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이시카와 고에몬 공략：15장 -노멀 엔딩-

그 후, 우리는 교토의 은신처로 이동했다.

한조："고에몬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오늘은 여기에 머물 것이다."
고에몬："그런 것보다,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나 열죠."
한조："음…. 넌 아직 완전히 해독되지도 않았잖나."
 
코타로："나도 카오마루의 상처를 꿰매야 한다. 아마 너댓새는 걸리겠지."
린："코타로 님, 정말 감사합니다."
코타로："아니, 감사한 것은 접니다. 공주께서 닌자들의 미래를 지켜 주셨으니까요."

 

고에몬："어때, 내 여자는 큰 도움이 되지. 그렇지?"
한조："…고에몬! 쓸데 없이 참견하고 싶진 않지만, 공주에게 너무 무례하게 구는 것 아닌가?"
사스케："맞아! 그렇게 기어 오르지 말라고."
고에몬："난 기어 오른 적 없어. 이게 원래 성격이라고."
사이조："음, 사실 좀 우쭐해져도 될 것 같은데. 네가 이 나라의 역사를 바꾸었으니…."
 
확실히, 고에몬 님이 아니었다면 노부나가는 여전히 살아 있었을 테니….

사이조："이렇게 된 이상 미츠히데를 아군으로 봐 주는 무장은 없겠지요."
한조："그래, 그렇겠지."
한조："아마도 하시바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중에서 천하를 쥐는 무장이 나올 것이다."
 
이제 누가 천하를 쥐든, 아무래도 좋아….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올 수만 있다면….
 
한조："고에몬, 자네는 많이 지쳤다. 지금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고에몬："내일, 나와 같이 칸신지에 가자. 그리고 주지 스님께 부탁드릴 게 있어."
린："……?"
 
고에몬："너와의 혼인을 허락 받을 거다."
 
린："고에몬 님…."
 
나는 고에몬 님을 꼭 끌어안았다.
 
린："정말로 계속 함께 있어 주시는 거죠?"
고에몬："물론, 말이 필요 없지."
 
이제부터 영원히 고에몬 님과 함께 하는 거야….

 

…어라? 코타로 님이 혼자 정원에 앉아 계신다.
 
호우스케："부엉, 부엉"
코타로："…너도 나와 같은 기분인 거냐…."
린："코타로 님."
코타로："으악…!"
 
코타로 님이 앉아 있던 바위에서 떨어지셨다.
 
린："웬일이세요, 이렇게 많이 취하시고…."
코타로："음…. 좀 많이 마신 모양이군요."
린："후후…! 취해서 호우스케와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귀여우세요."
코타로："이런 덩치 큰 남자에게 귀엽다는 말은 이상하죠."
린："호우스케하고 무슨 얘기 하셨어요?"
코타로："그게…."
 
호우스케가 내 머리 위에 날아와 앉았다.
 
호우스케："부엉, 부엉."
코타로："…호우스케도 공주가 많이 좋은가 보군요."
린："고마워, 호우스케. 다음에 산에 가서 쥐를 잡아다 줄게!"
코타로："쥐…? 여자들은 보통 쥐를 무서워하지 않나요?"
린："무섭지 않아요! 약육강식이 자연의 법칙이니까."
코타로："하하하…. 그건 그렇군."
린："……."

코타로："왜 그러죠?"
린："코타로 님도 그렇게 웃을 줄 아시네요."
코타로："그건…. 공주가 옆에 있기 때문이죠."
 
코타로 님이 나를 말 없이 응시했다.
 
코타로："당신은,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요. 그래서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는 거겠지."
린："모두가…?"
코타로："……."
린："말이나 고양이, 새도요?"
코타로："……."
 
술 때문인가…? 어쩐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코타로 님이 내 볼을 어루만졌다.
 
린："코타로 님…?"
코타로："…미안합니다.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
 
코타로 님은 손을 내리고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코타로："그럼, 저는 반성하고 술을 좀 깨겠습니다."
린："아뇨, 반성하실 것까지야…."
 
코타로 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생각보다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한조："공주."
린："한조 님…!"
한조："드디어 전쟁이 끝났군요."
 
한조 님이 나를 따뜻한 얼굴로 바라보셨다.
 
한조："공주 덕분에 하치스카 일족을 물리치고 고에몬을 살렸습니다."
린："저는 그렇게 대단하지…."
한조："아니, 대단한 일을 하신 겁니다. 당신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특별한 사람입니다."
린："……."
한조："그래서 우리가 공주의 이름 아래 힘을 합칠 수 있었던 겁니다."
 
한조 님이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한조："고에몬을 잘 부탁드립니다. 그 녀석, 거만하긴 하지만 본심은 착한 녀석이니…."
"게다가, 사실 외로움도 잘 타고."
 
(고에몬："린, 부탁이 있어…. 날 혼자 두지 말아 줘.")
(고에몬："다시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고에몬："…죽고 싶지 않아. 널 남겨 두고 죽는다니, 견딜 수 없어….")
 
곁에 있으면서 고에몬 님의 모든 것을 보아 왔다.
항상 그 분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어….
 
한조："내일이면 모두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겠군요."
린："그렇네요…. 이제 헤어지게 된다니 너무 슬퍼요."
한조："비록 헤어진다 하더라도, 당신은 언제까지나 우리의 공주이십니다."

 

​한조："고에몬, 공주를 데리고 칸신지에 가는 건가?"
고에몬："예, 하지만 용무가 끝나면 바로 린이와 함께 이가로 돌아갈 겁니다."
 
