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13화- 원영과의 쇼핑

 

진희연：어머, 오늘 여기서 촬영 있나 보네?

진희연：오늘 데리고 온 애는 누구야?

원영：…….

 

(한참 두리번거리던 언니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진 촬영 중인 원영을 발견했다.)

 

진희연：아…, 쟤랑 온 거야?

진희연：너, 저 녀석이 누군지 알아?

매니저：원영이요?

진희연：내가 좀 알아 봤거든.

진희연：환영 그룹 회장 아들이라더라.

진희연：몇 년 동안 외국에 나가 있다가 얼마 전에 돌아온 모양이야.

매니저：아…….

 

(파티장에 간 날 수다스러운 아줌마들 덕에 이미 알고 있는 얘기다.)

 

진희연：뭐야, 반응이 영 시원찮네?

매니저：아니, 뭐 그냥….

매니저：돈지랄이 다 허세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밖엔 안 든달까…?

진희연：어쨌든 기회야.

매니저：응?

진희연：노려 봐. 이리저리 잘 굴려서 손에 넣는 거야!

매니저：…언니?

진희연：재벌 애인, 그거 사실 별 거 아냐! 이 기회에 잡아 버려!!!

매니저：……….

진희연：아…!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희연 언니의 눈이 풀려 있는 것 같다.)

 

 

 

원영：이 여자는 왜 이래.

매니저：아, 끝났어?

진희연：으…, 아깝다 10년….

원영：?

매니저：…그냥 가자.

 

원영：오늘 시간 비지?

매니저：어…? 뭐…, 딱히 더 할 일은 없는데.

원영：그럼 같이 좀 가자.

매니저：엥? 어딜??

 

 

 

(잠시 후….)

 

(원영이 날 데리고 간 곳은 옷가게였다.)

 

매니저：여기 크리스 씨 옷가게 아냐?

크리스：웬일?

매니저：아, 안녕하세요.

크리스：왜 왔어.

원영：저 옷으로 하지.

 

(원영이 다짜고짜 벽에 걸린 옷을 하나 가리킨다.)

 

매니저：…뭐야, 레이스가 치렁치렁…. 이런 공주 드레스가 현실에도 존재하는 거였어?

매니저：……설마…….

원영：입어.

매니저：…….

매니저：무슨 생각이야, 대체.

원영：입어.

매니저：…….

 

(단호하게 옷을 안겨 주며 부담스러운 압박도 서슴지 않는 원영 덕에 어쩔 수 없이 옷을 들고 탈의실로 향했다.)

 

원영：……벗어.

매니저：…….

 

(기껏 옷을 갈아입고 나온 날 보며 원영이 내뱉은 말이다.)

 

매니저：대체 뭐 하자는 거야!

매니저：다짜고짜 끌고 와서 이런 레이스밖에 안 보이는 옷을 주고 입으라더니 입고 나오자마자 벗으란 건 또 뭐야!

원영：전혀 안 어울리는군.

매니저：당연하지!!!

매니저：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입으라고 했던 거야.

원영：어머니께는 그런 옷이 잘 어울렸는데…, 이상하군.

매니저：뭐?

원영：똑같은 빛이 아니었나.

매니저：뭐야?

 

 

 

크리스：그래서, 살 거야, 말 거야?

원영：골라 줘.

원영：이 녀석에게 어울릴 만한 걸로.

크리스：귀찮아.

크리스：옷 정도는 네가 골라.

크리스：어릴 때부터 센스는 좋았으니 잘 할 거 아냐.

매니저：어? 어릴 때?

매니저：크리스 씨, 원영이랑 어릴 적부터 알던 사이예요?

크리스：……전에.

매니저：?

크리스：모델하던 시절에 소속사가 청화 엔터테인먼트였어.

크리스：그 때는 사장이 원영이네 어머니셔서 함께 다닐 때 몇 번 마주쳤었어.

매니저：뭐……?

매니저：청화 엔터테인먼트가 원래는 원영의 어머니가 관리하던 곳이었어?

원영：쓸데없는 소릴,

원영：옷이나 골라.

크리스：……귀찮아.

원영：……….

 

(원영이 귀찮다는 표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크리스를 빤히 바라본다.)

 

크리스：진짜 귀찮은데….

 

(한참 원영을 바라보던 크리스가 한숨을 쉬더니 날 향해 돌아선다.)

 

크리스：따라와.

매니저：어…….

매니저：잠깐만, 지금 뭐 하는 거야?

매니저：갑자기 끌고 와서 이상한 옷을 입히더니 이번엔 크리스 씨가 옷을 골라 준다고?

원영：뭐 해? 크리스가 기다리고 있잖아.

 

(…말이 통하질 않는다.)

 

 

 

(잠시 후….)

 

(크리스 씨가 대충 던져 준 다양한 옷을 입고 벗느라 순식간에 지쳐 버렸다.)

