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8화- 같은 기분

- 똑똑 -

린：…그냥 들어와요. 새삼스레 노크는.

- 달칵 -

 

매니저：빈은 아직 씻고 있니?
린：네. 요즘 따라 엄~청 오래 씻더라구요.
린：옛날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목욕조차 10분도 안 돼서 관두더니.
매니저：…….
린：…훗. 그런데 요즘은 누구한테 그리 잘 보이고 싶어하는지, 한 번 하면 한 시간 가까이 한다니까요?
린：원래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변하는 법이잖아요.
매니저：뭐…? 그럼 빈이가 지금 누굴 좋아하고 있단 거야?
린：아, 아니 뭐…. 딱히 그렇다는 게 아니라…. 암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요!
린：…사장 언니가 보기엔 우리 오빠 어때요?
매니저：어떻냐니?
린：눈치 없긴. 남자로서 어떻냐구요.
매니저：어…?

린：혹시, 완전 별로예요? 이상하다. 내가 보기엔 제법 괜찮아 보이는데….
린：생각해 봐요. 우리 오빠, 꽤 매력 있지 않아요?
린：잘 생겼지, 착하지, 노래 잘 하지, 피부 하얗지, 키 크지….
린：게다가 배려심은 또 얼마나 좋은지!
매니저：갑자기 왜 어울리지도 않는 오빠 칭찬을 해?
린：…사람이 진지하게 말하면 좀 진지하게 들어요! 진짜 김 빠지네!
매니저：왜 또 혼자 흥분까지 해? 그런데….
린：?

매니저：린이 너 오늘 어디 가니? 좀 꾸몄네?
린：후훗, 티 좀 나요? 실은….
린：…오빠가 준 티켓으로 케이 오빠랑 연극 보러 간다고 말 못하지.
매니저：뭐…? 케이랑 연극?
린：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따가 일 잘 다녀와요! 우리 오빠도 잘 챙겨 주고!

(오빠가 준 티켓이라고…? 분명 빈은 린이와 케이가 잘 되는 걸 결사 반대했었는데….)
(음, 린이가 저렇게 수상하게 구는 걸 보면 분명 둘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었을 거야. …대체 어떤 거래였을까?)

 

 
(얼마 후….)

(시기 상으로는 꽤 늦었지만, 빈의 후속곡 반응이 워낙 좋아서 뮤직비디오까지 추가로 만들게 되었다.)

감독：자, 잠깐 쉬었다 가죠! 우리 여배우님께서 전 스태프들에게 짜장면 한 그릇씩 돌리신답니다!
스태프 일동：와아아~!!
빈：통이 정말 크시네요.
여배우：호호. 뭘 이 정도 가지고요.
빈：저…, 실례가 안 된다면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매니저：……?!

(빈…, 설마 지금 작업 거는 거야?)

여배우：어머나…. 제가 아무리 마음에 드셨어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 데서….
여배우：물론 실례야 전혀 되지 않지만…. 그래요, 정 원하신다면 알려 드리죠. 제 번호는….
빈：아니요, 그 쪽 번호 말고요…. 방금 전화하신 짜장면 집 번호요.
여배우：…네? 짜장면 집…?
빈：아까 통화하시는 걸 좀 들었는데, 서비스가 엄청 좋은 것 같더라구요.
빈：다른 덴 쿠폰 열 개씩 모아야 군만두 서비스 주는 건데…. 거긴 다섯 개만 모으면 된다잖아요?
빈：이런 좋은 정보는 바로바로 흡수해야 하거든요!
여배우：아…, 그러세요….
매니저：…아, 그러세요.

(그럼 그렇지…. 나까지 민망해지려고 하네, 정말.)

빈：아, 매니저! 이거 봐!
빈：여기 이 번호 중국집, 서비스가 완전 죽인다니까? 헤헤, 나 잘 했지?
빈：우리 애들도 틀림 없이 좋아할 거다~ 다음엔 꼭 여기서 시켜 먹자!
매니저：…그러세요.

(너란 남자…, 어쩜 좋니…?)

