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화- 시작하자, 나의 스타 프로젝트!

 
매니저：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매니저：…아직도 못 알아보시네.
매니저：자꾸 이러시면 하나 밖에 없는 손녀 삐져요?
요양사：오늘은 상태가 좀 안 좋으신가 봐. 어제만 해도 열심히 손녀딸 얘길 하셨는데.
매니저：어쩔 수 없죠, 뭐. 아, 전 이만 가 볼게요.
요양사：그래, 또 봐요. 할아버진 나한테 맡기고.
매니저：네, 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한 번 뒤돌아 본 후, 요양원을 나왔다.)

 

(얼마 후….)

- 두리번 두리번 -

매니저：음…, 아무도 없지?
매니저：이 틈을 타서 얼른 사무실로…!

- 타다다닥 -

 

매니저：휴…. 하여간 오늘은 조폭 아저씨들이랑 안 마주쳐서 다행이다.
매니저：하루가 멀다 하고 또 길거리에서 돈 내놔라, 못 내놓는다 실랑이라도 벌였다간 진짜….

- 따르르르릉 -

매니저：…전화? 혹시 연예인 지망생인가? 그럼 좋겠는데….
매니저：여보세요?
조폭１：여보세요, 매니저냐?
매니저：…잘못 거셨나 보네요. 끊을게요.
조폭１：그딴 말엔 안 속아.
조폭１：너, 원금은 둘째치고라도 지금까지 밀린 이자는 대체 언제 가지고 올 거냐? 응?
매니저：그게…. 도, 돈이 생기면 바로 드릴 테니 오늘은…. 아니, 오늘도 좀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조폭１：뭐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매니저：회사에 아직 수입이라고 할 만한 수입이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꼭….
조폭１：야! 소속 연예인 한 명 없는 연예 기획사에서 무슨 수입을 기대하고 있냐!
조폭２： 그러게. 게다가 매니저도 사장 겸 매니저인 너 한 명 밖에 없고.
조폭１：그 매니저마저 완전 햇병아리라 기대도 안 되고.
조폭２：회사 건물만 팔아도 어느 정도 돈은 나올 텐데 무슨 배짱인지….
매니저：…이 아저씨들이 진짜.
매니저：아, 됐어요! 다른 건 몰라도, 난 죽어도 이 건물이랑 기획사 포기 못해요! 알아 들었어요?!
조폭２：에구, 화났나…?
조폭１：그러니까 말 좀 살살 하지 그랬어! 아직 앤데!
조폭２：아니, 솔직히 너도 말이 좀 심했….
매니저：하여간 그러니 이번에도 돈은 못 드려요!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조폭１：어, 야! 잠깐! 우리가 기껏 전화해 줬더니 그게 무슨 버릇….

- 뚝! -

매니저：…….
매니저：…하아.
？？？：너도 참 애쓴다.
매니저：응? 누구세….
？？？：나야.
매니저：아, 희연 언니….

 

(이 사람은 희연 언니. 내 이종 사촌이다.)
(그리고 진희연이라는 이름을 대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 여배우이기도 하다.)

매니저：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 연락했으면 내가 언니 집으로 갔을 텐데.
진희연：너 어쩌고 있나 잠깐 보러 왔지.
진희연：…그런데 오자마자 이런 꼴이니, 원.
매니저：이런 꼴이라니…. 내가 뭘 어쨌다구?
진희연：맨날 그렇게 독촉 받는 거 지겹지도 않아?
진희연：물론 독촉하는 쪽도 지겹겠지만, 그건 내가 알 바 아니고.
매니저：뭐…, 별 수 없잖아. 당장 돈이 없는 걸 어떻게 해.
진희연：나 참, 너 이렇게 살려고 이 기획사를 상속받은 거야?
진희연：나 같으면 쿨하게 회사도 포기하고 빚도 버렸겠다!
매니저：알잖아, 나 이 회사 포기 못하는 거.
진희연：그러니까 대체 왜?

