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1화- 네가 아프면… 윤

- 똑똑 -

매니저：윤…, 나야. 들어가도 돼?
윤：매니저? 응…, 들어와.
매니저：…….

(…….)

- 달칵 -

 

윤：후….

(윤이 아침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심해서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한다.)
(그래서 오늘은 스케줄을 전부 취소하고, 윤을 쉬게 해 주기로 했다.)

매니저：몸은 좀 어때? 열은 내렸어?
윤：내렸는지 안 내렸는지 모르겠어….
매니저：기다려 봐. 내가 봐 줄게.

- 슥 -

윤：…….
매니저：아직도 뜨겁네.
윤：…매니저 손은 차가워.
매니저：방금 얼음을 만져서 그래. 기분 나빴어?
윤：아니…? 시원해서 좋았어.
매니저：그럼 잠깐만 기다려. 이마에 얼음 물에 적셔 온 수건 얹어 줄게.
윤：…….
윤：그러지 말고….
매니저：…응?
윤：다시 매니저 손 얹어 줘.
매니저：내 손?
윤：응.
매니저：음…, 내 손은 금방 뜨거워질 텐데? 수건이 낫지 않겠어?
윤：그래도….
윤：매니저 손이 수건보다 더 부드럽단 말이야.
매니저：……?! 아, 아프다고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얘가.
윤：히힛.

(어쩔 수 없지…. 잠시만이라도 손을 얹어 주자.)

 

- 슥 -

매니저：이제 만족해?
윤：…조금 더 가운데로.
매니저：…….
윤：매니저, 아픈 사람을 그렇게 노려보면….
매니저：알았어!

- 짜악! -

윤：아야! 왜 내 이마를 때리고 그래!
매니저：때린 거 아니야.
매니저：손을 조금 더 가운데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로 손에 힘을 조금 더 줘 버린 것 뿐이야.
윤：…거짓말.
매니저：알면 가만히 있어.
윤：네….
매니저：…….
윤：…….

윤：있잖아, 매니저.
매니저：응?
윤：남자가 어리광 부리는 거, 싫어해?
매니저：어리광? 글쎄….
매니저：그건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것 같은데.
윤：그럼, 지금 상황에선?
매니저：…뭐라고 말해 줬으면 좋겠니? 윤.
윤：…안 싫어한다고?
매니저：그건 너 하기에 달렸어.
윤：쳇….

(윤은 입술을 삐죽 내민다.)

윤：왜 하필이면 내가 아픈 건지 모르겠네.
매니저：그 말은, 너 말고 내가 아파야 된다는 거야?
윤：그, 그런 뜻이 아니라….
윤：그냥, 감기 몸살에 걸렸다는 거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서 한 얘기야.
매니저：그러니까 누가 일교차 심한 날에 옷 대충 입고 다니래?
윤：그건….
윤：그건…, 매니저가 말을 안 해 줬잖아. 오늘은 옷 신경 써서 입으라고.
매니저：내 탓이야?
윤：…아니.
매니저：내가 말을 안 해 줘서라며?
윤：그냥 해 본 소리야.
매니저：…….

윤：…매니저.
매니저：응?
윤：나, 성가셔?
매니저：그건 또 무슨 소리야?
윤：귀찮지 않아? 나한테 신경 쓰는 거.
매니저：윤…, 무슨 대답이 듣고 싶어서 이래?
윤：…모르겠어.
매니저：…….
윤：아프니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나.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야.
윤：근데…, 사실은….
매니저：사실은?
윤：안 성가시다고 해 줬음 좋겠어.
매니저：…….
윤：안 성가시고, 안 귀찮다고. 그렇게 말해 줬음 좋겠는데….
윤：이것도 나 하기에 달린 거야?
매니저：그거야….

- 슥 -

매니저：……?

(아직 윤의 이마 위에 얹혀 있는 내 오른손 위에, 윤이 양손을 겹쳐 올렸다.)

 

윤：나…, 열심히 하고 있어, 매니저.
매니저：어….
윤：진짜,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윤：하는 만큼 잘 안 되는 것 같아.
매니저：…….
윤：계속 네 앞에서 한심한 꼴만 보이고….
윤：아프다고 누워서 어리광이나 부리고.
윤：그래도 평소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는데, 아프니까 그런 자신감도 안 생기고.
윤：이러다 매니저가 날 성가시다고, 귀찮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윤：나한테 질리는 거 아닌가….
윤：자꾸, 그래.
매니저：…….

매니저：저기, 윤.
윤：자, 잠깐만, 매니저.
매니저：응?

- 스윽 -

(윤이 자신의 두 손과 함께 내 오른손까지 아래로 내려, 자기 눈을 가린다.)

매니저：뭐 하는 거야…? 눈은 왜 가려?
윤：…무서워.
매니저：뭐가 무서워?
윤：매니저가 지금부터 막 화 낼까 봐.
매니저：뭐…?
윤：이런 한심한 남자는 싫다고 막 화 내면….
윤：으윽, 그러는 매니저를 이 두 눈으로 어떻게 봐….
매니저：…….
윤：아차…. 성가시다고, 귀찮다고 하는 말을 안 들으려면 귀도 막아야 하는데…!
윤：손이 모자라…!

매니저：…윤.
윤：으, 응…?
매니저：너 안 성가셔.
윤：엥?
매니저：안 귀찮아.
윤：엥…?!
매니저：그런데 한심해.
윤：에…, 에엥?!
윤：매니저…! 역시 날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으흐흐흑….
매니저：그건 어쩔 수 없지. 사실이잖아.
윤：허억….
매니저：그래도 성가시지도 않고, 너한테 신경 쓰는 게 귀찮지도 않으니까….

- 슥 -

(나는 윤의 손 밑에서 내 오른손을 뺀 뒤, 옆에 놓아 둔 물수건을 집었다.)
(…그리고.)

 

- 철퍽! -

윤：앗, 차거…!!

(물수건을 윤의 이마 정중앙에 다소 거칠게 올려 놓았다.)

매니저：이제 눈 안 가려도 돼?
윤：매니저…, 차가워….
매니저：내가 차갑다는 거야, 아니면 수건이 차갑다는 거야?
윤：둘 다…!
매니저：둘 다?
윤：…수건이.
매니저：금방 또 미지근해질 거야. 그러면 말해. 또 갈아 줄게.
윤：응…, 하하….

매니저：윤.
윤：……?
매니저：네가 열심히 하고 있는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아플 때도 너무 자신감 잃지 마.
윤：매니저….
윤：응! 그래, 그렇지!
윤：매니저를 최고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이 윤님밖에 없지!
윤：있지, 나 다 나으면, 같이…!
윤：…아.
매니저：말하다 말고 왜 그래?
윤：매니저…, 나 눈 앞이 핑핑 돌아….
매니저：열 나는 와중에 신나게 떠들기 시작하니까 그렇지…, 어휴.

(참…, 멀쩡할 때도 아플 때도, 윤은 귀엽게 한심하다….)

(…….)

윤：끙…, 끄응….

- 주륵 -

윤：……?

- 주르륵…. -

윤：헉….
윤：매니저, 이 수건…. 물기 짠 거 맞아? 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데?!
매니저：…아차.

(나도 좀 귀엽게 한심…, 한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