(크리스 씨 눈에 귀찮다는 단어가 쓰여 있는 것 같다….)

 

매니저：언제까지 옷 갈아입기 놀이를 해야 하는 건데?

원영：슬슬 끝낼까.

매니저：?

원영：이거랑 저거, 그리고 조금 전 그거랑 저 쪽에 있는 저것까지.

원영：다 포장해서 계산해.

크리스：……귀찮은데.

 

(크리스 씨는 저 많은 옷을 다 포장해야 하니, 생각만 해도 지겹다는 듯이 한숨을 쉰다.)

 

매니저：잠깐, 저걸 다 산다고?

매니저：지금 돈 많다고 자랑해? 돈 많다고 유세 떠는 거니?

매니저：드라마 보면 그러더라. 재벌２세가 막 여자들 옷도 사 주고 이것저것 다 퍼 주고.

매니저：너도 지금 재벌２세 티내는 거야?

원영：3세다.

매니저：어, 그래….

 

매니저：어쨌든! 지금 이게 뭔 뜬금없는 상황인 건데?

매니저：너 설마… 나 좋아해?

원영：뭐?

매니저：아니, 그렇잖아. 이렇게 막 옷 사주고 하는 거…, 관심 있어서 그런 거 아냐?

원영：천만에.

원영：평소에 네 옷이 좀 비루해서 심히 거슬렸다.

원영：게다가 파티장에까지 그런 옷차림으로 오다니….

매니저：무, 무슨 소리를….

매니저：내 옷차림이… 어디가 어때서?! 내 어디가….

원영：적어도 나랑 같이 다니는 사람이 그런 차림인 건 용서 못 해.

원영：내 체면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매니저：……….

매니저：체면… 체면이라.

매니저：원영, 너 진짜… 돈 많은가 보구나.

원영：…….

매니저：그런데 쪼잔하게 옷 몇 벌로 끝내려고?

원영：?

 

매니저：남자라면 포부를 가져. 쓸 때 확 써야지!!

매니저：이 가게를 내게 사 줘!! 그럼 옷은 패키지로 따라온다!!!

원영：……….

크리스：내 가게야.

크리스：지금 내 걸 노리는 거야?

매니저：아,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매니저：그게 그러니까….

매니저：타겟은 원영인데 왜 크리스 씨가 화를 내는 거냐고!!!

 

매니저：남이야 뭘 입든 말든 괜히 이런 데 데려와선…, 내 옷이 뭐 어떻다고.

크리스：다 됐어.

 

 

 

(크리스 씨가 카운터에 올려 둔 옷 꾸러미는…, 포장이라기보다 그냥 쇼핑백에 쑤셔 넣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매니저：…크리스 씨, 이렇게 해서 장사는 잘 되나요?

크리스：당연하지. 그리고 평소엔 알바생이 하거든.

매니저：아, 네….

원영：계산.

 

(원영이 카드를 내밀자, 크리스 씨가 그걸 받아들었다.)

 

매니저：그런데… 이거 대체 얼마야?

크리스：여기 영수증.

 

(크리스 씨가 내민 영수증을 슬쩍 엿봤다.)

(……….)

 

매니저：…이런 미친 가격을 봤나.

 

매니저：크리스 씨…, 이거 나중에 오면 환불 안 해 주나요?

매니저：그러니까, 전액 환불이 아니어도 되니까, 70%. 아니 50%, 아니야 그냥 30% 정도만 돌려줘도 되는데.

크리스：귀찮아.

매니저：아니, 귀찮을 게 뭐 있어요. 그냥 내가 옷 가져오면 그대로 환불만 해 주면 되는 건데…!!

원영：풋.

매니저：뭐, 뭐야! 너 왜 웃어!!

원영：다 들었다.

매니저：들으면 어때! 누가 옷에 이만한 돈을 써!!!

매니저：어차피 나한테 사 준 거니까 내 거 맞지?! 나 환불할래! 돈으로 받을 거야!!

매니저：이 돈이면 차라리 빚을 갚는데 보태지…. 빚을… 빚….

원영：…가게 주인이 해 줄 것 같다면야 뭐, 그러든지.

크리스：귀찮아서 안 해.

매니저：저 돈이면 빚을… 빚… 빚… 내 빚….

 

(원영은 아쉬움에 넋을 놓고 있는 나를 가차없이 끌고 밖으로 나왔다.)

(물론 새로 산 옷도 잊지 않고 챙겨서 말이다.)

 

 

 

(…어디 한 번 중고시장 쪽을 알아 볼까?)

 

원영：생각하는 게 얼굴에 다 보이는군.

매니저：뭐, 뭐가 어때서!

원영：그냥, 재미있어서.

 

(뭐가 그리 즐거운 건지…. 원영은 계속 날 보며 웃고 있다.)

(어째 요즘… 원영이 웃는 모습을 자주 보는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