 

(얼마 후….)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

- ♬ ♪ ♩ ♬ -

매니저：여보세요?
케이：야, 이게 뭐야! 제정신이야? 당장 상거지 바꿔!
매니저：PD님…? 무슨 일이신데요?
케이：이 자식이 웬일로 같이 연극을 보자고 표를 주더니, 자기 대신 동생을 내보냈잖아!
케이：나를 바람맞힌 것도 모자라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대신 내보내서 분위길 어색하게 만들다니!
케이：내가 얼마나 불편하게 연극을 봤는지 알아…?! 그러니까 당장 바꾸라고, 당장!!
매니저：빈, 케이가….

- 슥 -

빈：…어, 미 PD. 나야.
빈：뭐라고? 에이, 그렇게 화 낼 거 없잖아.
빈：불편했긴? 나랑 보는 것보다야 덜 불편했을 거 아냐.
빈：미 PD, 여자가 취향이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그 좋아하는 여자랑 실컷 더 놀다 와.
빈：그럼, 내가 오늘 너무 피곤해서 이만 끊을게. 좋은 시간 보내!

- 뚝 -

매니저：…너 대단하다? 케이를 상대로.
빈：이 정도야 뭐.
매니저：그런데 왜 갑자기 케이한테 린이를 붙여 주려고 한 거야? 지난 번에 얘기 나왔을 땐 그렇게나 싫어하더니.
빈：아, 그건…. 그게, 린이가 하도 좋다고 유난을 떨어 대서 버틸 재간이 없더라구…!
빈：오빠로서 좀 도와 줘야지. 별 수 있나? 하하하하.

(흐음…, 뭔가 수상한데….)

 

매니저：…암튼,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빈.

(초콜릿 하나를 건네 주자, 빈은 강아지처럼 좋아한다.)

빈：역시 너밖에 없어, 매니저!
매니저：…이럴 때만 그런 소리 하지. 아까 보니까 그 여배우랑 잘만 놀더만.
빈：내가?
매니저：뭐, 빈도 남자니까 그렇게 예쁜 여자들이 좋겠지.
매니저：이제 눈이 점점 높아지고 나면 나 같은 건 여자로도 안 보일 거야.
빈：…말도 안 돼!!
매니저：어…?

(빈…?)

빈：옛날에 나한테는 소심하다면서 뭐라 하더니….
빈：너야말로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고 있잖아.
빈：네가 얼마나 예쁘고 멋진 사람인데. 아까 그 여배우한테는 미안하지만, 네가 훨~~~씬 더 예뻐.
매니저：…….
빈：…헤헤. 좀 오글오글~거리는 대사였나?

(빈….)

매니저：…말 뿐만이라도 고마워. 쪼끔 감동했어.
빈：어어, 말 뿐만이 아니라니까?
빈：설마 내가, 네가 질투해 준 게 고마워서 그런 말을 지어냈을 거라고 생각해?
매니저：뭐…? 지, 질투라니…. 내가 언제?!
빈：아까 했잖아. 여배우랑 잘만 놀더니 어쩌구 하면서.
매니저：택도 없는 소리야!
빈：하하…, 장난이야.
빈：그치만, 네가 더 예쁘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빈：나한텐 그 어떤 여자들보다 우리 매니저가 최고거든!
매니저：으….

(사람 맘을 잘도 들었다 놨다 하는구나….)

매니저：어쨌든, 뭐….
매니저：…나도 똑같아.
빈：응…?
매니저：나한테도 그 어떤 연예인들보다 내 스타가 최고거든.
매니저：하기사, 그건 굉장히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야.
빈：…고마워, 매니저.
빈：…….
빈：…이런 기분이구나.
매니저：어?
빈：너도 아깐…, 방금 나랑 같은 기분이었을까?
매니저：글쎄, 그렇겠지.
매니저：같은 말을 들었으니까, 기분도 같을 거야.
빈：글쎄? 아닐 수도 있잖아. 가끔은 듣는 사람 마음에 따라서 같은 말도 다르게 다가오곤 하니까.
매니저：뭐야…, 어려워.
빈：그래도…. 그래도 그랬으면 좋겠다.
매니저：…….
빈：너도 나랑, 같은 기분이었으면 좋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