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13장

나는 마당에서 빨래를 걷었다.
지금쯤 쿠마 님은 식사를 가지고 그들에게 가는 중이겠지….
 
쿠마："린!"
린："쿠마 님…?!"

쿠마 님이 찢어진 기모노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린："…괜찮으세요?!"
쿠마："성공했어! 이제 그들의 뒤를 쫓을 수 있어."
린："그게 정말인가요?"
쿠마："미츠히데가 날 공격하고 일행들과 도망쳤어."
쿠마："하지만 덕분에 내 기모노가 찢어져서, 한조 님께 보고하려면 옷을 갈아 입어야 할 것 같아."
린："제가 기모노를 빨아 놓을게요…!"
 
나는 쿠마 님께 새 기모노를 건넸다.

쿠마："나는 나무 뒤에서 옷을 좀 갈아 입을게."
 
쿠마 님이 옷을 갈아 입으러 나무 뒤로 가셨다.

쿠마："린, 오비 묶는 걸 좀 도와 줄래?"
린："네!"
 
나는 쿠마 님에게로 다가갔다. 그런데─

 

쿠마："조용히 꼼짝 마!"
 
─!!
 
쿠마 님이 내 목에 칼을 들이댔다…!

쿠마："자, 얌전히 따라 오시지."
린："쿠, 쿠마 님…?!"

 

???："나는 쿠마가 아니다!"
린："……! 당신은…!"
 
노부카츠의 하녀였던 여자?!
 
오리쿠："우리 하치스카의 변장술은 매우 뛰어나지."
린："당신도 하치스카의…?"
오리쿠："그렇다. 하치스카의 쿠노이치, 오리쿠다!"
 
그녀가 쿠마로 변장했다는 것은… 설마!

린："쿠마 님은 어디 있지?"
오리쿠："그 여자는 미츠히데 님의 손 안에 있지."
린："……!"
 
오리쿠가 내 팔을 잡았다.

린："내게 뭘 원하는 거죠?"
오리쿠："널 이용해 닌자들을 유인해야겠다."
린："?!"
오리쿠："널 구하려 닌자들이 오면 그 때 전멸시키겠어."
오리쿠："자, 어서 걸어!"

 

오리쿠는 나를 인질 삼아 미츠히데가 기다리고 있는 절벽까지 끌고 갔다….
 
미츠히데："오리쿠!"
오리쿠："미츠히데 님, 기다리시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이 남자는, 노부카츠의 옆에 있던….
 
미츠히데："공주를 데려 왔군. 잘 했다."

쿠마："린…!"
린："쿠마 님!"
쿠마："미안해. 변장이 들키리라고는…. 내 잘못이야."
 
미츠히데："설마 한 번에 두 마리 새를 잡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징조가 좋군."
미츠히데："더구나 우리가 손에 넣은 것은 공주…."
미츠히데："이건 노부카츠 님의 복수를 위해 신이 주신 기회다!"
오리쿠："네!"
 
우리 주위로 푸른 옷의 닌자들이 모여 들었다.

 

오리쿠："하치스카의 무장 닌자들이 대령했습니다."
미츠히데："아주 좋아. 자, 노부나가 님께 가자."

오리쿠："미츠히데 님, 죄송합니다만…."
 
오리쿠가 쿠마 님의 옷깃을 잡았다.
 
오리쿠："이 여자는 여기서 처리하고 가겠습니다."
린："?!"
오리쿠："공주는 평범한 계집애지만, 이 여자는 훈련 받은 쿠노이치입니다."
오리쿠："살려 둔다면 분명 골치가 아파질 것입니다."
린："하지만…!"
미츠히데："그래, 오리쿠 네 말이 맞다. 분명 문제가 될 거야."
쿠마："……."
 
쿠마 님이 나를 보았다.

쿠마："린…. 한조 님께 전해 줘. 그의 밑에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린："쿠마 님, 포기하지 마세요…!"
 
쿠마 님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쿠마："나는 닌자의 방식을 알고 있어."
쿠마："살아 남아 봤자 저들은 내게서 정보를 빼 내고 나를 이용해 이가를 공격하려 들 거야."
린："쿠마 님…."
쿠마："그러니, 한조 님이 자책하지 않도록 네가 잘 말해 줘…."
쿠마："쿠마는 언제나 한조 님의 행복을 빌겠다고."
오리쿠："하하! 그것 참 감동인걸!"
 
오리쿠가 비웃으며 쿠마 님의 목에 칼을 겨누었다.
 
오리쿠："소원대로 당장 죽여 주지."
린："제발 멈춰요!"
 
쿠마 님의 목이 베이려는 찰나….
 
─탕!
 
닌자１："으악!"
 
총을 맞은 하치스카의 닌자가 쓰러졌다.
 
닌자２："저기서 총알이 날아왔다!"
 
─탕! 탕!
 
하치스카의 닌자들도 총을 쏘기 시작했다.

 

오리쿠："여기는 내게 맡기고, 너희들은 미츠히데 님을 모시고 피해라!"
닌자３："예…!"
 
오리쿠의 명령을 받은 하치스카 닌자들이 쿠마 님을 데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리쿠："좋은 솜씨군. 코타로, 네 놈인가?"
 
오리쿠가 내 등 뒤에 칼을 들이댔다.
 
오리쿠："코타로! 어서 나와라. 그렇지 않으면 이 계집애가 위험하다!"
오리쿠："너 때문에 공주가 죽어도 좋은가?!"

 

코타로："……."
린："코타로 님…!"
오리쿠："이 쪽으로 총을 버려라."
 
