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25화- 소중한 것 따위 필요없어

 

채경욱：어, 매니저.

 

(길을 걷다 우연히 채경욱 선생님을 만났다.)

 

채경욱：오늘은 혼자네?

채경욱：다들 잘 있지?

채경욱：아, 참. 소식은 잘 듣고 있어.

매니저：무슨 소식이요?

채경욱：원영이 청화를 거의 몰아세웠다며?

매니저：그런가요….

 

(진청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뒤론 왠지 묻기가 두려워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매니저：원영의 복수가 꽤 많이 진척됐나 보네요.

채경욱：덕분에 이 기회에 완전히 쓰러뜨려야 한다며 그 사촌 형제에게 협박당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어.

매니저：여전히 협박당하고 계셨군요.

채경욱：하하. 뭐 협박이긴 하지만, 나도 아예 내키지 않는 건 아니었으니까.

매니저：네?

채경욱：청화는 나도 뭐… 그다지 좋은 인상이 아니어서 기꺼이 돕기로 했거든.

 

 

 

채경욱：사실 거긴 원래 모델 위주의 기획사였는데 진청이 끼어들면서 내 일까지 방해했었지.

채경욱：그 때의 원한이랄까….

매니저：원한….

 

채경욱：청화가 힘은 있을지 몰라도 이 쪽 경력은 내가 더 오래 됐고 발도 넓으니까.

채경욱：그래서 원영네 사촌 형이 시키는 대로 방해를 좀 하고는 있는데….

매니저：마음에 들지 않나요?

채경욱：난 평화주의거든.

채경욱：이제 와서 복수를 한다 해도…, 다시 그 때로 돌아가는 건 아니잖아.

매니저：…….

채경욱：어쨌든, 내가 가능한 방해하고 있으니 이 쪽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전해 줘.

매니저：…네.

 

 

 

(잠시 후….)

 

(돌아오자마자 요즘 들어 사무실을 자주 찾아오는 원영의 모습이 바로 눈에 띄었다.)

 

원영：늦었군.

매니저：아… 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 보니.

매니저：근데 너 요즘 자주 만난다?

매니저：뭐… 내킬 때까지 옆에 있으라고 한 건 나지만.

원영：…….

 

- 달칵 -

 

매니저：어… 누가 온….

 

 

 

수호：여~ 오래간만이야~.

매니저：수호 아저씨? 여긴 갑자기 어쩐 일로 온 거예요?

수호：아, 그게 말이지….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수호：원영이를 만나야 하는데, 요즘은 밖에서 만나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여기로 올 수밖에.

매니저：…여기가 만남의 광장인가요.

원영：용건이나 말해.

 

수호：아, 뭐. 일단 구 청화 그룹 쪽 사람들은 내가 다 밑작업을 해 뒀고… 이제 슬슬 드러날 거야.

수호：저 쪽도 어디서 굴러들어온지도 모를 사생아가 다음 후계자가 되는 건 아니냐고 불만이 대단했거든.

수호：이 기회에 진청의 공금 횡령 건을 부각시켜서 몰아내야지.

매니저：공금 횡령?!

수호：왜 그 때, 진청이 건달들한테 주던 돈 말이야.

수호：그거 회사 돈이거든. 몰래 빼돌린 거지.

수호：증거도 잡고 했으니, 발뺌할 수도 없지.

매니저：아…….

 

원영：그것만으론 안 돼.

원영：밑바닥까지 쳐 넣어.

원영：두 번 다시 올라올 엄두도 내지 못하게 다 빼앗아 버려.

수호：뭐… 그렇게 안 하려 해도 결국 그렇게 될 거야.

수호：전엔 그 잘난 이모부 덕에 무사히 빠져 나갔지만 이젠 한계야.

수호：더는 물러설 수 없게 몰아세울 수 있어.

원영：반드시 끝을 내 주지.

수호：조금만 기다려.

수호：나 역시… 이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지금껏 기다려 온 거니까.

수호：화려하게 갚아 줘야지.

 

(그렇게 웃으며 기획사를 나가려 하던 수호 아저씨가 갑자기 돌아섰다.)

