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40화- 소중한 인연 [完]

(이른 아침의 사무실.)

인터뷰어：…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나는 인터뷰어와 마주앉아 우리 기획사에 관해 인터뷰 중이었다.)
(설마 우리 기획사가 올해 가장 미래가 기대되는 기획사에 선정될 줄은….)

인터뷰어：매니저님은 업계에서는 비교적 어린 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인터뷰어：스타 프로젝트를 상당한 규모의 기획사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매니저：저도 그렇고 저희 소속 연예인들도 그렇고…. 다들 고집에 굉장히 센 편인데,
매니저：이게 일에 대해서도 그렇거든요. 다들 적당히, 대충대충이라는 게 없어요.
매니저：일을 하나 맡으면 다들 완벽하게 해 내려고 하니까…. 그게 원동력이 아닐까요?
인터뷰어：과연. 일에 대한 고집이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인터뷰어：그럼 스타 프로젝트에서 고집이 가장 세신 분은 누구신가요?
매니저：이름은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저희 회사 홍일점인 스타 양은 저도 못 이긴답니다.
인터뷰어：아하하, 그렇군요.

인터뷰어：참, 스프온 소속 연예인들은 다방면으로 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데, 그 비결이 뭔지 좀 알려 주세요.
매니저：딱히 비결이랄 건 없고….
매니저：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저희 회사의 모 스타 분께서….

[이안：제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된 건 다 저희 매니저님 덕분이죠.]
[이안：절 어찌나 다방면으로 팍팍! 굴려 주시는지….]
[이안：만능 엔터테이너가 안 될 수가 없더라고요.]

매니저：…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인터뷰어：하하, 이런 이런… .
인터뷰어：그럼 다음 질문! 기획사의 사훈을 좀 알려 주세요.
매니저：사훈…이요?
매니저：음…. 예전에 저희 회사의 모 스타 분께서는….

[미유：사훈? '아름다운 것은 정의!'가 우리 사훈 아니었어?]

매니저：…라고도 말하셨고… 또 다른 분은….

[빈：응? 아냐 아냐.]
[빈：우리 회사 사훈은 '갑을 관계라도 금전 관계는 확실히!'…잖아?]

 

매니저：…라고도 말씀하셨죠.
인터뷰어：그 중에 어떤 게 진짜 사훈인가요?
매니저：아, 저거 전부 다 저희 사훈이에요. 저거 외에도 많죠.
매니저：저희 회사는 저 혼자만의 기획사가 아니라 모두 함께 일궈냈으니까요.
매니저：모두가 생각하는 회사를 전부 담아내고 싶어서 전부 사훈으로 정했습니다.
인터뷰어：세상에, 그런 깊은 뜻이 있으셨군요. 아, 이어서 이번 질문은….

(…….)

 

매니저：휴, 인터뷰가 그렇게 길어질 줄이야.
매니저：그래도 약속한 시간에 늦지 않아 다행이다.

- 딩동 -

매니저：아저씨들! 저 왔어요! 문 좀 열어 주세요~

 

- 달칵 -

조폭２：어어, 어서 들어와라. 딱 맞춰 왔네.
매니저：안녕하세요. 두 분 다 잘 지내셨어요!
조폭１：야, 너 또 왔냐.
매니저：아니, 빚 갚으러 온 사람한테 또 왔냐니요!
조폭１：크, 크흠. 뭐 하러 번거롭게 여기까지 와. 다음부턴 계좌로 보내.
매니저：계좌 번호 좀 알려 주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죠.
조폭２：며칠 전부터 얘 오는 날만 손 꼽아 기다렸으면서, 말은….

- 빠각! -

조폭２：크악!
매니저：아저씨들도 참 여전하시네요.
매니저：아저씨, 여기 이번 달 치 이자랑 원금요.

 

- 팔락팔락 -

조폭１：어, 금액 맞다.
조폭１：야, 근데…. 너 거의 다 갚지 않았냐?
매니저：네. 얼마 안 남았을걸요.
조폭１：네가 몇 번 남았더라. 하나, 둘….
매니저：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네요.
조폭１：…뭐, 그러게.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구만….
매니저：아, 아저씨. 저 이만 가 볼게요.
조폭１：어, 그래. 조심해서 들어….

- 꼬르륵 -

매니저：…….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이른 아침부터 인터뷰 때문에 제대로 식사를 못 했지….)
(나가서 뭐라도 사 먹어야겠다.)

조폭１：야, 넌 뭐 젊은 애가 밥도 제대로 안 먹고 다니냐.
매니저：하, 하하…. 오늘 아침부터 일이 좀 있어서요….
조폭１：밥을 꼭꼭 챙겨 먹고 다녀야 힘이 불끈불끈 나서 돈도 열심히 벌 거 아냐!
조폭１：그래야 우리 빚도 얼른…. 갚고…. 크흠.
조폭１：아무튼 거기 앉아서 기다려 봐.
조폭１：라면이라도 끓여 올 테니까.

(조폭 아저씨가 라면을 끓이러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 나는 사무실을 둘러봤다.)

매니저：이제 여기 올 날도 얼마 안 남았구나….
매니저：…응?
매니저：이건…. 빈 한정 화보집이잖아?
매니저：한정으로 예약 판매만 했던 거라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그 희귀품이 왜 여기에….

