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7화- 우리 결혼할까요? 빈

매니저：빈, '아주 평범하고 특별한 하루'라는 예능 알아?
빈：아, 그거 스타랑 매니저가 가상 부부가 돼서 하루를 보내는 예능 아냐?
매니저：어, 잘 아네? 혹시 너도 봐?
빈：아니. 난 안 보는데 린이가 완전 애청자라서.
매니저：사실 그게 요즘 완전 뜨는 예능이거든.
빈：그렇구나.

매니저：응. 그래서 말인데, 우리도 하자.
빈：…응? 뭘?
매니저：그 예능 말이야. 너랑 나랑 부부 컨셉으로 하루를 보내는 거지.
빈：매니저랑… 나랑?
매니저：응. 어때?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빈：재미…도 재미지만….
빈：매니저는 어때?
매니저：…응?

빈：매니저는… 나랑 부부 하고 싶어?
매니저：엉? 내 의견이 중요한 거야?
빈：중요하지. 혼인은 원래 쌍방이 원해야 하는 거잖아.
매니저：그, 그건 그렇지만….
빈：그래서…, 어때?
빈：매니저는 나랑 결혼 생활…, 하고 싶어?
매니저：나야…. 하고 싶지.
빈：정말? 그럼 하자.

(으, 음…. 빈의 의향을 물으려고 했는데 어째 내 의향만 답해 버리고 말았네.)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촬영 당일.)

빈：음…. 이거 미션 수행만 하면 되는 거 맞지?
매니저：응. 문자로 슬슬 보내 주신댔는데…. 슬슬 올 때가….

- 띠링 -

매니저：아, 왔다. 첫 번째 미션!
빈：첫 번째 미션!
매니저：…부부 간에 애칭을 만드시오?
빈：부부끼리 부르는 애칭…?
매니저：뭐, 흔히 부르는 자기야 같은 그런 거 말이지.
빈：…생각해 보니까 우리 늘 이름으로만 불렀구나.
매니저：그렇네. 애칭은 처음이야.
빈：저기, 매니저. 나 매니저가 불러 줬으면 하는 애칭이 있는데.
매니저：응? 뭔데? 말해 봐 봐.

빈：서방님!
매니저：…응?
빈：서방님이라고 불러 줘!
매니저：…그럼 넌 날 뭐라고 부르는데?
빈：내 각시.
매니저：…….

(빈, 네가 직구인 건 알고 있었지만….)

매니저：의외로 취향이 고풍스러웠구나.
빈：헤헷.
빈：그리고 실은 각시한테 꼭 듣고 싶은 말도 있어.
매니저：듣고 싶은 말?
빈：응! 서방님, 다녀오셨어요? 밥부터? 목욕부터? 아님….
매니저：스톱. 거기까지.

(…….)

 

(빈과 나는 두 번째 미션인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서 인근의 마트에 와 있었다.)

빈：으음, 이 마트보단 사거리에서 조금 더 나가면 있는 마트가 더 싼데.
매니저：빈…이 아니라 서방님. 혹시 모르고 있었어?
빈：응?
매니저：여기 오늘 특가 세일인데.
빈：헉!
빈：이, 이럴 수가! 내가 특가 세일을 놓칠 뻔하다니!
빈：요즘 너무 풍족하게 살았다고 나태해졌어…!
매니저：아니, 뭐…. 괜찮지 않나?
매니저：서방님이 까먹으면 내가 챙기는 거고, 내가 까먹으면 서방님이 챙기면 되지.
빈：앗, 그렇네! 부부는 일심동체니까.

(일심동체가 된 우리 부부는 종횡무진 마트를 누볐다.)

빈：매니저! 아, 아니. 각시야! 여기 시식 만두 좀 먹어 봐.
매니저：어디 어디….

- 덥썩 -

매니저：…먹어 보라며? 내 손은 왜 잡아?
빈：각시는 입만 벌리면 돼. 자, 아~ 해 봐.
매니저：…그냥 줘. 내가 먹을게.
빈：에이, 뺄 거 없어. 우린 부부잖아.
매니저：…그, 그렇지. 참.
빈：자, 아~
매니저：아~

- 쏙 -

- 오물오물 -

빈：어때? 맛있지!
매니저：오, 만두피가 쫄깃쫄깃한데?
빈：그렇지? 맛있지~
빈：각시야, 그럼…. 우리 부대찌개에 이것도 넣자.
매니저：응, 그러자. 맛있을 것 같네.

(…….)

 

빈：오늘의 전투는 만족스러웠어. 그치? 각시야.
매니저：응. 가격 대비 품질이 대단히 훌륭해!
빈：우리 돈 엄청 아꼈지?
빈：원가대로 샀으면…. 으으, 상상도 하기 싫어.
매니저：후후, 이대로 가다간 부자 되는 건 시간 문제겠는걸?!
빈：핫, 그럼 매일같이 소시지, 고기 반찬도 꿈이 아닌 거야?
매니저：아니, 그건 지금도 가능하지만 건강이랑 몸매 관리 때문에 안 하는 거야.
빈：그, 그랬구나….