한조："그렇군…. 주지 스님을 잘 설득시켜 보게."
고에몬："걱정 마십시오. 제가 얼마나 능숙하게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 잘 아시잖아요?"
 
사스케："젠장…. 감쪽같이 린을 자기 것으로 만들다니…."
사이조："…아직도 궁시렁대는 거냐.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거야?"
사스케："조용히 해! 나에게도 조금쯤은 위로라는 것을 해 달라고!"
사이조："한심하기는, 바랄 걸 바래라."

코타로："공주, 부디 고에몬과 행복하시기를."
린："네…,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모두가 새롭게 각자의 길로 떠나게 된다….

 

​고에몬："린, 주지 스님께 기념품이라도 사 갈까?"
​고에몬："그건 그렇고 너무 붐비는군."
린："역시 교토는 언제나 사람이 많네요."
 
행인１："믿을 수가 없어. 오다 노부나가가 죽다니!"
행인２："반란을 일으킨 미츠히데는 어떻게 된 거지?"
행인１："소문으로는 군사를 모아서 곧 전쟁 준비를 한다는 것 같은데."
행인３："아니, 그건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는 도망쳤다고 하더군…!"
 
온 마을이 노부나가와 미츠히데에 대한 이야기로 소란스럽다….

​린："사람이 너무 많아서 걷기가 힘들 정도예요."
 
─탕!
 
고에몬："린!"
린："…?!"
 
고에몬 님은 급히 나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미츠히데："…잘도… 나를 속였겠다!"
 
미… 미츠히데!?
 
사무라이１："무슨 일이냐?!"
사무라이２："저 자가 총을 쐈다! 붙잡아!"
 
미츠히데는 사무라이들에게 쫓겨 황급히 도망쳤다.
 
고에몬："칫…. 완전히 허를 찔렸군."
 
고에몬 님의 등이 새빨갛게 물들고 있다…!
 
고에몬："저 녀석, 총질은 꽤 하는데."
린："고… 고에몬 님…!"

​행인１："어이, 누군가 총에 맞았다!"
행인２："어서, 의원을 불러!"
고에몬："……."
 
고에몬 님의 몸에서 서서히 힘이 빠져나갔다….
 
린："아… 안 돼…!"

 

​한 달 뒤.
 
린："좋아, 빨래 끝!"

​한조："고, 공주…!"
린："아, 한조 님."
한조："공주, 그런 하찮은 일을 하시다니오!"
린："그러니까 전 이제 더 이상 공주가 아니라니까요!"

 

고에몬："그래요, 한조 님. 이 녀석은 이제 공주도 뭣도 아니니, 좀 더 부려 먹어도 된다구요."
린："……."
 
─철썩!
 
윽…. 한조 님이 고에몬 님의 등을 세차게 후려치셨다.

​고에몬："아야야…거기는 미츠히데한테 당한 상처…."
한조："그 상처가 그만큼 아물 때까지, 공주가 너를 얼마나 극진히 돌봤는지 알고는 있는 거냐!"
​고에몬："저야 원래 강하니까요. 역시 나는 최강의 이가 닌자…."
한조："이제 좀 겸손해질 때도 됐지 않나!"
 
한조 님이 우락부락 화를 내며 가 버리셨다….
 
고에몬："흐음, 왜 내가 겸손해야 하는 거지?"
린："…고에몬 님은, 정말 불사신이시네요…."
고에몬："그렇지. 게다가 나는 잠자리에서도 불사신이라고!"
린："꺄앗?!"
 
내 기모노 소매 속으로 고에몬 님의 손이 들어왔다…!
 
린："아…안 돼요!"
고에몬："또 왜 안 된다는 거야?"
린："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절대 안 돼요!"
고에몬："쳇…. 또 거절 당했군."
 
"쳇"이라니…. 토라진 고에몬 님도 나름 귀여우신데.
 
고에몬："방심하지 말 것!"
린："꺅!"
 
그는 이번에는 내 기모노의 치맛자락을 확 들춰 올렸다.
 
고에몬："말했지? 그렇게 속기 쉬워서는 나 같은 남자들에게 이용 당하게 된다고."
린："…괜찮아요, 고에몬 님한테라면…."
고에몬："바보, 그런 귀여운 말은 반칙이잖아."
 
고에몬 님이 나를 힘주어 끌어안았다.
 
고에몬："그런 말을 들으면 덮치고 싶어진다고."
린："말했잖아요, 상처가 아물기 전에는 절대…!"
고에몬："미안해."
린："에…?"
고에몬："이런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서…. 이제 나는 더 이상 이가 최고의 닌자가 아니니까."
 
고에몬 님….
 
린："괜찮아요, 상처는 잘 낫고 있는걸요."
고에몬："내 몸은 내가 잘 알아. 이제 예전처럼 움직일 수 없다는 것도…."
린："……."
고에몬："우리 혼인에 대해서도 주지 스님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이래서야, 주지 스님을 뵐 낯이…."
린："전 닌자로서가 아닌, 그냥 한 사람으로서의 고에몬 님을 좋아하게 된 거예요."
고에몬："……."
린："상처 같은 건 상관 없잖아요. 내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계속 고에몬 님 곁에 있는 거예요."
고에몬："…고맙다."
 
고에몬 님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 같다.
강한 척 하셨지만, 사실은 전부터 신경 쓰이셨나 보다….
 
고에몬："널 만나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된 거야."
린："이제부터는 더욱 더 행복해질 거예요…!"
 
나는 미소지으면서,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