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4화- 커플입니까?

(일 관계로 홀로 영화관을 찾은 어느 날.)

매니저：감독님도 참…. 시사회 일정 때문에 아무리 바쁘셔도 그렇지.
매니저：영화관까지 직접 오라고 하시다니….
매니저：응? 저건….

매니저：혁준 아저씨….
매니저：…랑 희연 언니?!
매니저：왜 저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거지?

 

권혁준：야, 이번 영화는 진짜 아닌 것 같다.
진희연：…감독 녀석… 재미있을 거라고 추천하더니….
진희연：한 시간도 넘게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이렇게 고역일 줄은….
권혁준：요 앞에 나가서 좀 걷자. 나도 몸이 찌부드드해.
진희연：음…. 그럴까?

(심지어 꽤… 친밀해 보이잖아?)

매니저：그러고 보니 저 두 사람….
매니저：꽤 오래 전부터 사귄다는 소문이 파다했었지….

(설마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매니저：아니, 아니지. 아직 저것만으로 사귄다고 보긴 일러.
매니저：애정행각 같은 것도 전혀 없었고 말이지….
매니저：…좋았어.
매니저：내겐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알아야 할, 사촌 동생으로서의 의무가 있단 말씀!

(그러니까 조금만… 따라가 볼까?)

(…….)

 

(희연 언니와 혁준 아저씨를 졸졸 따라간 지 약 20분 째.)

매니저：…역시 저 두 사람, 사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단 둘이 영화 보고, 나란히 공원에서 산책하고….)

매니저：게다가 중간 중간 귓속말까지….

(누가 봐도 데이트지, 이거.)

매니저：응? 이젠 카페에 들어가려는 건가….

- 저벅저벅, 탁. -

(어, 희연 언니가 갑자기 멈춰 섰는데…. 뭐지?)

 

진희연：…나와.
매니저：…허, 헉. 설마….
진희연：너, 당장 못 나와?!

(드, 들켰다!)

매니저：도, 도망가야…!
진희연：어설프게 쓰레기통 뒤에 숨어있는 거 잡으러 가기 전에 당장 나와!
매니저：…….

- 스윽 -

 

매니저：하, 하하…. 희연 언니, 안…녕.
권혁준：쯧쯧쯧….
진희연：왜 기분 나쁘게 사람을 졸졸 따라다녀?!
진희연：언제 지쳐 떨어지나 두고 봐 줬더니 쪼끄만 게 아주 파파라치가 따로 없어!
매니저：…….
권혁준：야야, 그 쯤 했으면 됐….
진희연：넌 좀 가만히 있어!
매니저：언니가….
진희연：…뭐?
매니저：언니가 걱정돼서 그렇지!
매니저：그 나이가 되도록 연하남, 연하남을 그렇~게 부르짖더니 결국 고르고 고른 게 혁준 아저씨 같은 우락부락한 아저씨…! 헉.
진희연：…….
권혁준：…….

- 따악! -

- 빠악! -

(…….)

 

매니저：…돌주먹으로 사람을 내리치다니.
진희연：시끄러. 네 머리가 돌이라서 우리 손이 더 아프거든.
매니저：…쳇.

매니저：근데…. 둘이 진짜 친구야?
진희연：그럼 설마 사귀겠냐? 얘랑? 내가?
권혁준：진희연 같은 여자친구라니… 소름 끼치잖아.
진희연：야, 그건 내가 할 말이거든?!
매니저：뭔가…. 두 사람…, 안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어울리네.
진희연, 권혁준：뭐?!
매니저：아니, 친구로서. 친구로서 어울린다고요.

권혁준：뭐…. 알게 된 지도 꽤 오래 됐으니까.
권혁준：처음 만났을 때는 견원지간이 따로 없었지만 말이다.
진희연：처음 만났을 때라….
진희연：그게…. 벌써 10년…까지는 안 됐고….
권혁준：아니, 10년 다 되어 가지 않….

- 꽈악! -

권혁준：크악!

(…….)

 

(몇 년 전, CF 촬영장.)

