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31화- 해피 엔딩

 

(슬쩍 돌아보자 원영이 영 마땅찮단 표정으로 서 있다.)

 

매니저：괜찮아?

원영：뭐가.

매니저：기분 나쁘다거나, 화가 난다거나….

원영：별로.

매니저：…….

매니저：정말… 괜찮은가 보네?

원영：조금은 편하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매니저：…어?

원영：숨을 쉴 수 있는 장소라….

매니저：응?

원영：그래. 그걸 잃은 거로군.

원영：잃고 나서야 깨달았으니… 오히려 불쌍할 정도야.

원영：웃기지?

매니저：뭐가?

 

원영：정말 높은 곳에 있어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여겼는데….

원영：그래, 아버지도 사람이었어.

원영：그것도 어리석을 만큼 불쌍한 사람.

매니저：…….

원영：…….

 

(갑자기 원영이 고개를 들어 날 빤히 바라본다.)

 

 

 

원영：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억지로 붙잡고 내리누른다면…, 그건 결국 자기 손해잖아.

매니저：그렇지…?

원영：아버지는 그런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었어.

원영：그래, 그래서 난 더욱 더….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겨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으니 다행인가.

매니저：어…?

 

(원영이 환하게 웃는다.)

(뭔가… 웃기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닌데, 비웃는 것도 실소도 아니고…, 진심이 담긴 미소다.)

 

원영：그래, 나 역시 놓치고 싶지 않아.

원영：하지만 아버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손에 넣을 생각이야.

매니저：…뭘?

원영：소중한 것. 눈부시게 환하게 빛나는 빛.

원영：내가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소중한 존재.

매니저：…….

원영：두 번 다시 가지고 싶지 않았던, 그런 소중한….

원영：그래, 나도 바보 같았어.

원영：잃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외면하려 했으니까.

 

(원영이 갑자기 내 손을 잡아 쥔다.)

 

매니저：어….

 

(꼭 잡은 손에서 온기가 전해져 온다.)

 

원영：그 소중한 게 다시 생겼는데… 이젠 놓치고 싶지 않아.

원영：그 때… 진청이 칼로 위협했을 때, 정말 빼앗기는 줄 알았어.

원영：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매니저：아….

원영：무릎을 꿇어서라도, 진청에게 구걸을 해서라도… 두 번 다시 빼앗기고 싶지 않은 소중한….

원영：자존심이나 그 따위 것, 내 모든 것을 다 놓아서라도 지키고 싶었어.

매니저：…….

원영：그러니까….

원영：좋아해.

매니저：어…?

원영：사랑해.

매니저：어, 어라…?

원영：…곁에 있어도 될까?

원영：내가 네 곁에서 숨을 쉴 수 있게… 허락해 줄 수 있어?

매니저：저기… 나 말이야?

매니저：원영은… 어머니 회사로 가야 하고, 여기랑 계약이 끝나면 완전히 여길 떠나서….

 

(진지하게 바라보는 원영의 눈길에 머릿속이 어지럽다.)

 

원영：아…  그래 계약. 그게 있지.

원영：그럼 다시 할까?

매니저：응?

원영：이왕이면 평생 묶일 수 있게… 전 생애를 건 계약이면 더 좋을 것 같아.

매니저：어… 이거 설마….

매니저：원영, 이거 진짜… 진짜 나한테 고백하는 거야?

원영：고백….

원영：…그래… 사랑의 고백이지.

원영：하지만 난 그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매니저：어… 어….

 

(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는 녀석이었나?! 원영이?!)

 

원영：내가 숨을 쉴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주었으면 해.

원용：소중한 널 내가 지킬 수 있었으면 해.

매니저：어….

 

(날 빤히 바라보는 원영의 눈길에 확 하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원영：나… 받아 줬으면 해.

매니저：어….

매니저：그… 나도 원영이 옆에 있으면 뭐… 좋으니까.

매니저：허전하지 않을 것 같고… 뭐 그러니까….

원영：아….

 

매니저：!!!!!

 

 

 

(갑자기 원영이 날 끌어당겨 폭 껴안았다.)

 

- 두근 두근 -

 

(원영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원영：사랑해.

매니저：…….

