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7화- 좋아한다면….

린：오빠, 언니가 밥 먹게 얼른 나오래.
빈：응, 알았어.
린：근데…, 뭐야? 오늘 스케줄 없다더니 웬일로 아침부터 샤워를 다 했어?
린：누구 잘 보여야 할 사람이라도 있나 봐?
빈：무, 무슨…! 그런 거 아니거든!
빈：그냥, 나도 이제 슬슬 씻는 습관을 기르려고….
린：치. 귀신은 못 속여도 나는 못 속인다고.
린：솔직히 말해 봐. 오빠…, 사장 언니 좋아하지? 여자로서.
빈：뭐…?! 조…, 조, 좋아한다니? 누가 그래? 너 그런 소리 어디서 들었니? 응?

린：당황하는 거 보니까 맞네.
빈：그런 거 아니라니까!
린：예리한 내가 볼 때, 오빤 지금 좋아하면서도 자기 감정에 확신이 없는 거야. 그치?
빈：…확신?
린：그래. 이 연애 감정이라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엄청 어려운 거거든.
빈：그럼…, 확신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데?
린：그야 간단하지.
린：자기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빈：방법은…?

린：K.I.S.S.
빈：케이…, 아이, 에스….
빈：…잠깐만, 뭐라구?!
린：영어 몰라? 우리말로 해 줘?
린：입.맞.춤. 그게 직빵이야. 입을 맞추는 그 순간, 가슴이 떨린다면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빈：미쳤어?! 그런 걸 지금 확실한 방법이라고 가르쳐 주는 거야?!
빈：너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지. 으휴….
린：오빠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으니까 내 말 잘 새겨 듣고 활용해 봐.
린：그럼 나 먼저 간다. 행운을 빌어. 굿 럭.

- 쾅 -

빈：…….
빈：내가…, 매니저를 여자로서 좋아한다고…?
빈：…….

(…….)

 

- 쾅쾅쾅쾅! -

- 달칵 -

매니저：…이젠 아예 제 집 드나들듯 오시네요.
케이：뭐야, 그 껄끄러운 표정은? 내가 오는 게 반갑지 않아?
매니저：그럴 리가요? 하하하하.
빈：미 PD, 왜 왔어?
케이：왜 왔냐고? 왜?
케이：그러게? 내가 여기까지 뭐 하러 왔을까, 대체?! 이 따위 취급을 받을 줄 알면서도 말이야!
빈：그러게 말이야.
빈：자, 깨달았으면 그만 돌아가.
케이：이 자식이 진짜!
린：사장 언니! 욕실에 따뜻한 물이 안….
린：……!!
린：누…, 누구야? 이 사람…, 아니지, 이 분은…?

 

매니저：아, 린이는 처음 보나? 왜, 우리 빈 1집 앨범을 프로듀싱해 주신 작곡가 케이 씨야.
린：아, 안녕하세요…. 빈이 오빠 동생 린이라고 해요….

(…린이가 갑자기 엄청 조신해졌다?!)

린：이렇게 멋진 작곡가 분은 처음 봐…. 작곡가가 아니라 모델 아니세요?
빈：린아, 너 설마…, 반한 거야?
린：하하하하! 오빠도 참, 농담은.
린：어서 오세요, 케이 오빠.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친히 발걸음해 주셔서 감사해요.
빈：…오빠? 적어도 너랑 열 살은 차이 날 텐데….
케이：훗. 다행히도 그 오빠에 그 동생은 아니군.
케이：봤어? 이런 게 바로 나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라는 거야!

매니저：…그건 그렇고, 이 늦은 시각에 왜 오셨어요?
케이：야, 그 이유를 정말 몰라? 네가 그러고도 매니저야?
매니저：그게 무슨…?
케이：눈 삐었어? 내 손에 든 이것들이 안 보여?!
케이：로빈 앨범 1만 장 돌파 기념으로 사 온 거 아니야!
매니저：네에…?!
케이：원래 이런 날은 야식 파티를 해 줘야 한다고!
케이：자기 가수한테 통 관심이 없으니 이거야 원. 분명 한 달도 더 못 가서 회사는 붕괴하고 파리가 나앉을 거야.

빈：그게 진짜야? 진짜 벌써 1만 장을 돌파했다고?
케이：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만하면 꽤 괜찮은 실적이야.
케이：훗, 이게 다 누구 덕분이겠어? 전부 나처럼 위대한 능력자를 만난 덕 아니겠어? 푸하하하하!
매니저：그런 말씀은 진작에 하시지 그러셨어요! 린아, 얼른 사무실에 가서 자리 좀 마련해 줄래?
린：물론이죠, 언니!

