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3화- 대청소 시작, 원영

(여기저기 명함도 돌리고 인사도 다녔지만 여전히 사무실에는 먼지만 풀풀 날렸다.)

매니저：하아… 이 먼지들이 다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
매니저：…헉, 먼지?

(진짜로 공중에 먼지가 둥둥 떠 다니고 있잖아?!)

매니저：그러고 보니 사무실 청소를 언제 했더라….

(슬쩍 살펴보자 구석구석 찌든 때가 가득했다.)

매니저：세상에, 언제 이렇게 더러워졌지….

(명색이 연예인 기획사 사무실이라는 곳이 이렇게 더러워서야….)
(오던 일감도 달아나는 거 아냐?!)

매니저：안 되지, 안 돼.

(청결한 일터에 일감도 굴러 들어오는 법!)
(그래, 분위기도 바꿀 겸 대청소를 하자!)

(…….)

 

 
- 끼익 -

원영：매니저… 뭘 하는 거지.
매니저：응? 나? 청소하고 있는데?
원영：아까부터 시끄럽게 쿵쿵거린다 했더니 청소 중이었나.
매니저：아, 미안. 많이 시끄러웠어?
영원：내가 못 참고 내려올 정도였다면 말 다한 거 아닌가.
원영：그나저나 무슨 청소를 어떻게 하길래 그렇게 쿵쿵거리는 소리를 낸 거지?
원영：설마 고릴라처럼 뛰어 다니기라도 한 건가.
매니저：뭣, 고릴라라니…! 고릴라한테 한 번 물려 볼래?!
매니저：그리고 그건 내가 뛰어다닌 게 아니라 가구 옮기는 소리거든?
원영：가구?

원영：…네가 말하는 가구가 어정쩡하게 길을 막고 있는 이 책상은 아니겠지.
매니저：아니긴! 그거 맞거든?!
매니저：책상이 좀 무거워서 양쪽을 번갈아 가며 옮기느라 쿵쿵 소리가 난 거라고!
원영：…매니저, 넌….
원영：…하아.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군.
매니저：뭣, 내가 왜 바보야!

원영：저렇게 큰 책상을 여자 혼자서 옮기려는 녀석이 바보가 아니면 뭐라는 말이지.
매니저：어…, 그, 그치만 너한테 말해 봐야 '내가 그걸 왜 도와 줘야 하지, 흥' 하고 말 거고….
원영：너는 나를 뭘로 보는 거냐.
원영：물론 네가 나한테 한 짓들을 생각하면 넌 그런 소리를 들어도 싸지만.
원영：그렇다고 여자 혼자 낑낑거리는 걸 못 본 척할 만큼 막 돼먹은 인간은 아니다만.
매니저：그럼… 도와 줄 거야?
원영：…….
매니저：응~? 도와 줄 거야? 노예 1호?
원영：…누가 노예 1호냐. 그리고 그렇게 능글맞게 웃지 마라. 기분 나쁘니까.

(좋았어! 힘 잘 쓰는 일꾼 원영 확보!)

 

(…….)

매니저：노예 1호~ 그 쪽 정리 다 됐으면 여기 걸레 좀 빨아다 줘~
원영：그러니까 누가 네 노예….
원영：…걸레…?
매니저：응. 이거. 난 그 동안 저 쪽 좀 닦고 있을 테니까 깨끗하게 빨아다 줘.
원영：…이건, 어떻게 빠는 거지.
매니저：…응?
원영：…걸레는, 어떻게 빠는 거냐고 물었다만.
매니저：노예 1호군, 이거 빨 줄 몰라?
원영：…모른다.
매니저：…농담이지?
원영：내가 뭐 하러 이런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매니저：…….

(저 얼굴은…. 진짜다.)

(세상에. 진짜로 걸레를 빨 줄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했다니…!)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인데?!)

원영：안 알려 줄 거면 난 그만 둬도 상관 없다만….
매니저：하! 하! 하! 그럴 리가! 이 주인님이 걸레 빠는 법부터 시작해서 A부터 Z까지 차근~히 가르쳐 주지.
매니저：그러니까 우리 노예 1호군은 이 주인님만 믿고 따라 오도록!
원영：…그러니까, 네가 왜 내 주인님이냔 말이다.

 

(…….)

매니저：후아~ 깨끗~하니 상쾌하다.
원영：그 동안이 너무 더러웠던 거겠지.
매니저：아, 하하… 앞으로도 종종 할게, 청소.
원영：종종이 아니라 자주 해라.
매니저：앞으로는 청소도 자주 못할 정도로 바빠져야지! 안 그래?
원영：후, 하여간 말은….

(나는 편안해 보이는 표정의 원영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매니저：저기, 원영. 오늘…, 도와 줘서 고마웠어.

(이런 거에 익숙치 않은 게 뻔히 보이는데도 그래도 성의껏 도와 주려고 하는 모습이 제법 감동적이었다.)
(그러니까 고맙다는 말 정도는 전해야겠지.)

원영：…아아, 그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원영을 향해 나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매니저：있지, 노예 1호.
원영：그 놈의 노예 1호 소리 좀 그만 할 수 없나.
매니저：오늘 도와 준 것도 고맙고… 내가 노예군한테 선물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원영：…선물?
매니저：응. 있지….
매니저：우리 노예군은 가죽 목줄이 좋아, 쇠사슬이 좋아?
원영：……………….
원영：그냥 네가 싫다.

(아니, 왜? 노예 취향까지 존중하는 이렇게 훌륭한 주인님의 대체 어디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