 

(그리고 웃는 얼굴 사이로, 원영의 긴장이 한 순간에 전해져 온다.)

 

매니저：원영… 정말로 절실했구나.

매니저：내가 거절했으면 어쩌려고.

원영：받아 줄 때까지 계속 서성이려고 했어.

원영：다른 사람이 다가오면 몰래 뒤에서 쳐내 버리려고 했어.

매니저：…뒤에 말이 좀 거슬리는데?

원영：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말이야.

 

(여전히 날 껴안고 마주보며 원영이 계속 말을 한다.)

(원영답지 않게 말이 많다. 그리고 어딘지 부드럽다.)

(어쩌면… 이게 원영의 원래 성격이었을지도….)

 

- 벌컥 -

 

수호：여기 원영이 있….

수호：헉!!!!!

매니저：꺄!!!

 

(갑자기 들어온 수호 아저씨에 놀라 그대로 날 안고 있던 원영을 내팽개쳐 버렸다.)

 

 

 

수호：그… 그… 너, 너희들….

원영：뭐… 결국 이렇게 됐어.

수호：아니, 그게… 그런 간단한 말로 끝낼 게 아닌….

 

(한껏 풀어진 얼굴로 웃고 있던 원영이 순식간에 평소 표정대로 돌아왔다.)

 

수호：그… 그… 어… 아니 그러니까….

 

(수호 아저씨는 여전히 정신을 추스르지 못하고 말을 더듬을 뿐이다.)

 

원영：찾아온 용건이나 말해.

수호：아, 그래. 용건. 급한 건 그거지.

수호：원영이 너 제정신이야? 대체 그 서류… 뭐 하자는 거야?

원영：이제 받았나? 생각보다 이르군. 내일쯤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호：그러니까 그게 대체 뭐냐고.

원영：쓰인 그대로. 내가 물려받을 회사와 지분에 대한 대리인 자격을 준 거지.

원영：알아서 활용해.

수호：네 걸 내가 왜.

원영：연예인 활동이 생각보다 시간을 잡아먹더라고.

원영：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인 형에게 맡길 테니, 내 돈 잘 불려 줘.

수호：야, 너!!

원영：지금 와서 생각한 건데, 딱히 내가 거기에 매달릴 필요가 없잖아.

 

(원영이 다시 활짝 웃으며 말한다.)

 

수호：어….

 

(원영의 웃음에 수호 아저씨가 멈칫하고 멍하니 우리 쪽을 바라본다.)

 

 

 

원영：평생 펑펑 쓸 수 있을 만한 양의 재산이 있는데 아등바등 바쁘게 사는 거야말로 사서 고생하는 거잖아?

원영：그러니 난 천천히 즐기면서, 내가 좋은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테니 잘 부탁해.

수호：어…? 어?

수호：아니, 잠깐. 그럼 난 뭐야.

수호：그래, 너는 빤빤히 놀고, 난 죽도록 고생해서 네 돈 벌어다 바치라고?

원영：뭐, 그런 셈인가?

수호：어이!!!

원영：그러니까 잘 부탁해.

수호：…….

수호：…그렇게 웃는 얼굴로 부탁하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원영：…….

 

 

 

(원영이 계속 생글거리며 웃고 있다.)

 

수호：아아, 이모… 원영이는 역시 이모의 아들이었어요.

수호：이모와 똑 닮은 저 얼굴로 웃으면서 해 달라고 하는데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수호：흑흑… 일하러 가야지….

 

(수호 아저씨는 신세 한탄을 하더니 결국 흐느적거리며 회사로 향했다.)

 

원영：어릴 적부터 어머니한테 그렇게 당해 놓고도 나한테까지 넘어가다니.

원영：불치병이군.

매니저：…너 설마 노리고 그렇게 웃어 준 거야?

원영：물론. 내가 진심으로 웃는 건 너에게만 보여줄 생각이거든.

원영：앞으로는.

매니저：…앞으로….

 

(미래를 향한 말이다.)

(끝을 고하던 원영이 이젠 나와 함께 있을 미래를 이야기한다.)

 

매니저：그래…, 앞으로 계속 같이 있어 보자.

매니저：그 웃음, 계속 보여 줘야 해.

원영：…….

 

원영：약속하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