(…….)

 

조폭１：야, 다 됐다. 모자라면 말 해. 밥 말아 줄 테니까.
매니저：네, 감사합니다.
매니저：저기 근데 아저씨.
조폭１：엉?
매니저：혹시 저희 빈 팬이세요?
조폭１：뭐, 뭐?
매니저：저기 저 화보집이요.
매니저：저거 되게 구하기 어려운 건데 어떻게 가지고 계시나 해서요.

조폭１：야! 저건! 저, 저건…!
조폭１：냄, 냄비…. 냄비 받침이거든?!
매니저：…냄비 받침 치곤 저거 가격이 꽤….
조폭１：시끄러! 내가 냄비 받침이면 냄비 받침이라고! 넌 라면이나 먹어!!
매니저：그럼 팬은 아니신가 보네요.
조폭１：팬은 무슨!

매니저：아쉽네요. 저희 애들 좋아하시는 거면 다음 번에 올 때 이것저것 괜찮은 물품 좀 드리려고 했는데,
매니저：냄비 받침으로 사신 거면 필요 없으시겠네요.
조폭１：…물품?…
조폭１：그, 그건…. 끄응….
조폭１：야!

- 후루룩 -

매니저：…네?
조폭１：너 라면 값 내놔.
매니저：네?
조폭１：라면 값 내놓으라고. 끓여 준 수고비까지 포함해서.
매니저：아, 잠깐만요. 지갑이….
조폭１：돈은 됐고! 다음에 그…. 물품인가 뭔가로 좀 가져와.
매니저：물품이요?
조폭１：그래! 다음에 올 때 잊지 말고 가져오라고!
조폭１：실수로 예약 놓친 여름 화보집이랑 가을 콘서트 한정 기념품 전부 다!

(…….)

 

(늦은 저녁, 사무실.)

- 똑똑 -

윤은헌：매니저, 들어가도 되겠나.
매니저：아, 네. 윤 대표님! 들어오세요.

- 달칵 -

 

매니저：어서 오세요, 대표님.
윤은헌：음, 그래.
매니저：제가 찾아가 뵙기로 했었는데 찾아오시게 만들고…. 죄송합니다.
윤은헌：이 시각까지 일에 매진할 정도로 자네가 바쁘니 어쩔 수 없지.
매니저：그래도 제가 찾아 뵈었어야 하는데….
윤은헌：너무 숙이지 않아도 괜찮네.
윤은헌：자네도 매니저이기 이전에 한 회사의 대표니까.
윤은헌：그리고 어차피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들른 김에 온 것 뿐이니까 신경 쓰지 말도록.
매니저：네! 감사합니다, 대표님.

윤은헌：인사 치레는 됐으니 이것부터 읽어 보게.
매니저：어, 이건….
윤은헌：다음 작품 시나리오들이네.
윤은헌：자네의 의견이 어떤지 좀 듣고 싶군. 일단 한 번 쭉 훑어 보도록.
매니저：앗, 네.

 

(잠시 후….)

윤은헌：다 읽어 봤나? 어떻지.
매니저：네, 1번 작품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네요.
매니저：근데 잘 못하면 너무 뻔한 작품이 될 것도 같은데요.
매니저：좀 변칙적인 요소를 넣어 주는 게 신선하지 않을까요?
윤은헌：흐음…. 과연. 다른 작품은 어떻게 생각하지.
매니저：2번 작품은 설정이 너무 파격적인 것 같은데 작품성이 괜찮네요.
매니저：근데 연출이 굉장히 까다로우실 것 같아요.
매니저：대본이 파격적이니까 연출은 좀 안정적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은헌：…자네, 안목 많이 좋아졌군.
매니저：그런가요?
윤은헌：그래. 처음에는 뭐랄까, 직감적으로 좋은 걸 뽑는다는 느낌이어서 다소 자네 스스로도 확신이 없어 보였는데….
윤은헌：이제는 노련하게 작품을 분석할 줄도 아는군.
매니저：대표님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는걸요.
윤은헌：아니, 이 정도 안목을 가진 사람은 업계에서도 드물지.
윤은헌：나중에 기획사 사업 그만 두고 평론가로 나서도 될 정도야.
매니저：칭찬 감사합니다.

윤은헌：나야말로. 자네에게 신세를 졌군.
윤은헌：자네가 지적한 대로 작품을 좀 더 손 봐야겠어.
윤은헌：나중에 자네 기획사 스타들을 쓸 수도 있겠군.
매니저：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은헌：아, 그래. 난 이만 가 보겠네.
윤은헌：…그럼 이 쪽 시나리오는 좀 더 상세한 연출을….

(문을 열고 나가실 때까지도 윤 대표님은 깊게 생각에 잠기신 얼굴이셨다.)

매니저：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 달칵 -

매니저：후아…. 저 까다로우신 윤 대표님께 칭찬을 다 받을 줄이야….
매니저：게다가 사무실로 찾아와 주시기까지 하고….
매니저：그러고 보니 빚도 이젠 얼마 안 남았네. 아무리 갚아도 못 갚을 것만 같더니.
매니저：회사도 나도 어느 새 이렇게 커졌나 몰라.
매니저：…새삼스럽지만. 후후.

(그래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모두와의 인연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거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