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2화- 생각보다 사이좋은 두 사람

(평소처럼 사무실로 들어서려는데 열린 문 틈새로 익숙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안：사랑해.
매니저：헉, 뭐야?!
미유：…입에 말린 말 하지 마.
이안：그럼 어떻게 할까? 내 심장이라도 갈라서 보여줄까? 그럼 믿을래?

(아, 미유랑 이안이 연기 연습 중이구나.)

매니저：대사 들어 보니 요즘 둘이 한창 출연 중인 드라마인가 보네.
매니저：그럼 방해하지 말고 여기 있어야겠다.

 

미유：…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화려하고 반짝이는 것만 같지?
미유：보이지 않는 곳이 얼마나 진창이고 더러운지,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이안：…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이안：네 말대로 너와 난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미유：알았으면 이제 적당히 하고 당신 살 길 찾….
이안：네 세계가 진흙탕이라도 상관 없어.
이안：난… 그저 그 진창에 널 혼자 둘 수 없을 뿐이야.
미유：우민 씨….
미유：내가… 재벌집 딸이 아니라 촌부의 딸이라도 상관 없어?
이안：…당연하잖아, 그런 건.
미유：우민 씨…!

(우와…. 속눈썹 떨리는 것 좀 봐….)

매니저：역시 프로는 대단하구나….

미유：미안해, 상처 줘서. 나쁜 만 해서…! 미안해.
이안：괜찮아.
미유：그래도, 나…나 당신한테…!
이안：네가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쯤은 네 눈만 봐도 알아.
이안：그러니까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아.
미유：…사랑해, 우민 씨.
이안：나도, 사랑해. 희수야.

매니저：듣는 내가 다 부끄러워지는 대사를 잘도 읊는구나….
미유：…그래서, 어땠어, 사장님?
매니저：어, 어?
미유：우리의 열정적인 연기를 본 소감이 어떻냐고.
매니저：뭐야, 눈치 채고 있었어?
이안：당연하지. 그래서, 우리 연기를 본 소감은?
매니저：연기…. 너네 연기 진짜 소름 끼치더라.
미유：후, 이 정도 쯤이야.

(진짜 여러가지 의미로 소름이 쫙 올라왔어….)

 

매니저：…너희는 정말 배우가 천직인 것 같아.
이안：네가 웬일로 순순히 칭찬을 다 해?
매니저：배우가 안 됐으면 9시 뉴스에 부부 사기단으로 보도됐을 것 같은 연기력이었어.
미유：그건 썩 기쁘지만은 않은 칭찬이네.
이안：…동감.

이안：이 씬은 어느 정도 된 것 같고…. 다음엔 뭐 할까?
미유：글쎄…. 뭐가 좋을까….
매니저：이거 어때? Scene 36-1. 이안, 너 전에 이 장면 어렵다고 했잖아.
이안：음, 그랬지…. 넌 어때? 이 씬 괜찮아?
미유：괜찮을 것 같은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해 보자, 한 번.
매니저：그럼 Scene 36-1로 간다. 레디~ 액션!

 

(딸랑, 카페의 문이 열리고 희수가 앉아있는 카페로 우민이 들어간다.)

미유：…왔어?
이안：무슨 일로 불렀어?
미유：주주총회 건, 어떻게 된 거야?
이안：어떻게 된 거긴, 네가 아는 대로지.
미유：정말로…. 어머니 회장직 해임건 주도한 게, 당신이야?
이안：후우, 그거 물으려고 불렀어?
미유：당신이냐고, 묻잖아!
이안：알면서 뭘 또 물어?

미유：…당신만 믿으랬잖아.
이안：뭐?
미유：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나만 믿으라고! 당신이 그랬잖아!
이안：아, 맞아. 그랬지, 내가.
미유：…우민 씨….
이안：근데 넌, 설마 진짜로 그 말을 믿었어?
미유：…우민…씨…?
이안：우리 희수, 이렇게 순진해서 어떡해?
이안：이제 회장님 따님도 아니고, 디자인 실장님도 아닌데.
이안：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고?

미유：…당신…. …당신이 어떻게….
미유：날, 날 진흙탕에 혼자 두지 않겠다고 그렇게 말했으면서….
이안：그래서 내가, 널 진창 밖으로 쫓아내 주겠다잖아.
미유：…뭐?
이안：네가 그렇게 지겨워하는 상류층 사회에서, 널 추방시켜 주겠다고.
이안：바로 내가, 이 손으로.

(와… 진짜 비열함이 폭발하는구나….)

 

매니저：…어?

(근데 잠깐… 이 다음 씬이….)

미유：…나쁜, 자식…! 네가, 네가 어떻게 나한테…!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의 희수가 우민에게 있는 힘껏 따귀를 날린다?!)

매니저：컷!!! 스톱!!! 여기까지!!!

(아슬아슬하게 미유의 손이 이안의 뺨에 닿기 직전에 멈췄다.)

미유：…뭐야, 사장님. 왜 중간에 멈춰?
이안：그러게. 거기서 말리면 어떡해?
매니저：여기, 따귀 씬이잖아!
이안：그게 뭐가 어때서?
미유：그 장면이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인데?

(어휴, 난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한데 얘넨 뭐 이렇게 태연해?)

매니저：아, 아무튼 리허설은 여기까지 해. 본방 가서 실컷 찍고.
미유：흐음. 하는 수 없지.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이안：어. …후우, 집중해서 했더니 피곤하네.
미유：난 배고파. 사장님, 나 씻고 올 테니까 먹을 것 좀 차려 놔 줘.
이안：야, 내 것도 잊지 말고.

(미유와 이안은 나란히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아무튼 저 둘, 진짜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