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29화- 알콩달콩 CF

스태프：빈 씨, 미유 씨! 오늘 광고는….
미유：알아. 가전제품 광고지?
스태프：하하, 네. 정확히는 김치 냉장고 광고예요.
빈：김치 냉장고라….
미유：왜 그래?
빈：아니,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
민유：음…, 하긴 우리 사무실에도 없긴 하지.

스태프：자, 모두 스탠바이 해 주세요! 곧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미유：앗, 늦겠다. 얼른 가자.
빈：응!

(…….)

 

아줌마１：응? 201호 새댁,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아줌마２：그러게, 지난 번 반상회 때는 그렇게 활기차더니…. 무슨 일 있어?
미유：그게…. 실은…. 저희 남편이 제가 해 준 음식을 안 먹어요.
아줌마１：엥? 무슨 소리야, 그게. 그럼 맨날 사 먹는다는 소리야?
미유：그게 아니라, 요 얼마 전에 저녁으로 김치 찌개를 해 줬는데….
미유：딱 한 숟갈 뜨더니 맨밥만 먹더라고요.
아줌마２：에이, 맨밥이 맛있었나 보지~
아줌마１：맞아, 아내가 이렇게 예쁜데 뭔 반찬이 필요하겠어? 오호호!
미유：그래도….

아줌마３：새댁, 그럼 우리 집 김치 좀 나눠 줄까?
아줌마２：맞아 맞아, 김치 찌개는 김치가 맛있어야 해! 306호네 김치로 재도전해 봐.
미유：…그럼 조금만 부탁드릴게요.
아줌마１：근데 306호, 김치가 그렇게 맛있는 비결이 뭐야?
아줌마２：맞아. 있으면 우리도 좀 알려 줘!
아줌마３：후, 궁금해?
아줌마３：비결은 바로…. 맛내기 숙성!

일동：맛내기 숙성??

(…….)

 

(그 날 저녁.)

(미유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저녁 식탁에 앉은 빈을 바라보고 있다.)

빈：잘 먹겠습니다.
미유：…잘 먹겠습니다.

- 후루룩 -

빈：…여보.
미유：네? 왜요?
빈：김치 찌개, 어디서 사 왔어요?
미유：사 오다뇨! 제가 만들었어요!
빈：정말요? 저번에 먹은 거랑 많이 다른데.
미유：왜, 왜요? 맛… 없어요?
빈：아뇨. 너무 맛있어서요. 음식 솜씨 많이 늘었네요.
미유：정말요? 아직 많이 있어요! 많이 많이 드세요!
빈：네. 맛있게 잘 먹을게요.

(문득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미유의 눈에 텔레비전 광고가 들어온다.)

광고 멘트：김치 냉장고는 아삭 김치 냉장고!
광고 멘트：아무리 맛없는 김치도 숨겨진 맛을 이끌어내 주는~ 맛내기 숙성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미유：…맛내기 숙성?!
빈：여보? 왜 그래요?
미유：저기, 있잖아요. 여보.
빈：네?
미유：우리… 김치 냉장고 살까요?

감독：컷!

(…….)

 

미유：응? 사장님이다!
빈：매니저, 언제 왔어?
매니저：어? 어어… 너희 왔구나.
미유：…사장님? 뭘 그렇게 봐?
매니저：아니, 너희가 촬영한 저 김치 냉장고 있잖아.
빈：응? 응.
매니저：…저거 협찬으로 어떻게 못 받아 가려나?
미유：…사장님.
빈：실은 그거, 안 그래도 내가 미리 살짝 물어 봤는데.
매니저：그랬는데?
빈：안 된대.
미유：당연하지! 라면 한두 박스도 아니고 김치 냉장고를 협찬해 주는 데가 어디 있어.
매니저：아니 그래도…. 탐난단 말이야.

미유：필요하면 차라리 사면 되잖아.
빈：미유, 사실 저거 가격이….

- 소곤소곤 -

 

미유：뭐?! 고작 김치 좀 들이는 냉장고 주제에 뭐가 그리 비싸?
매니저：…뭐, 지금 우리 형편에 부담 될 정도는 아니지만….
매니저：그렇다고 선뜻 지갑을 열 만한 금액도 아니니까.
미유：흐응….
빈：근데 매니저, 김치 냉장고는 갑자기 왜?
빈：저번엔 김치 냉장고가 무슨 필요냐고, 냉장고만 있으면 된댔잖아.
매니저：…말 못 해.
미유：그런 거야 안 물어봐도 뻔하지.
빈：뻔해?
미유：저 김치 냉장고에 넣으면 사장님 김치도 맛있어질까~ 한 거지. 안 그래?
매니저：…크윽!
미유：후훗~ 정곡이지?
매니저：그래! 정곡이다! 정곡을 쿡! 찌르셔서 피가 철철 난다!
미유：풋, 발끈하긴.
매니저：이게 진짜!

빈：…저기, 매니저.
빈：매니저가 만든 김치는 언제나 한결같은 맛이잖아.
빈：매니저의 맛. 나는 싫지 않아.
매니저：빈….
미유：…흐음. 그거, 사장님 김치는 어디에 넣어놔도 한결같이 맛이 없다는 뜻 아냐?
매니저：곡해하지 마! 아니거든?! 그치, 로빈?!
빈：…응? …어, 그게….
빈：…으, 으음….
매니저：…….
매니저：너희는 오늘 저녁 맨밥만 먹어.
미유：뭐? 그런 게 어디 있어!

 

매니저：오늘 저녁 메인이 김치 찌개거든?
매니저：한결같이 맛 없는 김치 찌개랑 밥만 내놓을 거니까, 너희 둘은 밥만 먹어.
미유：뭐야, 삐졌어?
매니저：그래, 삐졌다. 기껏 만들어 먹여 놨더니 맛 없어서 먹기 싫다니….
미유：먹기 싫다니, 누가?
빈：우리…, 먹기 싫다는 말은 한 적 없는데?
매니저：맛 없다며. 그 말이 그 말이지.
빈：난 매니저가 만든 김치, 싫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어.
미유：응. 맛이 없어도, 사장님이 만든 김치 찌개는 싫지 않다는 게 핵심이란 말이야.
매니저：…….

빈：음…. 게다가 맛…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매니저：…진짜?
미유：뭐, 난 맛이 나아지는 건 모르겠지만, 싫진 않아.
빈：후후, 매니저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 준 거잖아. 싫을 리가 없지.
매니저：…나 참, 이길 수가 없다니까.
매니저：아무튼 오늘 저녁 김치 찌개, 이의 없음이지?
빈：으음, 이의는 없지만 추가 요청은 있어.
매니저：추가 요청? 뭔데?
빈：그거야 당연히….
미유：…고기 반찬이지!
매니저：…이럴 땐 어쩜 이리 쿵짝이 잘 맞니….
매니저：알았어. 고기 반찬. 접수 완료.
미유：예이!
빈：아싸~

(하여간, 고기 반찬 하나에 좋아하는 모습들이 영락 없는 어린 애라니까.)
(그래도 별 거 아닌 것에도 기뻐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으니까, 뭐, 됐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