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8화- 사인 만들기 대작전

(윤과의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

매니저：그러고 보니, 윤.
매니저：아까 어떤 여학생이랑 얘기하는 것 같던데, 아는 사람이야?
윤：아~ 아는 사람은 아니고.
윤：팬이라면서 사인해 달라고 해서 그거 해 준 거였어.
매니저：사인? …너 사인도 있었어?
매니저：나도 잠깐 볼 수 있어?
윤：응? 응.

- 슥슥 -

윤：자, 여기.
매니저：…….
매니저：윤, 팬들한테도 이렇게 해 줬어?
윤：응.
매니저：윤….
매니저：너, 나랑 사인 연습 좀 하자.
윤：…어? 왜?
매니저：이건 유치원생이 크레파스로 이름 쓴 것보다 못하잖아!
매니저：사인으로 행위예술하냐?
윤：그치만 전에 매니저가 연예인 사인은 독특해야 한다고….
매니저：이쯤 되면 악의가 느껴질 정도거든?!

(하아…. 그러고 보니 다른 녀석들 사인은 또 어떤지 모르겠네.)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잠시 후….)

매니저：…그런 이유로 기획사 차원에서 모두의 공식 사인을 만들어 볼까 해.
원영：공식적인 사인이라, 생각보다 철저하군.
미유：난 그 동안 그냥 적당히 해 줬는데.
빈：나도.
매니저：우선 너희가 팬들에게 써 주고 있는 사인들을 한 번 보여 줘.
매니저：괜찮으면 그걸 그대로 쓸 거야.

(…….)

미유：짠, 내 사인은 이거야.
매니저：……진짜 이거야?
미유：응.
매니저：…….
빈：헉, 이건…!
원영：키스 마크로군.
이안：…….
매니저：진짜 이걸로 하게?
미유：왜, 뭐 문제 있어?

윤：음…. 근데 사인이면 사인회 같은 데서도 쓰지 않아?
윤：그런 데선 막 몇 백 장씩 해야 될 텐데….
미유：난 이걸로 할 거야. 무조건.
미유：내 팬들이 기뻐하는데 까짓 몇 백 장이 대수겠어?
미유：사장님은 립스틱이나 두둑히 준비해 둬.
매니저：…….
빈：와, 진짜로 할 생각인가 봐….
이안：…저 녀석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펜 다발 대신 화장품 박스를 업고 다니는 불쌍한 내 미래가 보인다….)

 

(…….)

매니저：원영, 왜 펜을 놓고 있어? 벌써 다 했어?
원영：…….

(원영은 대답 대신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빈：…어, 나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빈：아, 맞다! 원영의 신용카드 뒷면에서 봤어!

- 움찔 -

원영：…내 신용카드 뒷면은 또 언제 본 거지.
매니저：어, 어쨌든. 이건 깔끔하긴 한데 너무 단조롭고 밋밋하잖아.
매니저：사인은 팬 서비스란 말이야.
이안：팬 서비스라… 흐음.
매니저：팬이 받고 두근거리면서 기뻐할 만한 사인이어야지.
매니저：예를 들면 사인 아래 짧은 문구를 적어 준다거나….
매니저：아, 저기 저거처럼. 저거 누구 거야?

 

빈：응? 저거 내 건데.
매니저：자, 봐봐. 사인 밑에 이렇게 팬에게 짤막하게 한 마디 하는 거야.
이안：…'사장님이 미쳤어요. 로빈 초대박 한정 사인!'…이라고 적혀 있다만.
윤：…어째 꼭 마트나 화장품 가게 세일 전단지 같은데?
원영：확실히 임팩트는 있군.
미유：응, 이 정도면 확실히 사장님이 미칠 만해.

(사인을 하랬더니 왜 쓸데없이 날 저격하는 거야!)

빈：여자들이 이런 거 좋아하잖아.
빈：아가씨들이나 아줌마들이나 이런 문구 있는 전단지를 제일 좋아하던걸?

(아니, 좋아하긴 하겠지만 그거랑 이건 다른 거지….)

 

이안：하여간에 다들….
이안：자, 팬 서비스가 듬뿍 담긴 사인이다.
윤：우와, 화려하다….
원영：제법 명필인데.
미유：영문 필기체를 엄청 능숙하게 쓰네.
이안：…훗.

빈：음, 근데 저것도 몇 백 장씩 써야 하는 거 아냐?
빈：이삼 십 장만 써도 팔 아플 것 같은데.
이안：내가 손목에 붕대라도 감고 쓰면 팬들은 오빠의 붕대투혼이라며 더 감동할걸?
미유：그러다 깁스라도 하면 스케줄은 어떻게 하려고?
이안：기사라도 내지, 뭐. 촬영 중 부상으로 다쳤다는 식으로.
매니저：…….

(사인보다는 언론 플레이 재능을 건진 것 같다….)

매니저：잠깐, 여기 쌓여 있는 이 낙서는 누가 한 거야?
윤：낙서라니! 내 사인 수정한 거거든!
매니저：…수정?

(어디가 달라졌다는 거냐…?)

 

미유：와, 이 그림 귀엽다. 근데 위에 저건 뭐야?
윤：저게 내 사인이야.
윤：글씨는 아무리 해도 안 돼서 대신 이것저것 좀 꾸며 봤어.

(아니, 그림은 이렇게 귀엽게 그리는데 글씨는 대체 왜….)

미유：근데 사장님. 사장님은 사인 없어?
매니저：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왜 필요해?
이안：아니지. 사장이니까 이것저것 계약 같은 거 할 때 회사 대표로 사인해야 되잖아.
윤：맞아, 우리보다 더 공식 사인이 시급한 거 아냐?
원영：…종이랑 펜은 널렸으니 너도 한 번 써 보지, 그래.
매니저：사인이 뭐 대수인가? 그래, 까짓것 뭐.

- 슥슥슥 -

매니저：자, 여기!

 

윤：어….
미유：어머….
원영：…이건.
이안：…생각보다… 꽤….
빈：잘 쓰네, 매니저.
원영：…설마, 영문 필기체를 쓸 줄이야.
윤：이안 형 못지 않은 실력인걸….
미유：진짜 의외다, 사장님.
매니저：어? 어… 음….

(그거… 한글인…데….)

매니저：…아, 아무튼. 다들 내 거 잘 봤지? 나만큼만 쓸 수 있도록 연습해 와!
윤：나도 지지 말아야겠는걸.
원영：…후, 너한테 밀릴 수는 없지.
미유：난 어떤 립스틱이 제일 예쁘게 찍히나만 보면 되지?
이안：훗, 난 이미 완벽해서 연습 따윈 필요 없다만.
빈：세련된 문구…는 뭐가 있을까…?

(으, 음…. 뭐, 이걸로… 다 잘 된 건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