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11장

사이조："이 말을 타고 가도록 해."
코타로："고맙군."
사이조："부탁한다, 코타로. 장인들을 설득해서 꼭 총을 받아 오도록."
사스케："린, 조심해! 코타로, 그녀를 잘 지켜 줘!"

코타로 님이 나를 말에 태웠다.

린："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두 사람에게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길을 떠났다.

 

린："여기군요."
코타로："이 곳에 화승총 장인들이 있소."
 
총을 손에 넣지 못하면 노부나가와의 전쟁에 승산이 없다. 어떻게든 설득시켜야 해….

 

장인："그런가…. 자네 말은 알겠네."
 
코타로 님이 설명하자 장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인："성능 좋은 총 스무 자루 정도를 의뢰한다고?"
코타로："여기서 만드는 총은 서양의 화승총을 뛰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코타로："저희를 위해 꼭 만들어 주십시오."
장인："……."
 
장인이 코타로 님을 바라보았다.
 
장인："하지만, 우리는 솜씨 좋은 사수에게만 만들어 주고 있다네."
코타로："자네 실력이 형편없다면, 만들어 줄 수가 없네."
코타로："어떻게 하면 제가 인정 받을 수 있습니까?"

장인이 창 밖을 가리켰다.

장인："저 나무에 작은 새들이 모여 있는 게 보이나? 그 새를 노리고 매가 날아 오고 있지."
코타로："작은 새와 매를 동시에 맞춰 보게나."
 
작은 새와 매를 동시에…?
 
장인："그게 가능하다면, 자네 실력을 인정하지."

 

코타로 님은 총을 꺼내어 창 밖을 겨누었다.

코타로："……."

그는 한 쪽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리고….

─탕!

린："……!"

작은 새와 매가 동시에 떨어졌다!
 
장인："훌륭하군."

장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장인："사흘 뒤에 다시 들르게. 그 때까지 준비해 두겠네."
 
역시, 코타로 님의 실력은 대단하다….
 
장인："…쓸 데 없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이걸로 노부나가를 쓰러뜨릴 수 있겠는가?"
코타로："……."
장인："나도 코우가에 몸 담은 자, 닌자들과 노부나가의 대립은 알고 있다네."
장인："…그리고 이미 암살이 한 번 실패했다는 것도."
장인："그 암살 미수를 계기로 노부나가는 경비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하지."
코타로："예…. 평소에도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하더군요."
장인："…그런 철벽 수비를 뚫고 과연 가능할런지…. 자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빌겠네."

 

코타로："…공주."
린："네…?"
 
코타로："사흘 뒤, 무기를 전달 받게 되면 곧바로 훈련을 시작할 거요."
코타로："그 전에…. 잠시 들리고 싶은 곳이 있소."
린："들리고 싶은 곳…?"

코타로："이 근처에 상처를 낫게 해 주는 온천이 있지."
코타로："그 곳에 가서 상처를 회복시키고 싶은데, 어떻소?"
린："네, 가요!"

 

…라고 힘차게 대답하긴 했는데….
 
나는 온천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수건으로 꽁꽁 싸맸다.
 
코타로："……."

코타로 님의 몸이 가까이 있으니 긴장된다…. 제대로 눈도 맞추기 힘들어.

코타로："그렇게 구석에 있지만 말고, 여기 넓은 데로 오지."
린："…그래도…, 부끄러워요."
 
나는 살짝 코타로 님의 몸을 곁눈질로 훔쳐 보았다.

 

린："상처가 많네요…."
코타로："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공격당해 왔으니…."
코타로："이건 임무를 수행하던 중 생긴 거고…. 이건 고문을 당했을 때…."
 
(고문….)
 
코타로："적을 속이고 가까스로 탈출하긴 했지만."

아파 보이는 상처들이 수도 없이 남아 있었다. 마치 닌자들의 역사를 몸에 새긴 듯이….
 
린："…고문 당했을 때도, 절대 입을 열지 않았나요?"
코타로："우리 닌자들은 절대 함구(緘口)하도록 훈련 받았으니까."
코타로："어떻게 해도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결을 선택해야 하지."
린："……!"
코타로："미안…. 이런 이야기, 공주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코타로 님이 살짝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코타로："그렇게 울 것 같은 표정, 하지 마시오."
 
부드러운 미소…. 이런 얼굴 뒤에 그런 과거가….
내가 살아 온 세계와는 전혀 다르다.
 
린："코타로 님…. 어제 했던 약속, 기억해요?"
코타로："물론, 기억하지."
 
(코타로："알겠소….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겠다고 약속하지.")
 
린："저를 혼자 남겨 두시면 안 돼요."
 
나는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코타로："…부끄러운 것 아니었나?"
린："부끄러워도…. 지금은 코타로 님 곁에 있고 싶으니까."
코타로："이런….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부끄러워지는군."
린："그럼 우리 둘 다 부끄러운 거네요."＊
 
우리는 손을 잡은 채 조용히 웃었다.
 
전쟁 중 아주 잠깐의 휴식….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코타로："이대로 멀리 떠나 버리고 싶군. 전쟁도, 임무도 전부 잊고."
코타로："닌자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린："괜찮아요. 제 앞에서는 닌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있어 주세요."
코타로："공주…."
린："저도, 공주가 아닌 한 여자로서 봐 주세요."
코타로："린."
린："……!"
 