스태프１：희연 씨, 희연 씨. 그거 들었어?
진희연：네? 뭐요?
스태프１：우리랑 이번에 작업할 권 실장 말이야.
스태프１：원래 뒷세계 사람인데 연줄로 실장 자리 하나 꿰찼….
스태프１：크, 크흠. 자, 준비할까?

권혁준：반반한 얼굴로 요즘 몸값 좀 올리고 있다는 애송이가 너냐?
진희연：…진희연입니다.
권혁준：이번 광고 컨셉 알지?
진희연：여성의 매력을 강조한 컨셉이라고….
권혁준：딱 까놓고 말해서, '섹시'를 강조할 거야.
권혁준：장담하는데, 야하기만 하면 무조건 팔려.

(잠시 후….)

권혁준：거기서 더 도발적으로!
진희연：…….
권혁준：허벅지에 손 올리고! 화면에 확 들어오게!
진희연：…….
권혁준：컷! 야! 너 그것밖에 못해?! 섹시 몰라? 섹시?!
권혁준：야! 가서 물 가져와. 물이라도 확 끼얹어야지 안 되겠어.
권혁준：제일 섹시한 애로 보내랬는데 웬 멀대를 데려와선…!
스태프２：여, 여기 물 가져왔습니다!

- 촤아악 -

진희연：……하.
권혁준：뭐야, 너 방금 코웃음 쳤….
진희연：섹시? 섹시 같은 소리 하네.
진희연：그렇게 저질스러운 광고나 찍으니까 네가 삼류인 거야!
진희연：네가 진짜 프로라면 제품과 모델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야 할 거 아냐!
진희연：뭐? 야하기만 하면 팔려?
진희연：너, 야한 것 말고는 찍지도 못하지?
권혁준：…너, 너…!

진희연：그리고 너! 겉이 삭아 보여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더니 나보다 한참 아래라며!
진희연：쥐방울만한 게 어디서 야, 야 거려?!
진희연：깍듯하게 진희연 씨라고 안 불러? 어?!
권혁준：……하.

권혁준：…너…, 쭈뼛쭈뼛 길쭉하기만 한 멀대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강단 있잖아?
권혁준：야! …아니지. 진희연 씨. 일로 와 봐.
권혁준：섹시 말고, 그 쪽이 생각해 둔 컨셉 있으면 줄줄 풀어 놔 봐.
권혁준：일단, 들어나 보자고.

(…….)

 

매니저：그래서요?
진희연：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진희연：내 기획대로 한 광고는 대박. 광고주는 돈방석.
진희연：이 자식은 단박에 유명해졌지.

권혁준：아무튼 그 광고가 대박 나는 바람에 나중에 밥 한 끼 같이 했는데,
권혁준：그 때 보니 의외로 성격이 잘 맞아서 어울리게 된 거다.
진희연：이 모자란 놈 내가 안 놀아 주면 누가 놀아 주나 싶어서 이 언니가 봉사 중이었달까.
매니저：…솔직히 말해서…. 혁준 아저씨가 희연 언니보다 연하였다는 점이 제일 충격적이네요.
권혁준：뭐야, 너 몰랐냐? 내가 올해 서른이고 얘가 올해 서른…

- 콰악 -

권혁준：크악!!!
진희연：뭐, 내 나이가 뭐.
매니저：언니 올해 서른…하나죠?
진희연：응. 우리 조카 잘 아네?

(벌써 몇 년째 그 나이로 고정인데 모를 리가 있나요.)

권혁준：야…. 넌 어떻게 사촌 동생한테도 나이를 속이냐?
진희연：시끄러. 나이 얘기하지 말라고 했지?

- 삐빅 -

권혁준：야, 나 콜 왔다. 들어가 봐야 돼.
진희연：나도 곧 스케줄 있어.
진희연：매니저, 그럼 우리 이만 가 볼게.
매니저：응, 언니.
권혁준：조심해서 들어가라. 다음에 보자.
매니저：네. 다음에 뵐게요.

진희연：너 가는 길에 KMS 방송국 들르면 나 좀 태워다 줘.
권혁준：뭐래. 반대 방향이거든. 네 차 타고 가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이가 좋으시다니깐.)
(나도 저렇게 함께 나이를 먹어 갈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