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5화- 막장 드라마, 원영

매니저：원영! 짜잔. 이게 뭐게.
원영：대본.
매니저：아, 진짜 반응 밋밋한 것 좀 봐….
매니저：대본은 대본이지만 이 대본은 그냥 대본이 아니야!
매니저：요즘 가장 인기라는 최 작가님의 신작 드라마 대본이거든!
원영：그 작가 작품은 좀…, 나랑 안 맞는 것 같던데.
매니저：보기도 전에 그렇게 편견 가지면 못 써요. 원영 어린이.
원영：누가 어린이냐.
매니저：한 번 봐 봐. 요번에는 좀 파격적인 설정이라던데…?

- 팔락팔락 -

원영：…설마 여기 형광펜으로 되어 있는 역은 아니겠지.
매니저：응? 맞는데?
원영：…하아. 역시 그 작가랑은 안 맞는 것 같다만.
매니저：쓰읍. 너 맨날 딱딱하고 무거운 역만 하면 이미지 고정돼.
매니저：가끔은 이런 역도 맡아 봐야지.
원영：…그건…, 정론이군.
매니저：후훗. 당연하지!
매니저：이 대본은 내가 특~별히 원영을 생각해서 받아 온 대본이란 말씀!
원영：…하아.
매니저：에이, 그렇게 한숨만 푹푹 쉬지 말고, 일단 리딩부터 해 보자!
매니저：막상 해 보면 또 괜찮을 수도 있잖아.
원영：…그랬으면 좋겠지만.

(…….)

 

매니저：그래. 오늘은 어딜 가 볼까?
원영：사모님과 함께라면 어디든지요.
매니저：진형아? 저번에도 내가 말했을 텐데? 사모님이 아니라~
원영：…누님.
매니저：오호호호, 옳지.

- 팡팡 -

원영：잠깐, 너… 지금 어딜….
매니저：응? 엉덩이 팡팡 두들겼는데?
매니저：봐, 지문에 그렇게 쓰여 있잖아.

(대본을 확인한 원영의 안색이 순식간에 안 좋아졌다.)

 

원영：…….
매니저：뭐해? 리딩 안 해?
원영：…하아.
원영：골…프장은 어떠세요?
매니저：그럴까? 둘이서 골프장 가는 것도 오랜만이지~
매니저：우리 진형이… 골프 연습 많이 했어?
원영：저번에 누님이 회원권 끊어 주신 덕분에 조금요.
매니저：어머나, 그래? 오늘은 우리 귀염둥이 스윙 실력 좀 봐야겠는걸?

- 팡팡 -

원영：…….
원영：영…광이에요. …누님.
매니저：힘 내! 우리 귀염둥이!

- 팡팡 -

원영：…….

 

(아, 웃으면 화낼 텐데…. 차, 참을 수가 없다!)

매니저：…큭… 푸흡….
원영：…하아.
원영：역시 이 장면은 아닌 것 같다.
매니저：응? 왜? 난 너무너무 재밌는데?
원영：네가 자꾸 변태같이 만져서 몰입이 안 된다.
매니저：벼, 변태라니 누가 변태야!
원영：너.
매니저：…쳇.

(좀 만진 건 사실이지만 변태같이 만진 적은 없거든?)

매니저：그럼 이 장면 말고 어느 걸로 할 건데?
원영：이걸로 하지. 씬 45.
매니저：보자, 씬 45…. 사모님이 회사의 기밀 정보를 흘리는 씬이네.

(…….)

 

원영：요즘 자주 불러 주시네요.
매니저：응? 그랬나?
원영：네.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뵀었는데, 요즘은 거의 주마다 뵙는 것 같아요.
매니저：뭐, 어쩔 수 없지. 요즘 좀 한가하거든.
매니저：회장님이 매일 회사 일로 바쁘시니까.
매니저：한혁이를 전무이사로 올리시려고 물밑 작업 중이시거든.
매니저：하아, 정말이지. 그 놈의 한혁이, 한혁이….
매니저：한혁이 타령 좀 그만…!

- 와락 -

매니저：…뭐, 너 무슨…!
원영：그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원영：다른 남자 이야기, 듣기 싫다…고요.

- 두근두근 -

매니저：…….
원영：지금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이, 이런 대사가 대본에… 있었나?)
(으아…. 너무 꼭 끌어안아서 대본을 볼 수가 없잖아…!)

 

원영：…너는 내….
매니저：저, 저기. 원영…. 대, 대본을 볼 수가 없는데….
원영：…아.

(아플 정도로 나를 끌어안고 있던 원영의 팔이 사르르 풀려났다.)

원영：…여기까지, 하지. 수고…했다.
매니저：…어, 어어… 너도.

(으으… 이 어색한 공기는 뭐람?!)
(게다가 얼굴은 또 왜 이렇게 화끈거리는 거야!)

매니저：너, 너, 너! 그렇게 갑자기 끌어안는 게 어디 있어!
매니저：대본에도 없는 장면을 막 연출하지 말라고!
원영：…애드리브.
매니저：어, 엉? 애드리브…?
원영：아아. 배우라면 그 정도 애드리브는 기본이지.

(확실히… 자연스러웠…나? 그랬나?)
(…틀렸어. 너무 떨려서 잘 기억이 안 나…!)

 

매니저：뭐, 뭐…. 그런 거라면야…. 흐흠….
원영：매니저, 너…. 얼굴이….
원영：설마 뭐, 다른 생각이라도…. 한 건가.
매니저：다, 다른 생각이라니! 뭔 다른 생각?!
원영：…했군. 다른 생각.
매니저：뭔지는 모르겠지만 안 했거든?!
원영：뭐, 안 했다고 해 주지.
매니저：해 주는 게 아니라 진짜 안 했다니까?!

(그나저나 기분 탓인가?)
(원영…, 묘하게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이란 말이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