그가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코타로："…미안. 나도 모르게…. 괜한 짓을 했군."
코타로："고에몬이었다면 그대로 쓰러뜨렸겠지만…."
 
확실히, 고에몬 님이었다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렇게 하셨겠지….
 
코타로："우린 아직 둘 다 미숙해서, 그가 하는 대로 자연스럽게는 안 되는군."
린："하지만, 꼭 고에몬 님처럼 될 필요는 없잖아요?"
코타로："그건 그렇군…. 하긴 그가 우리보다 연상이기도 하고."
 
(연상…?)

린："네…에?!"
코타로："나는 공주와 4살 밖에 차이가 안 나니까." 
린："……?!"

 

코타로："…그 표정은, 내가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건가."
린："…미안해요…."＊
코타로："사과하지 마…. 더 상처 받으니까."
코타로："몇 살이라고 생각했어?"
린："저보다 10살 정도… 위…?"
코타로："그렇군…. 내가 그 정도로 늙어 보였다니."
린："훗…. 아하하…."
 
우리는 다시 한 번 웃었다.
 
린："처음부터 나이를 여쭤 볼 걸 그랬어요."
코타로："그랬다면 확실하게 대답했을 텐데."
 
그와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린："이만, 먼저 나갈게요."
코타로："그래."
린："이 쪽 보면 안 돼요…!"
코타로："걱정 마, 안 볼 테니."
 
(정말, 그는 고에몬 님과는 전혀 다르다….)
 
─풍덩!
 
린："……?!"
 
갑자기 코타로 님이 무엇인가에 의해 물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무사시："……."
 
(무사시…?!) 

코타로 님이 나를 막아 섰다.

코타로："당신…. 살아 있었나?"
무사시："그래…. 아직 상처가 쑤시긴 하지만."
 
그의 허리에는 코타로 님의 총에 맞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무사시："이 온천이 상처에 좋다고 들어서 왔더니, 설마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이야."
코타로："……."
무사시："뭐, 지금의 난 무기도 없고 상처까지 있다. 날 처리하려면 지금이 기회겠지."
코타로："……." 

코타로 님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서서, 내가 기모노로 갈아 입는 것을 도왔다.
 
코타로："공주, 그만 가지."
무사시："…어째서지?"
코타로："……."
무사시："나는 너희 편의 닌자들을 죽였다."
무사시："그리고 그녀를 인질 삼아 너를 죽이려고까지 했어!"
 
코타로 님이 무사시를 바라보았다.
 
코타로："…나는 단지 무기가 없는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은 것 뿐이다."

 

코타로："잡으시오."
 
우리는 말에 함께 올라 탔다. 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코타로："그를 죽였어야 했는데…."
린："……."
코타로："마음이 약해졌군."
린："전 그런 당신이 좋아요."
코타로："……."
린："코타로 님은 정말 친절한 사람이에요."
 
코타로 님은 뒤로 고개를 돌려 내 이마에 입맞춤했다.
 
코타로："정말 친절한 건 당신이야."
린："당신과 여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코타로 님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
 
코타로："당신은 사람이 혼자서는 살아 갈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소."
린："코타로 님…."

코타로："전쟁이 끝나면, 결혼해 주겠소?"
린："…네?"
코타로："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래요. 그리고 함께 행복해졌으면 좋겠소."

 

며칠 뒤.
 
닌자："코타로 님, 이 총 정말 훌륭한데요!"
 
총을 받은 코타로 님은 총병이 될 닌자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코타로："우리는 한참 부족하다. 적군은 백 명이 넘어."
코타로："우리에게는 작전이 필요하다."
코타로："산에서 그들을 혼란스럽게 한 뒤 저격할 것이다."
코타로："전후좌우, 나무 위나 바위 뒤에서도 빠짐 없이 공격하라."
코타로："그리고 그들이 혼란스러워지는 순간 총을 겨눈다."
 
닌자들："알겠습니다!"
 
사이조："그들도 물론 총을 쓰겠지만, 사방에서 공격한다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겠지."
 
사이조 님은 훈련 중인 닌자들을 훑어보았다.
 
사이조："불과 며칠 만에 정말 좋은 성과를 보여 주는군. 한조 님께서 기뻐하시겠어."
 
─퍼드덕 퍼드덕
 
린："꺅?!"
 
머리 위에 매가 날아와 앉았다.
 
사이조："…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우리는 한조 님의 편지를 열었다.

 

코타로："뭐라고 써 있나?"

사이조："노부나가는 히데요시와 함께 나와서 카메오카(亀岡)를 향해 가고 있다는군."
사이조："예상대로 그들은 백 명이 넘는 수라고 한다."
코타로："그들을 노부나가가 직접 지휘하는 건가?"
사이조："아니, 지휘는 미츠히데가 하고 있는 것 같군. 아케치 미츠히데, 노부나가의 오른팔이다."
 
아케치 미츠히데….
 
사이조："우리는 코우가를 떠나 한조 님과 합류한다. 그리고 노부나가를 반드시 쓰러뜨릴 것이다!"
닌자들："와아!"
 
드디어 전쟁이 시작되는구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