진희연：그야, 이모부 계실 적엔 얼추 잘 나가던 연예 기획사였지만….
진희연：이모랑 이모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선 이런저런 문제로 완전 꽝 됐잖아.
진희연：연예인들은 빠져나갔지, 원래부터 좀 있던 빚은 한 번 늘어나기 시작하니 미친 듯이 불어났지.
진희연：그 와중에 사태 수습하신답시고 무리하시던 너희 할아버지까지 쓰러지셨고 말이야.
매니저：…….
진희연：이런 상황에서 너 혼자 뭘 어쩌려고?
진희연：너, 이 회사에 그렇게나 애정이 있었니? 네 인생을 꼭 여기 걸어야 하는 이유라도 있는 거야?
매니저：…….
매니저：글쎼, 그냥….
매니저：이 회사엔 아버지…, 아빠의 꿈이 담겨 있으니까.
진희연：…….

매니저：어릴 적부터 줄기차게 들었어.
매니저：이 기획사엔, 최고의 스타들을 키워 내고 싶다는 아빠의 꿈이 가득 담겨 있으니까….
매니저：만약 앞으로 내가 회사를 물려 받는 날이 오면, 그 꿈도 같이 물려 받아 줬음 한다고.
매니저：말로는 부족했는지, 나중에는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했다니까.
진희연：흐음….
매니저：게다가…, 할아버지가 그 지경이 되실 때까지 지켜 주신 회사잖아.
매니저：그 모든 걸 수포로 돌리면서까지 편하게 살고 싶진 않아.
매니저：그러니까 이거 하난 확실히 말할 수 있어. …난 진짜 이 기획사 못 버린다는 거.
진희연：연예인도 스태프도 한 명 없는 이 회사를?
매니저：스태프는 당분간 나 혼자만으로도 충분하고, 연예인은 앞으로 모집하면 되지.
매니저：자, 봐!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이 모집 광고 전단지를!
진희연：흐음, 어디….

 

진희연：…….

- 부욱! -

매니저：아, 왜 찢어! 그거 한 장 인쇄하는 데 드는 돈이 얼만데!
진희연：찢을 만하니까 찢지!
진희연：뭐? 업계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풀 기숙사에 교육비 전액 무료….
진희연：그리고 부대 시설로 웰빙 스파, 놀이터, 호수 공원, 골프장. 마지막으로 개인 자동차 지급…?
진희연：허위 광고도 정도가 있지! 누가 이렇게 심한 허풍을 믿고 여길 오겠어?!
매니저：…올 수도 있지.
진희연：안 와!

매니저：윽, 하여간 뭐가 됐든 모집할 거야!
매니저：그러니까 언니도 너무 그러지 말고 좀 지켜 봐 줘!
진희연：후….
진희연：그래, 내가 무슨 소릴 더 하겠니.
진희연：어차피 나도 실질적인 도움은 못 주는 판국이고.
진희연：네가 그렇게 마음 먹었다면야 홀로서길 도와 줄 수밖에.
진희연：알았어, 지켜 봐 줄게. 대신….
매니저：대신?
진희연：앞으로 이 업계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내가 하는 말은 웬만해선 새겨 들어. 알았지?
진희연：무슨 일 있으면 꼭 나한테 보고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도와 줄 테니까.
매니저：응, 고마워. 언니.

진희연：하긴…, 넌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은 그럭저럭 있는 편이니까.
진희연：잘 하면 좋은 녀석을 물고 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진희연：아니면 혹시 알아?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올지.
매니저：이 전단지를 보고서 말이지?
진희연：그 쓸모 없는 종이 쪼가리들은 내가 죄다 분쇄기에 우겨넣기 전에 알아서 처분해.
매니저：…….
진희연：어쨌든, 난 간다. 열심히 해 봐.
매니저：조심해서 들어가요, 언니.

- 달칵 -

 

(…….)

매니저：열심히라….

(그래…, 정말 열심히 해야지.)
(손을 쓰든 발로 뛰든 머리를 굴리든 간에, 꼭 최고의 스타들을 키워내서 이 회사를 살리고 말겠어…!)

매니저：좋아, 언젠가 이 기획사가 다시 유명 연예인들로 가득 차는 날을 목표로….

(시작하자…, 내 '스타 프로젝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