일이고, 이젠 집에 갈 일만 남았는데.

원영：설마.

 

(잘린 것도 모르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져 씩 웃고 있다.)

 

사진 작가：예, 알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죠.

사진 작가：네, 그럼….

 

(드디어 작가님이 전화를 끊었다.)

 

사진 작가：흠…….

사진 작가：그럼 슬슬 촬영 컨셉부터 잡아 볼까….

매니저：네? 이대로 원영이 찍는 건가요?

사진 작가：휴우…. 환영 어패럴에서 원영을 쓰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광고는 일절 맡기지 않겠다고 연락이 와서….

매니저：네??

 

원영：당연한 일이지.

매니저：다, 당연???

사진 작가：저, 저기…, 원영 님은 그…, 환영 어패럴의 관계자 되시는 분이신지요…?

 

 

 

원영：관계자하고는 좀 다른 입장이지. 스폰서다.

사진 작가：…….

매니저：……….

 

(…설마….)

 

매니저：설마 너…, 이 광고 자체를 네가 찍으려고 계획했던 거야?

원영：신인이라 지명도가 없어서 일이 안 온다면 일을 만들기라도 해야지.

원영：그게 매니저의 일 아닌가?

매니저：…너 좀 재수 없다?

 

매니저：그래도 나름 연예인이면 이미지 관리 좀 해야 하는 거 아니니?

원영：너한테 잘 보일 필요가 딱히 없지 않나?

원영：게다가 우린 목걸이 하나로 얽힌 사이 아니었던가?

원영：마음에 들지 않으면 목걸이만 돌려 주면 끝날 일.

매니저：됐어!!! 목걸이는 내가 만족했을 때 돌려 줄 거야!!

 

매니저：아저씨! 당장 찍어 주세요!

매니저：그냥 엉망으로 찍어도 광고는 제대로 나갈 테니 마음 놓고 여유롭게 찍으세요!!

사진 작가：무, 무슨 소릴… 그럼 내 커리어가….

 

(차갑고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이미지로 밀고 나가 볼까 하긴 했지만….)

(…이 재수 없는 놈…!!!)

(그 전에 환영 어패럴의 스폰서라니…, 대체 정체가 뭐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