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3화- 야식이 필요해, 빈

(늦은 밤.)

매니저：후아, 이 건은 대충 마무리했고….
매니저：이제 남은 건….

- 꼬르륵 -

매니저：…그러고 보니 일 때문에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지, 참.
매니저：보자, 급한 일은 거의 다 정리했으니까….

- 꼬르르륵! -

매니저：…먹을 만한 게 있었나 좀 찾아 볼까.

(…….)

- 부스럭 부스럭 -

매니저：…응? 웬 요플레?
매니저：어, 뚜껑에 뭐라고 쓰여 있네.

 

[린이 꺼. 손 대면 죽음.]

매니저：…'죽음'이라는 글자가 유독 강조되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매니저：린이가 알면 불벼락이 떨어지겠지만….

- 꼬르륵 -

매니저：으…. 역시 배고픈걸.

(…먹을까, 말까.)

매니저：아! 먹고 내일 잽싸게 새로 사다 넣어 놓으면 되겠다.

(미안해, 린아!)

매니저：자, 이제 먹어 보실…!
빈：매니저? 요플레 들고 뭐 해?
매니저：엄마야!

- 우당탕! -

 

빈：헉, 매니저! 괜찮아?!
매니저：으, 으아…. 요, 요플레….
빈：요플레?
매니저：빈…. 난 괜찮지만…. 요플레가….
빈：아, 방금 쏟은 게 요플레야?
매니저：…응.
빈：혹시 이거…. 린이 꺼 아냐?
매니저：헉, 어떻게 알았어?
빈：뚜껑에 쓰여 있잖아.
매니저：…아.

매니저：…그, 그게 사실… 너무 배가 고파서….
매니저：내일 바로 채워 넣으려고 했거든….
매니저：…그… 미안.
빈：에이,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
빈：먼저 발견한 사람이 임자지.
매니저：…그…런가?
빈：응. 당연하지.

빈：그나저나 린이 녀석….
빈：당장 먹을 게 있는데도 안 먹고 남겨 두면 다른 사람한테 뺏겨도 할 말 없다고 누누이 가르쳤는데 먹을 걸 남겨 놓다니….
빈：…버릇이 나빠졌는걸.
매니저：…….

빈：음, 아무튼 이건 못 먹게 되어 버렸고….
빈：라면 같은 것도 없어?
매니저：…없어, 라면.
빈：…그렇구나.
매니저：…하아. 말할 기력도 없어….
빈：매니저, 많이 배고파?

- 꼬르르륵 -

매니저：…대답이 됐을 거라고 믿어.
빈：으, 응.
빈：…음… 매니저. 여기서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봐.

(…….)

 

빈：매니저, 먹을 거 구해 왔어.

- 와르르 -

매니저：건빵에… 초콜릿에… 육포…?
매니저：이게 다 뭐야?
빈：헤헷, 이거…. 실은 내 비상식량이야.
매니저：…너 어디 전쟁 나가? 웬 비상식량?
빈：우리, 사는 게 전쟁이잖아. 비상식량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매니저：아니, 그거랑 그건 전혀 다른 것 같은데….
빈：음…. 실은 습관 같은 거야.
빈：언제 다시 또 배고프게 될지 모르니까.

(…빈….)

매니저：…참 나, 쓸데없는 걱정 하긴.
매니저：네가 왜 다시 배를 곯아? 내가 있는데.
빈：매니저가 나 책임질 거야?
매니저：당연하지! 너랑 나는 일심동체야.
매니저：계약서에 도장 쾅 찍은 날부터 우리는 운명 공동체라고!
빈：…그렇구나.

- 꼬르륵 -

빈：…….
매니저：…….
빈：매니저, 어서 먹어.

(근데 빈의 피 같은 비상식량을… 내가 막 먹어 버려도 되는 걸까.)

매니저：이거, 진짜 내가 먹어도 돼?
빈：물론이지!
빈：매니저가 날 책임져 준댔으니까 나도 매니저를 책임질 거야.
빈：…운명 공동체잖아, 우리.
매니저：빈….

(…….)

 

(결국 빈과 나는 마주보고 앉아 비상식량을 나눠 먹게 되었다.)

- 우물우물 -

빈：맛있어, 매니저?
매니저：응. 이 육포 진짜 맛있다. 쫄깃쫄깃하고.
빈：정말? 그렇게 맛있어?
매니저：으, 응.

(먹고 싶은 건가? 왜 저렇게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본담.)

- 부스럭 부스럭 -

매니저：빈, 너도 먹어.
빈：음….

(빈은 내가 내민 새 육포와 내가 씹고 있는 육포를 번갈아 봤다.)

매니저：왜 그래?
빈：있지, 그게 더 맛있어 보여.
매니저：…엉?
빈：매니저가 먹고 있는 게 더 맛있어 보인다고.
매니저：똑같은 육포인데 그런 게 어디 있어?
빈：아냐, 매니저. 같은 육포라도 육즙이 진하게 밴 쪽이 훨씬 맛있어.
매니저：공장에서 만든 육포가 다 거기서 거기지.
빈：아냐. 그 쪽이 더 맛있어 보인대도 글쎄.
매니저：…참 나, 자.

(나는 결국 먹고 있던 육포를 빈에게 양보했다.)
(빈은 뺏길 새라 받아 든 육포를 얼른 베어 물었다.)

- 오물오물 -

빈：…헤헷.
매니저：왜 그렇게 웃어? 역시 맛 똑같지?

- 오물오물 -

빈：아~니.
빈：이 쪽이 훨~씬 더 맛있어.
매니저：…진짜? 그 쪽이 더 맛있어?
빈：응. 이 쪽이…. 달아, 훨씬.
매니저：…참 나, 그 단 맛은 아마 내 침일 거다.
빈：응. 그러니까.
매니저：그러니까는 무슨.

 

빈：매니저, 이번에는 건빵도 먹어 보지 않을래?
매니저：왜, 이번엔 건빵 뺏어 먹게?
빈：아하하….
빈：들켰다.
매니저：거 참, 양도 많은데 왜 자꾸 내가 먹던 것만 뺏어 먹으려고 해?
빈：맛이 다르니까 그렇지.
매니저：다르긴 뭐가 다르다는 거람.

- 부우욱 -

(나는 새로운 육포를 뜯어서 방금 전과 똑같이 우물거렸다.)

- 우물우물 -

매니저：…똑같잖아!
빈：아니야. 이건….

(빈이 들고 있는 것은…. 내가 아까 먹던 육포.)

빈：매니저의 맛이 나.
매니저：그러니까, 내 침 맛?
빈：…매니저,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빈：아무리 나라도 좀… 쑥스러운데.
매니저：…네가 쑥스러워하는 포인트를 모르겠거든.

(아무튼 빈과 단 둘이 사이좋게 비상식량을 나누어 먹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