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3화- 야식이 필요해, 이안

(늦은 밤.)

매니저：후아, 이 건은 대충 마무리했고….
매니저：이제 남은 건….

- 꼬르륵 -

매니저：…그러고 보니 일 때문에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지, 참.
매니저：보자, 급한 일은 거의 다 정리했으니까….

- 꼬르르륵! -

매니저：…먹을 만한 게 있었나 좀 찾아 볼까.

(…….)

- 부스럭 부스럭 -

매니저：아, 토마토다.
매니저：갈아 먹으려고 사다 놨었지, 참.

- 부스럭 부스럭 -

매니저：…믹서는 또 어디 간 거야.
매니저：하아…. 칼도 꺼내기 귀찮은데….
매니저：…그냥 뜯어 먹을까.

 

이안：토마토 들고 뭐 하냐?
매니저：…아, 이거. 갈기 귀찮아서 그냥 뜯어 먹을까 하고.
이안：…….
매니저：왜 야만인 보듯이 그렇게 봐?
이안：멀쩡한 칼 놔 두고 그걸 왜 통째로 먹으려고 하는 건데?
이안：즙이 줄줄 흐를 거라는 생각은 못 하냐?
매니저：…아, 그렇구나 참.
이안：…하아.
이안：줘 봐.
매니저：엇, 네가 잘라 주려고?
이안：됐으니까 군소리 말고 거기 얌전히 앉아 있어.

(…….)

 

- 탁탁탁탁 -

- 치이익 -

매니저：…….

(칼 다루는 솜씨만 봐도 예사롭지가 않다.)
(면을 삶고 토마토를 다져서 소스를 만드는 게 그야말로 순식간.)

이안：…후우.

(눈 깜빡할 새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마토 파스타 한 접시가 완성됐다.)

- 탁 -

이안：옛다. 먹어.
매니저：너…, 너 요리 못하는 거 아니었어?
이안：내가 언제? 난 그런 말한 기억 없는데?
매니저：그…!
매니저：그런 말… 한 적은 없…긴 하지만.
이안：됐으니까 식기 전에 먹기나 해.

 

- 달칵 -

매니저：잘 먹겠습니다.

- 오물오물 -

이안：…….
매니저：…….
이안：야, 뭐라고 말 좀 해.
매니저：…언빌리버블!
이안：…뭐?
매니저：이안이 만든 거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맛있어.
이안：…칭찬인지 욕인지 한 가지만 해라?
매니저：칭찬, 아니 극찬이거든!
매니저：완전 맛있어! 너 진짜 다시 봤어!
이안：훗, 이 정도 쯤이야.

- 우걱우걱 -

이안：야, 천천히 좀 먹어. 이 밤에 체해서 응급실 가지 말고.

- 우물우물 -

매니저：진짜 맛있어….
이안：참 나.

- 우걱우걱, 꿀꺽 -

매니저：이안.
이안：왜.
매니저：뭔가 좀 모자란 느낌인데…. 남은 거 없어?
이안：없어. 그만 좀 먹어.
매니저：쳇.

 

(…….)

매니저：으하… 잘~ 먹었다.
이안：…어떻게 소스 한 방울을 안 남기고 싹싹 긁어 먹냐?
매니저：누구랑은 달리 난 편식은 안 하는 주의거든.
이안：…하여간 그런 건 잊어버리지도 않아요.

매니저：아…. 배부르니까 갑자기 졸리다….
이안：먹고 바로 자면 소 된다, 너.
이안：아니, 넌 쪼끄마니까 소가 아니라 돼….
매니저：…잠 좀 깰 겸 옥상에서 밤바람 좀 쐴까.
이안：…풋.

(…….)

 

(옥상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것은 까만 밤하늘에 흩뿌려진 반짝이는 별이었다.)

매니저：이야~ 별 예쁘다~

- 벌렁 -

이안：야, 너 여자애가 아무 데나 벌렁벌렁 드러눕지 좀 마.
매니저：뭐, 어때.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평상인데.
매니저：자자, 그러지 말고 너도 여기 좀 앉아.
이안：하아….

- 털썩 -

매니저：배도 부르고 공기도 시원하고, 좋다….
이안：뭐, 나쁘지 않네.
매니저：응, 그래서 그런지 잠이 솔솔 오는….
이안：여기서 잠들면 놔 두고 간다.
매니저：어허, 우리 사이에 무슨 섭섭한 말씀을!

- 덥썩 -

이안：뭐, 뭐야. 너 갑자기 내 허리는 왜 붙잡….

- 벌렁 -

이안：야! 너 갑자기 사람을 뒤로 확 눕히면 어떡해!
이안：내 척추 나가면 네가 책임질 거야?
매니저：뭘, 그 정도를 가지고 척추가 나가, 나가기는.
매니저：그러지 말고, 하늘 좀 봐 봐. 멋지지?
이안：…하아.
매니저：이렇게 하늘 올려다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이안：뭐, 그 동안 계속 바빴으니까.
매니저：응. 바빠도 너~무 바빴지.
매니저：그만큼 회사랑 너희가 커졌다는 뜻이니까 바쁜 게 싫은 건 아니지만….
매니저：아무리 그래도 가끔은 좀 지치거든.
이안：…….

매니저：그러니까 가끔은 이렇게 배부르게 먹고 시원한 바람도 쐬면서 여유를 부려 줘야 한다는…. 에취!
이안：하여간 밤하늘이니 뭐니 궁상은 있는 대로 떨어.
이안：똑 부러지는 척 혼자 다 하면서 밥을 제대로 챙겨 먹기를 해, 제 몸 하나 챙기기를 해….

 

-털썩 -

(이안은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내게 걸쳐 줬다.)

이안：비싼 거니까 침이나 콧물 묻히면… 알지?
매니저：…이안.
이안：왜.
매니저：너 말이야. 오늘…, 묘하게 다정하다?
이안：…뭐, 뭐?
매니저：아니, 배고프다고 하니까 파스타도 만들어 주고, 춥다고 하니 옷도 벗어 주고….
매니저：입으로 투덜거리는 건 평소랑 똑같은데 행동이 묘하게 다정하잖아.
이안：내, 내, 내가 언제?!
매니저：다정하면 좋은 거지, 뭘 그렇게 당황해?
이안：아, 몰라! 시끄러!

- 벌떡! -

이안：너 혼자 추위에 떨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 탁탁탁탁탁 -

매니저：너 그렇게 빨리 가다가 넘어진다!

- 쾅! -

매니저：…시끄러운 건 도리어 자기 쪽이면서….
매니저：하여간 자기가 시끄러운 건 생각도 안 해요.
매니저：하아…. 그래도 좋다….
매니저：날씨도 좋고…. 배도 부르고….

(그리고….)

- 꼬옥 -

매니저：…이안의 향기도 좋고.

(그렇게 따뜻한 외투에서 전해져 오는 이안의 향기가 오래도록 코 끝을 간질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