 

(잠시 후….)

케이：상거지 동생은 어딜 간 거야?
빈：방에. 옷 갈아 입겠대.
매니저：이게 와서 옷을 왜?
빈：하하…, 글쎄? 그건 나도 잘….
케이：분명 나한테 잘 보이고 싶은 거겠지. 두 눈은 제대로 박혀서 사람 볼 줄은 아는군.
빈：린이가 미쳤겠어? 미 PD 같은 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하게.
빈：설령 그게 사실이라 해도, 절대 안 되지. 절대!
케이：뭐, 네가 그런다고 사람 마음이 맘대로 되겠냐?
케이：아무튼, 다들 이토록 기쁜 날에 건배 한 번 하지?
빈：오렌지 주스 가지고 건배는 무슨. 게다가 미 PD 잔은 벌써 비었는데?

케이：어이, 매니저. 한 잔 따라 줘.
빈：미 PD는 손 없어? 왜 매니저를 시켜?
빈：정 누가 따라 주길 원한다면, 내가 직접 따라 줄게.
케이：내가 왜 사내 자식한테 잔을 받아? 됐으니까, 매니저가 따라.
케이：매니저. 뭐 해?
매니저：…….
빈：글쎄, 내가 따라 주겠다니까? 매니저는….
매니저：아니야, 빈. 이게 뭐 큰 일이라고.
매니저：PD님께서 그토록 원하신다면 따라 드려야죠.
빈：그럴 필요 없어, 매니저. 이런 왕재수는 버릇부터 좀 고쳐 줘야 한다니까?
케이：뭐…? 왕재수? 너 말 다 했냐?!
빈：여긴 다방이나 술집이 아니거든?
빈：여자한테 오렌지 주스를 받고 싶거든 딴 데 가서 받으라고! 아님, 내가 주겠다니까?

케이：이 자식이 그냥! 네가 주는 건 필요 없다고 했잖아! 난 여자가 취향이란 말이야!
매니저：어휴, 오늘은 아무도 PD님 보고 남자 취향이라는 소리 안 했잖아요! 왜 괜히 이러세요?
케이：이거 봐, 이거. 날 또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가네!
매니저：제가 언제 그런 짓을 했다고….
케이：시치미 떼기는…. 됐어! 내가 따라 먹고 말지!

- 콸콸콸콸…. -

매니저：아, 흘리지 좀 마세요! 칠칠맞게…!
케이：네가 내 마누라야? 왜 간섭해?
매니저：여긴 저희 집이니까 그렇죠!
케이：거 참, 치사해서 못 견디겠네! 자기 집이라고 유세 떨기는….
케이：난 갈 테니까, 둘이서 알콩달콩 잘 해 봐!
매니저：어어? PD님! 어디 가세요!

- 타다다닥…. -

 

 
- 덥썩 -

매니저：어…?

(정말로 나가 버린 케이를 뒤쫓아 가던 중, 빈에게 덜컥 손목을 붙잡혔다.)

빈：…가지 마.
매니저：저러다 진짜 집에 가 버리면 어쩌게? 얼른 쫓아가서….
빈：…가지 말라고.
매니저：빈…? 왜 그래? 표정이….
빈：너…, 케이 좋아해?
매니저：뭐?
빈：아, 아냐 아냐…. 둘이 너무 다정해 보여서 하는 소리야.
빈：솔직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신경 써 줄 거 없잖아. 그러니까…, 가지 말고 여기 있으라구.
매니저：…….

빈：…….

(그 때, 빈과 눈이 마주쳤다.)

 

빈：…….
매니저：에….

(빈이 갑자기 나한테 다가오기 시작했다.)

매니저：에, 에….

(뭐지…? 거리가 점점 더 좁혀지는데….)
(꼭…, 입맞춤이라도 할 것처럼….)

매니저：…에에에에에취!!

(하필 이럴 때 재채기가…!)

빈：아….
빈：어, 저기, 그러니까…. 매니저, 괜찮아…?!
매니저：미, 미안…. 혹시 침 튀었어?
빈：아…, 아냐 아냐! 아, 안 튀었어! 신경 쓰지 마!
매니저：그나저나, 방금은 왜….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빈：그, 그게 말이야…. 아! 네 입술에 뭐가 묻어 있길래 떼어 주려고 그랬지…!
매니저：그래…? 입술 어디?
빈：거, 거기 아래 쪽에…. 응, 이제 없어졌다! 하하하하.
빈：그럼 우리, 얼른 야식이나 먹자. 따뜻할 때 먹는 게 최고잖아! 안 그래?

(이상하네…. 빈이 오늘따라 다른 사람 같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