코타로 님이 오리쿠의 발치로 총을 던졌다.
 
오리쿠："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코타로 님은 말없이 그 말을 따랐다.
 
코타로："자, 이제 그녀를 놔 줘. 나를 원하는 게 아니었나?"
오리쿠："아직도 건방진 말을 지껄이는군!"
 
오리쿠는 수리검을 치켜 들었다.
코타로 님을 쓰러뜨릴 생각이다….

오리쿠："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계집애 목숨은 없어."
 
오리쿠가 수리검을 휘두른 순간─
 
나는 그녀를 향해 뛰어 들었다.
 
오리쿠："윽…!"
 
오리쿠가 틈을 보이자, 코타로 님이 총을 주워 들고 그녀를 겨누었다.
 
─탕!

오리쿠："너…."

오리쿠는 총알에 어깨를 맞고 내 옷깃을 붙잡았다.
 
린："꺅?!"
 
그녀는 절벽 쪽으로 나를 밀었다.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이 뛰어들어 나를 잡았다.

코타로："큭!"

코타로 님이 있는 힘껏 나를 안전한 곳으로 던졌다.
 
린："코타로 님?!"
코타로："공주…!"
린："……!!"
 
정신을 차리고 절벽 쪽을 바라보자,
그가 절벽에 단검을 꽂고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린："괜찮아요?!"＊
코타로："…괜찮아 보이나?"
린："도와 줄게요!"
 
그 때 절벽의 돌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코타로："…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군."
린："하지만!"
 
여기서 떨어진다면, 분명 죽게 될 거다….

린："코타로 님!"
코타로："린."
 
그가 나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코타로："미안….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코타로 님은 단검을 쥔 손을 놓고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린："안 돼─!"

 

고에몬："젠장…. 우리가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어도…."
린："……."
한조："…정말 미안하다."
 
한조 님이 머리를 숙였다.

한조："내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코타로가…."
린："……."
한조："그리고 쿠마…."
 
한조 님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린："한조 님, 쿠마 님께서 남기신 말이 있어요."
린："한조 님 밑에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한조："……."
 
린："만약 그녀가 죽게 되더라도,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한조："제길…!"
 
한조 님이 땅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고에몬："한조 님, 아직 쿠마가 죽은 건 아닙니다."
고에몬："분명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겠죠. 물론 쿠마는 절대 입을 열지 않을 테지만…."
한조："모두 함께 가도록 하지. 쿠마를 찾으러."

 

고에몬："린."
 
고에몬 님이 내 어깨를 잡았다.

고에몬："…코타로의 시신은 찾기 힘들 거다. 그런 곳에서 떨어졌으니…."
린："……."
고에몬："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넌 강한 아이니까."
린："……."＊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고에몬："힘들겠지만…."
린："……."
고에몬："…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구나."

 

(코타로："린…. 미안해.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린："코타로 님…."
 
그가 두고 간 작은 총이 보였다.
이건, 무사시를 쏘았던….
 
린："……!"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무네노리："뭘 하고 있는 거지?"
린："……."
무네노리："죽은 연인을 따라 죽기라도 할 건가?"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린："…아뇨, 전 이걸로 적을 쏠 거예요."
무네노리："……."
린："복수하고 싶어요. 제가 이걸 쓸 수 있을까요?"
무네노리："너, 생각보다 강하군."
린："……."
무네노리："그저 어린 여자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제법 맹랑한걸."
무네노리："너라면 아마 그 총을 다룰 수 있을 거다."
 
무네노리 님이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무네노리："난 강한 여자는 걱정하지 않아."
린："……."
무네노리："자, 총 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절대로 노부나가를 처치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어.
복수할 거야.
 
─탕! 탕!
 
무네노리："제법 잘하는군."
무네노리："그 거리는 좋지 않아. 좀 더 이 쪽으로 가까이 오도록 해."
린："…네."

무네노리 님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무네노리："벌써 자정이군…."

 

그 때.
 
고에몬："린! 정보를 얻었다. 미츠히데는 혼노오지로 가고 있어."
 
혼노오지…?!

 

우리는 나무 위에서 혼노오지를 내려다 보았다.

한조："쿠마를 저기에 가둔 건가?"
무네노리："안으로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을 걸세."
한조："무네노리, 지금까지 도와 줘서 고마웠네."
무네노리："……."
한조："더 이상은 자네들을 끌어들일 수 없어."
 
두 사람은 시선을 교환했다.

 

무네노리："무슨 생각이지?"
한조："우리는 혼노오지를 칠 걸세."
무네노리："……."

한조："닌자의 힘을 모아 노부나가를 쓰러뜨릴 걸세."
한조："많은 사람이 죽겠지만, 이대로 노부나가가 살아 있는 한 닌자들의 미래는 없으니까."
한조："하지만 자네는 자네를 따르는 자들을 지켜야 하네."

무네노리："맞는 말이네. 하지만 나는 그림자 야규의 대장이기도 하지."
한조："……."
무네노리："과연 나를 대신할 만한 자가 있을까?"
한조："무네노리…."
 
무네노리："아무래도 정면에서 노부나가를 쏘는 건 무리요. 그의 주변에 닌자들을 배치하시오."
무네노리："먼저 사방에서 공격하여 혼란에 빠뜨리는 거지."
무네노리："그리고 어두워지면 불 화살로 공격하게."
무네노리："…연기가 나면 노부나가도 밖으로 나오겠지."
한조："…좋아."
무네노리："이건 매우 위험한 작전일세."
한조："알고 있네."
 
드디어 전쟁의 끝이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