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9화- 깜짝 팬레터, 원영

(사무실에서 쌓인 우편물들을 확인하고 있던 어느 날.)

매니저：원영, 네 앞으로 편지 왔어.
원영：…편지?
매니저：응, 팬레터인 것 같은데….
매니저：우표도 안 붙어 있고 보내는 사람 이름이랑 주소도 없어.
원영：…이름이랑 주소가 없다고?
매니저：응. 이름 대신 '원영 오빠의 팬으로부터'라고만 써져 있어.
원영：…수상하군.

(확실히… 좀 꺼림칙하긴 하지만….)

 

매니저：일단 한 번 열어 보자.

- 부스럭 부스럭 -

(편지를 열자 새빨간 글자로 빽빽하게 쓴 원영의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매니저：…헉, 뭐야? 이게!
원영：…….

(원영은 여러 장의 편지를 눈으로 훑었다.)

매니저：뭐라고 쓰여 있어? 너랑 안 사귀면 확… 죽어 버리겠대?
매니저：아니면 여기로 찾아온다고 적혀 있어?
원영：매니저…. 넌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군.
원영：평범한 여중생이 쓴 편지다.
매니저：뭣?! 이런 협박 편지를 보낸 게 어떻게 평범한 여중생이야!
원영：협박하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만.
매니저：줘 봐! 나도 한 번 읽어 보게!

(원영은 순순히 편지 다발을 내밀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꽃다운 나이 15살의 여중생입니다. -
- 사실 저는 방금 원영 오빠 사인회에 가려다가 걸려서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
- 어떤 말을 써도 오빠에 대한 마음을 전부 쓸 수가 없네요. -
- 오빠가 너무 보고 싶어요. -

매니저：…애절함이 이산가족 뺨치는데?
원영：…….

- 함께 보낸 종이는 사인회를 못 간 게 너무 아쉬워서, 제가 오빠를 그리는 마음을 담아 -
- 종이에 오빠의 이름을 가득 채워 보자는 생각이 들어 써 본 거예요. -

매니저：아…. 어쩐지 글씨를 너무 정성스럽게 쓴 것 같더라니….
원영：방금 전까진 협박 편지라고 하지 않았나?
매니저：그, 그거야 놀라서 그랬지.

- 오빠 이름을 종이 한가득 채우고 나니 뿌듯하네요. -
- 색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썼습니다. -
- 이 종이에 가득한 오빠의 이름 한 자, 한 자가 오빠와 저를 잇는 운명의 붉은 실이 되어…. -

매니저：…….

(붉은 실의 의미라고? 이게?)

 

매니저：어…? 근데 이거 뒷장은 글씨가 다르네….
원영：편지에 안 적혀 있나?
매니저：잠깐만…. 아, 있다.

- 제가 오빠 이름을 종이 가득 쓰고 있는 걸 본 제 친구가 자기도 쓰겠다고 해서 그 친구가 쓴 것도 같이 보냅니다. -
- 저는 빨간색을 강력 추천했지만 친구는 노란색이 좋다네요. -
- 그래도 역시 오빠는 빨간색이 어울려요. -

원영：…….

(아무리 빨간색이 어울린다고 해도 그걸로 이름을 쓰는 건 좀….)

원영：…요즘 여중생은 이해하기가 힘들군.
매니저：음, 솔직히 이 학생은 나도 좀….

(그래도 원영을 이렇게 좋아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겠지….)

 

원영：아무튼, 스토커가 아니라서 다행이군.
매니저：응. 스토커라고 하기엔 너무 깜찍한 팬인걸?
원영：…후….
매니저：있잖아, 원영….
매니저：너 진짜 격렬하게 사랑받고 있구나.
원영：…왜. 질투 나나?
매니저：질투? 원영의 인기가 곧 내 돈인데 그럴 리가 있나.
원영：…….

매니저：이 여학생이 말한 사인회면 앨범 발매 기념 사인회겠지?
원영：…그렇겠지.
매니저：후후, 앨범에 사인 받으러 올 정도면 골수 팬인가 보네….
원영：나보다 네가 더 기뻐 보이는군.
매니저：응? 응. 왜? 그러면 안 돼?
원영：…안 될 건 없지만….
매니저：이렇게 귀여운 열성 팬도 생기고….
매니저：우리 원영이가 언제 이렇게 컸나 몰라~.
원영：…누가 머리를 쓰다듬어도 된다고 했지.

(막무가내로 원영의 머리를 문지르는 와중에도, 내 가슴 한 구석은 내내 뿌듯한 기분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