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엔난민기구＆유니세프 후원증(?)을 원해!

유니세프 후원 굿즈는 종종 선물처럼 오기도 하고 별도의 캠페인 리워드로 도착하기도 하는데,
해마다 달력은 꼬박꼬박 보내주는데 뭔가 후원 카드? 후원증?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후원한 사람한테 해마다 달력이랑 같이 보내주는 거다.
운전면허증처럼 이 사람이 몇 년 몇 월부터 후원을 했으며,
이 증(?)은 몇 년도 발행인지 표시된 후원증 카드.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좀 사그라들었지만
나는 길거리에서 가끔 유엔난민기구/유니세프 후원자 모집하시는 분들을 마주치는데,
그 때마다 붙잡히면 저 이미 후원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번거롭고 해서
도망치듯 그냥 지나가게 된다. 몇 푼 안 되는 후원이지만 나도 나름 후원자인데!
후원하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에 따라서 언제부터 후원하셨냐고 일일이 물어보시고 꼬치꼬치 캐묻는 분들도 계시고,
나는 나대로 후원하고 있다는 증거도 딱히 없으니까 무슨 불시 검문받는 기분;;

물론 후원 안 하는 사람들이 귀찮아서 이미 한다고 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럴 사람들이면 아예 말도 안 섞고 쌩하니 지나가 버리지.
오히려 후원하는 사람들이 좀 성의껏 대답해 준답시고 이미 후원하고 있다고 말을 섞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되려 이것저것 검문하듯 물어보느라 본인들 시간도 허비하고 후원하는 사람들 시간도 뺏으면서 피차간에 시간낭비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그냥 저 후원하고 있어요~(주섬주섬) 이거 보세요^^ / 아, 예ㅂㅂ 이랬으면 좋겠음.

후원카드를 해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한 장씩만 보내주면 후원하는 사람들은 매년 수집욕도 충족되고
모집하시는 분들 계시면 올해 연도 후원증만 뙇 하고 보여주면 아 옙 통과ㅂㅂ 이러면서 서로 편할 것 같은데.
걷다가 길막당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사이비 종교라면 모를까 좋은 일 하시는 분들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고;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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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짜 중요한 건, 아예 이런 것들의 필요성을 느낄 것도 없게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았는데 그 사람이 이미 후원하고 있다고 하면 그냥
아 네 그러시군요ㅎㅎ 하고 바로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반가워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너 정말 후원하는 거 맞아? 이런 뉘앙스가 느껴질 때도 있어서.
나 혼자 느끼는 자격지심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부담스러움.

애초에 거짓말인지 아닌지 밝혀내서 얻어낼 것도 없지 않나.
후원하고 있다는 말이 참말이면 착한 사람 시간 뺏지 말고 바로 보내 주시면 되는 거고,
거짓말이라면 어차피 거짓말까지 하면서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건데 억지로 후원하게 할 수도 없으니 바로 보내 주시면 되는 거고. 결국 어느 쪽이든 답정이잖아?

나는 사람이랑 너무너무 뒤섞이고 어울리고 단합하고 싶어서 후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작은 돈 몇 푼으로 말없이 조용하게 십시일반에 보태고 싶은 것 뿐이다.
아무리 좋은 분들이라도 모르는 사람하고 그렇게까지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
내가 워낙에 폐쇄적인 성격이라서. 폐쇄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기적이고 악한 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후원 모집하시는 분들은, 지나가던 사람이 후원한다고 대답하면 그 사람을 좀 믿어 달라는 이야기.
검문 좀 하시지 말고 그냥 보내 달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