 

수호：근데 매니저. 오늘 옷차림은 한… 60점?

수호：게다가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수호：웃을 때 각도가 살짝….

매니저：제발 좀 가시죠.

수호：갈 땐 가더라도, 할 말은 해야지.

수호：그리고 들어올 때 보니까 우리 원영이를 구박하는 것 같던데, 어디 감히 우리 원영이를!!

원영：……왜 저래?

매니저：아, 나도 몰라! 네 사촌 형 좀 말려 봐!

 

 

 

수호：난 사촌 형이 아니라 원영이의 보호자로서, 원영이의 주변 환경에 대한 참견을 할 권리와….

매니저：시어머니! 잔소리 좀 그만 하고 이만 가시라고요!!

 

(그렇게 수호 아저씨를 내쫓았다.)

 

원영：…….

 

(원영이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다.)

 

원영：그래….

매니저：?

원영：일 쪽은 채경욱을 이용해서 막았고, 자금은 수호 형이 손을 썼어.

원영：아버지는 중역들이 압박을 줄 테니 남은 건 진청의 몰락 뿐….

원영：그래… 이젠 정말 끝이 보이네.

매니저：…….

 

(혼자 중얼거리던 원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날 똑바로 바라본다.)

 

 

 

원영：끝이야.

매니저：…응?

원영：이번 일이 끝나면… 이제 내가 여기 있는 것도 끝이야.

매니저：뭐?!

원영：왜 그리 놀라?

원영：내가 여기에 있던 건 펜던트 때문이었고, 난 그걸 돌려 받았어.

원영：내가 더 있을 필요가 없지.

매니저：하지만… 펜던트가 아니어도 여기 있겠다고 했었잖아.

원영：이젠 그럴 이유도 없으니까.

원영：복수가 끝나는 날, 너와 내가 만나는 것도 끝이야.

매니저：자, 잠깐 지금 대체 뭐라는 거야?

매니저：내 옆이 편하다며. 내 주변이 밝다며.

매니저：그런데… 가 버릴 거라고?

 

원영：그 때 말했지.

원영：난 더는… 소중한 것을 만들지 않아.

원영：내게 의미가 있는 소중한 것들도… 더는 필요 없어.

매니저：대체….

매니저：아니, 소중한 것 이전에… 너랑 내가 뭐 시작한 게 있었어?

매니저：뭐 시작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무슨 끝 타령이야 대체!!!

원영：그건….

 

(원영이 입을 열려던 찰나였다.)

 

 

 

- 벌컥 -

 

(갑자기 기획사 문이 열리더니 수호 아저씨가 돌아왔다.)

 

수호：아, 역시 아직 있었구나.

원영：무슨 일이야.

수호：조금 전에… 소식이 하나 들어왔어.

매니저：?

수호：우리가 한 발 늦었어.

수호：이모부가… 너 외에 다른 후계자는 없다고 정식으로 발표했어.

원영：…….

 

(……?)

 

매니저：원영이 후계자가 되면 좋은 거 아냐?

매니저：근데 어째 분위기가….

수호：당했어. 설마 이렇게 깔끔하게 널 인정할 줄은….

수호：네 자리를 노린다는 빌미로 진청을 끌어내리려 했는데…, 이렇게 되면….

원영：진청을 건드리지 못하게 되는 건가.

수호：물론 지금처럼 진청이 네 자리를 노리고 활보하진 못하겠지만…, 지금의 자리는 충분히 지킬 수 있지.

수호：고작 공금 횡령 정도는… 이모부가 못 막을 일도 아니고.

매니저：그럼 원영의 복수는 아직…?

매니저：원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진청이니까… 그 진청을 건드릴 수 없게 된다면….

수호：먼저 움직였어야 했는데….

원영：……….

매니저：…….

 

원영：……….

매니저：뭐야, 뭘 그렇게 빤히 보는 거야?

원영：아무래도 복수는 아직 끝이 나지 않았으니, 우리 관계도 끝은 아닌 것 같아.

원영：한동안만 더… 여기에 있어야겠어.

매니저：어…….

 

(근데… 대체 뭐가 끝이란 거야? 뭘 시작했는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