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22화- 두근두근 연기 체험, 빈

매니저：이번 촬영은 의상부터가 장난 아니네.
빈：응. 장식도 엄청 많이 달려 있어.
매니저：뱀파이어 느낌이 물씬 나는걸.
빈：근데 이 옷…. 이것저것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그런지 꽤 무거워….
매니저：뭐, 어쩔 수 없지. 멋있어 보이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
빈：멋있어?
매니저：응.
빈：그렇구나, 멋있구나.
매니저：의상 팀이 고생 좀 했겠네. 이렇게 멋있는 옷 구해 온다고.
빈：…멋있다는 게 혹시 옷 얘기였어?
매니저：응? 응.
빈：…그렇구나.

 

HS：다들 스탠바이!
스태프１：저, 감독님!
HS：뭐야, 무슨 일이야.
스태프１：그…. 보조 배우 하나가 사정이 생겨서 못 오게 됐답니다.
HS：뭐? 지금 촬영 들어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그런 소릴 하면 어떡해?!
스태프１：죄, 죄송합니다.
HS：일단 지금 촬영장에서 손 비는 사람 아무나 시켜!
스태프１：손 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HS：그걸 지금 말이라고…!

스태프２：매니저! 매니저님 있어요! 감독님!
매니저：네? 저요?
스태프２：네. 어차피 빈 씨랑 같이 잠깐 나오는 거니까 빈 씨랑 익숙한 매니저님이 나오면 더 좋지 않을까요?
매니저：아니, 저는 연기는 좀….
HS：못한다면 하는 수 없지. 당장 보조 연기자 에이전시에 연락해!
HS：급하니까 보수 두 배로 준다고 하고! 당장 올 수 있는 녀석으로!
매니저：……. 헉.

(보수가… 두 배?!)

매니저：감독님! 저요! 제가 할게요!
HS：연기는 힘들다며. 할 수 있겠어?
매니저：하하하! 겸손이었죠! 할 수 있습니다! 시켜만 주십쇼!
HS：…흐음. 일단 한 번 해 보지. 얼른 준비 해.
매니저：네!

(…….)

 

(웃음기 없는 얼굴로 분위기를 잡고 있을 뿐인데,)
(평소의 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인 것 같다.)

(두근두근)

(다른 배우들의 흡혈을 마친 건지 빈은 어느 새 내가 누워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빈：…후우.

(으으, 목덜미를 깨무는 시늉만 하는 건데도 가, 간지럽….)

매니저：푸훗!
빈：…….
매니저：…….

(헉, 어, 어떡하지!)

빈：……음.
빈：깨어 있는 이를 취하는 건 오랜만이로군.

(다행히 빈이 어떻게 잘 넘길 것 같긴 한데….)
(빈은 다시 흡혈을 시도하려는 듯 내 어깨를 잡고 다가왔다.)

매니저：…잠깐. 진짜 또 할 거야?
빈：그럼 어떡해? 해야지. 역이 그렇잖아.

- 휙! -

(나는 재주껏 빈의 품에서 벗어났다.)

 

매니저：당신이! 바로 그 소문의 흡혈귀로군요.
빈：…소문의? 나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가 돌고 있지?

(빈은 의아한 표정이면서도 무던하게 대꾸했다.)

매니저：그…. 젊은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를 쪽쪽 빨아먹는다는 소문이요!
빈：피를 쪽…쪽….
매니저：그래요! 모기처럼!
빈：……모기?

(…음. 모기는 좀 심했나….)

빈：소문이란…. 때로는 진실과 동떨어져 있는 편이지.

(빈의 얼굴은 어느 새 처음의 근사한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매니저：…뭐, 그렇게 떨어져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빈：……….

(아차, 그만 너무 평소대로 해 버렸다.)

빈：그럼…. 아가씨는 날 어떻게 생각하지?
매니저：음…. 일단 얼굴은 괜찮으세요.
빈：…칭찬으로 듣지.
매니저：그리고….
빈：그리고?
매니저：외로워 보이시네요.
빈：…….
매니저：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외로워 보여요.
빈：…….

(수없이 많은 팬들과 함께 해도,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받아도….)
(결국…, 스타란 그런 존재니까.)

빈：아가씨는 날 오해하고 있군.
매니저：오해?
빈：하지만, 마음에 드는 오해야.
빈：그러니 특별히 편안하게 보내 주도록 하지.

(빈의 손이 내 허리를 확! 끌어 안았다.)

빈：매니저, 잠드는 척 해.

(그리고 빈은 내 귓가에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몸에 힘을 빼고 잠든 척을 했다.)
(허리를 안은 빈의 단단한 팔 덕분에, 바닥에 고꾸라지는 일도 없이.)

매니저：…….

(이윽고 내 목덜미에 부드럽고 따스한 온기가 와 닿았다.)

(…….)

매니저：대본에 있는 내용이랑은 전혀 다른 내용이 되어 버렸네.
빈：응, 그러네.
매니저：…HS 감독님한테 혼나려나?
빈：음, 내가 보기엔 이 쪽이 더 괜찮았던 것 같은데?
빈：너무 걱정하지 마.
매니저：…대본대로 안 했다고 두 배 보수는 없었던 걸로 하자고 하시면 어쩌지.
빈：그럼 안 되지! 이제 와서 말을 바꾸다니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야!

 

- 저벅저벅 -

HS：어이, 너희 둘. 수고했어.
빈：감독님도 수고하셨습니다.
HS：그래,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표현력이 좋군.
HS：다시 봤다.
빈：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HS：음, 그래. 그리고 매니저.
매니저：네! 감독님.
HS：엉망으로 했으면 두 배건 뭐건 쫓아 내려고 했는데.
매니저：하하…하….

HS：생각보다 잘 했어. 흡혈귀에게서 그런 페이소스를 이끌어 낼 줄이야….
HS：앞으로도 사람 모자라면 종종 손 좀 빌리지.
매니저：불러만 주십쇼!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을 해내겠습니다!
HS：아무튼 오늘 촬영 분량은 다 했으니 이만 가 봐.
매니저：수고하셨습니다!

(…….)

 

(스케줄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는 길.)

빈：저기, 매니저….
매니저：응?
빈：나…, 외로워 보여?
매니저：…어?
빈：아까 연기할 때 그랬잖아.
빈：외로워 보인다고. 그거 그냥 한 말은 아닌 것 같아서….
매니저：…….

(이럴 땐 또 눈치가 비상하단 말이야.)

매니저：전혀. 네가 외롭긴 왜 외로워?
빈：…정말?
매니저：응. 24시간…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내가 옆에 착 달라붙어 있는데,
매니저：네가 외로울 리가 있어?
빈：아….
매니저：왜 그래? 빈, 너 진짜 외로워?
빈：아, 아냐. 네 말이 맞아.
빈：네가 있는데…. 내가 외로울 리가 없지.

(그나저나 빈과 늘 함께 하다 보니 나도 연기력이 좀 는 건가?)
(같은 무대에 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닮아가는 것 같아서 나쁘지 않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