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25화- 미묘한 관계

(여느 때처럼 볼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서려던 길.)

매니저：나 왔….

(열린 문틈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빈：어떻게 생각하냐니?
원영：말 그대로…. 선배를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지 물었어요.

(…이 목소리는… 빈이랑 원영…인데….)

매니저：…웬 존댓말?
빈：강아지 같고 귀여운 여동생 같아.
원영：…여동생?
빈：어. 그 녀석 덕분에 우리 밴드부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또….
매니저：…아. 둘이 이번에 새로 할 로맨스 드라마 연기 연습 중이었구나.

(빈이 유들유들한 부잣집 학생회장 선배 역이고….)
(원영이 시큰둥하고 건방진 후배 역이었지.)

매니저：이 나이 먹고 교복까지 입어야 되냐고 투덜거리더니 열심이네, 후후.
매니저：…그나저나 지금 들어가면 방해일 테니까 조금 있다가 들어갈까….
원영：됐어요. 그 정도면.
빈：기신후, 너….
원영：제 용건은 끝났으니 먼저 올라가 볼게요, 선배.

(…….)

 

원영：…후우. 이만 들어오지 그래.
매니저：응? …어, 미안. 방해했어?
빈：아니, 집중하느라 이제 알아챘어. 언제 왔어?
매니저：방금. 지금 연습한 거…, 신작 드라마지?
원영：아아….
빈：참, 매니저. 바쁘지 않으면 여주인공 역 좀 해 줄 수 있어?
매니저：응? 내가?
원영：클라이막스 부분 말인가.
빈：응. 원래 셋이 해야 하는 부분인데, 둘이 하니까 영 몰입이 안 돼서.
매니저：음, 리딩만 해 주면 되는 거야?
원영：당연히 연기까지 해야지.
빈：걱정 마. 원영이랑 나랑 이끌어 줄 테니까 자연스럽게 따라오기만 하면 돼.

(…….)

 

빈：왜 그렇게 떨어, 긴장 돼?
매니저：…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건 처음이니까요….
빈：평소대로만 하면 돼. 걱정할 거 없어.
매니저：연습했던 대로요?
빈：응, 연습했던 대로.
매니저：실수…하지 않을까요? 음 이탈이라든가….
빈：그럼 내가 기타라도 부수지, 뭐.
매니저：…풋.
빈：아, 웃었다. 역시 넌 웃는 게 제일 예쁘….

(그리고 달칵, 문이 열리고 기신후가 들어온다.)

 

원영：둘이서 뭐 해요?
빈：…신후 왔어? 다른 애들은?
원영：곧 올 거예요. 선배, 몸은 좀 괜찮아요?
매니저：응. 사실 방금 전까지도 긴장하고 있었는데, 유연 선배 덕분에 긴장도 풀렸어.
원영：…유연 선배 덕분에….
원영：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 어제도 늦게까지 깨 있었고.
빈：…무슨 소리야? 둘이 어제 같이 있었어?
매니저：아, 어제 연습 마치고 신후가 집까지 바래다 줬….
원영：네. 같이 있었어요, 늦게까지.
빈：……….

(어? 대본이랑 대사가 좀 다른데…. 애드리브인가….)

 

원영：선배, 역시 긴장이 덜 풀린 것 같아. 얼굴도 반쪽이고….

- 덥썩 -

매니저：…엇.
원영：손도…. 차갑고.
매니저：…저, 저기. 신후야, 손 좀….

(대본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눈에 안 들어온다!)

 

빈：아까까지만 해도 방긋방긋 웃었는데….
빈：신후가 오고 나서부턴 식은땀까지 나네.

- 사락 -

(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매니저：저기, 유연 선배. 전 괜찮….

(원영과 빈은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대본대로라면 여기서 다른 멤버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지만….)

매니저：다들 왔으니까 이제 슬슬 준비하자.
빈：……아.
원영：…후우.
매니저：있잖아. 나,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두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빈：우리한테…?
원영：하고 싶은 말…?
매니저：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원영：……!!
빈：………!!

 

매니저：아, 이번 화는 여기까지네.
빈：잠깐, 다음 화 대본. 다음 화 대본 어디 있지?
원영：…여기 있다.
매니저：어? 다음 화도 하는 거야?
빈：당연하지!
원영：…그걸 말이라고 하나.

- 팔락팔락팔락 -

원영：무대 장면은 스킵하고, 그 다음 대사부터 가지.
빈：…응!

(…뭐지, 두 사람 다 묘하게 박력이 넘치는데.)

 

매니저：…이 자리는 제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자리입니다.
매니저：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고백하겠습니다.
매니저：좋아해! 반아인!
빈：……?!
원영：……?!

(얼떨결에 가리킨 손 끝에는….)

이안：푸흐흡…!
매니저：…응? 이안?
이안：…콜록콜록…! 너… 무슨! 큭…, 쿨럭! 쿨럭!

(한 손에 물통을 쥐고 연신 콜록대는 이안이….)
(음, 그냥 아무 데나 가리킨 거였는데 왜 하필 거기 서 있었니.)

 

원영：…이거, 결말이 원래 이랬나.
매니저：응? 응, 몰랐어? 반전이 매력인 작품이야.
빈：…매력, 없는데.
원영：…아아, 넣을 데 안 넣을 데 안 가리고 반전을 넣으면 이런 작품이 나오는군.
매니저：…마음에 든다고 선택할 땐 언제고 혹평은….
원영：대본 고를 땐 이렇게 사람 뒷통수 치는 엔딩일 줄 몰랐으니까.
매니저：그게 이 작가 매력이라니깐.
빈：그러니까 매력… 없대도….

(아무튼 연기자인 빈과 원영이 내 연기에 말려들 줄이야.)
(나도 이제 연기력이 제법 많이 늘었나 보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