빈：아무튼 네가 내 진짜 각시가 되면 평생 배고플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매니저：그 걱정일랑 접어 두시지요, 서방님.
빈：응!

(…….)

 

빈：잘 먹었습니다~
매니저：후아. 진짜 배 터지게 잘 먹었다.
빈：각시야. 미션 새로 온 거 없지?
매니저：응. 없어요, 서방님.
빈：…그, 그럼 오늘 촬영은…. 이걸로 끝….

- 띠링 -

매니저：다행히도 이렇게 끝은 아닌 모양이네.
빈：하핫. 그렇구나.
빈：아, 문자 뭐라고 왔어?
매니저：음…. 보자, 마지막 미션.
매니저：오늘이 가기 전에 부부 데이트를 즐기시오…. 라는데?
빈：부부… 데이트?

빈：음…. 이 시간에 데이트할 만한 데가….
매니저：에이, 뭐. 데이트가 별 건가.
매니저：둘이서 잠깐 요 앞에 나가서 한 바퀴 쭉 돌고 오자.

 

(잠시 후….)

매니저：밤 공기가 시원~하네.
빈：그러게. 되게 기분 좋다.
매니저：엇, 놀이터다!
빈：우리 놀이터에서 좀 놀다 갈까?
빈：내가 그네 밀어 줄게.
매니저：그럼 나야 좋지! 잘 부탁해, 서방님.
빈：맡겨만 줘. 각시야.

- 털썩 -

- 끼익… 끼익…. -

매니저：와, 그네 진짜 오랜만에 타 본다.
빈：그렇네. 나도 그네 밀어 주는 건 진짜 오랜만이야.
매니저：애들…이 아니라 도련님들이랑 아가씨 그네는 서방님이 밀어 줬지?
빈：응. 내 전담이었지.
매니저：어쩐지…. 미는 솜씨가 범상치 않더라니.
빈：하핫, 숙련자의 손놀림을 알아채시다니 역시 우리 각시는 대단해.
매니저：누구 각시인데, 그럼.

매니저：아, 잠깐만. 서방님 나 내릴게.
빈：응? 이제 그만 탈래?
매니저：응. 난 탈 만큼 탔으니까 이제 서방님이 타.
매니저：내가 밀어 줄게.
빈：으음…. 각시가 타는 게 더 그림이 되지 않을까?
매니저：그림이 다 무슨 상관이야.
매니저：그림 걱정은 저기 저 카메라 든 사람들이 하는 거지.
매니저：서방님이랑 난 즐기기만 하면 되거든요.
빈：아하하, 그렇네. 각시 말이 맞아.
빈：그럼, 잘 부탁할게요.
매니저：응. 맡겨만 주세요.

- 털썩 -

- 끼익… 끼익…. -

빈：이건 진짜 오랜만이네.
매니저：그래?
빈：응. 부모님이 계실 적에는 부모님이 밀어 주시기도 했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
매니저：…….

(빈….)

빈：…이제 곧 오늘 하루가 끝나는구나.
매니저：그렇네.
빈：하~ 아쉽다. 오늘 하루 정말 좋았는데.
매니저：좋았어? 평소랑 별로 다를 거 없는 하루였던 것 같은데.
빈：응. 그러니까.
빈：결혼해서 사랑하는 각시랑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게 내 꿈이었거든.
빈：서로 닭살 돋는 애칭도 부르고…. 같이 장도 보고…. 같이 밥도 먹고….
빈：이렇게 데이트도 하고….
매니저：…….
빈：히힛, 별 볼 일 없지?
매니저：…아니, 멋진데? 소박하고 예뻐.
매니저：네 말을 듣고 보니 나도 그런 가정을 꾸리고 싶어지는걸.

빈：저기, 각시야. 우리 아직 부부지?
매니저：응? 응. 아직 하루 안 지났으니까.
빈：음…. 갑자기 든 생각인데…. 우린 행복한 부부 같아.
빈：왜냐하면…. 우리는 바라보는 곳이 같으니까.
매니저：…그런가?
빈：응. 서로를 바라보는 건 연인,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건 부부거든.
매니저：그게 무슨 말이야?
빈：그냥. 각시랑 나랑 꼭 진짜 부부 같다는 그런 뜻?
매니저：뭐, 뭐, 뭐래.
빈：하핫. 각시야, 우리 이제 슬슬 들어갈까?
매니저：…응. 그러자, 서방님.

- 꼬옥 -

(그 날 밤.)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손을 꼭 마주잡은 채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