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제이엘 스토리 -7화- 바오베이, 아파?

 
(잡지 화보 촬영장.)

최인호：…그대로, 좋아… 빛이, 반짝…반짝….

- 찰칵, 찰칵! -

제이엘：…….
최인호：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응, 아주 좋아….

(촬영은 물 흐르는 것처럼 순조롭게 끝났다.)

최인호：제이엘…. 수고했어….
제이엘：네, 감사합니다.
매니저：제이엘, 멋졌어!
제이엘：…고마워.
매니저：…….
제이엘：옷 갈아입고 올게.
매니저：어, 응.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네….)

 

매니저：…후우.
최인호：…곤란해.
매니저：작가님? 제이엘 사진 들여다 보면서 뭐 하세요?
최인호：…곤란해하고 있어.
최인호：이것 때문에….

- 스윽 -

(최 작가님은 제이엘의 사진들을 내미셨다.)

매니저：음…. 제가 보기엔 다 괜찮게 잘 찍힌 것 같은데….
최인호：…그래서… 곤란해.
최인호：전부 다…. 반짝반짝 빛이 넘쳐서….
최인호：A컷을… 고를 수가 없어….
매니저：…….

(그것 참… 곤란하네요.)

매니저：…어쨌든 어느 컷을 쓸지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제이엘이 잘 했다는 말씀이시죠?
최인호：…응. 아주 좋아… 이렇게… 마음에 드는 모델은… 오랜만이야….
매니저：역시 우리 작가님은 뭘 아신다니까!
매니저：잡지에 실릴 컷은 저희 제이엘의 매력이 잘 드러난 것들로 골라 주세요!
최인호：…노력, 해 볼게. 다 매력적이지만….

매니저：아무튼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는 그럼 이만….
최인호：…잠깐, 매니저….
매니저：네?
최인호：…제이엘….
최인호：어떤… 사람…이야?
매니저：어떤 사람이라뇨?
최인호：그냥… 왠지… 느껴져….

(느릿하게 카메라 렌즈를 정리하던 작가님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최인호：…다크해.
최인호：어둠이 있어….
매니저：…어… 어둠이요?
매니저：에이, 저희 제이엘이 얼마나 밝은데요.
매니저：그런 거 없….
최인호：있어. 내겐… 보여. 빛이 반짝반짝… 넘치는 만큼…. 그림자도… 짙어.
매니저：…아, 하하… 그럼 어, 어둠… 있는 걸로 하죠, 뭐.
매니저：제가 잘 케어하면 되니까.
최인호：…응. 매니저가 잘… 들어 줘.
최인호：그것만으로도… 분명 큰 도움이….
매니저：네? 뭘 잘 들으라는 말씀….
최인호：그럼 난… 바빠서… 이만….
매니저：…저, 잠깐… 작가님?!

(알쏭달쏭한 말만을 남긴 채 작가님은 촬영장을 떠나 버리셨다.)

매니저：어째 못 본 새에 더 다크해지셨네.
매니저：…그나저나… 제이엘의 다크함이라….

(나도 모르게 떠오른 것은… 굳은 표정과 단호한 말투.)
(그리고 굳게 닫혀 버린 문이었다.)

 

매니저：…….
매니저：아, 나도 모르겠다고!! 도대체…!
제이엘：…샤오, 무슨 일이야?
매니저：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제이엘：…저, 샤오….
매니저：응? 왜?
제이엘：…아니야, 아무것도….

(으으… 이 어색함은 정말이지….)

매니저：그…, 다 됐으면 돌아갈까?
제이엘：으응….

(…….)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던 나는 결국 제이엘 방으로 향했다.)

매니저：그래! 다크함인지 어두컴컴인지 난 도저히 모르겠으니까,
매니저：그냥 대놓고 물어보는 거야!
매니저：후우….

(이 문 너머에…. 제이엘이 있겠지.)

매니저：제이엘, 할 말이 있는….

 

- 벌컥! -

제이엘：샤오…!
매니저：…어! 어, 응?
제이엘：바, 바오베이가…!

(…….)

 

(병원에 다녀온 뒤에도 한참을 가르릉대던 바오베이는 방금 전에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매니저：…그래도 다행이야.
제이엘：…….
매니저：의사 선생님이 그랬잖아.
매니저：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뻔 했다고.
매니저：우선은 상태 지켜 보면서 사료랑 약 제때 잘 챙겨 주면 된다고 하니까….
제이엘：…….

매니저：…저기, 제이엘… 너 괜찮….
제이엘：샤오, 아까 말이야….
제이엘：머릿속이 하얘졌었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매니저：으응….
제이엘：요즘 바오베이가 밥도 잘 안 먹고, 가끔 토해도 별 일 아니라 생각했거든.
제이엘：…들떠서.
매니저：들떠서?
제이엘：응. 금방이라도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고….
제이엘：유명해질 거란 생각에 들떠 있었어.
제이엘：바오베이보다 내 일이 더 중요했던 거야.
매니저：제이엘, 그건….
제이엘：그러니까, 바오베이가 아픈 거….
제이엘：…나 때문이야.
매니저：…제이엘.
제이엘：바오베이랑 나, 한국에서 유일한 친구고 가족인데 말이지….

(제이엘은 잠든 바오베이의 등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제이엘：…….
매니저：…….
매니저：…흠흠, 근데 이거 좀 섭섭한데?

(침묵이 가라앉은 분위기도 바꿀 겸 나는 일부러 명랑하게 말했다.)

제이엘：응?
매니저：아까 한국에서 바오베이랑 제이엘 둘만 친구고 가족이라며.
매니저：그럼 나는?
제이엘：…어….
매니저：나랑 바오베이로 말할 것 같으면,
매니저：아침마다 내 뺨 때려가며 깨우는 엄마와 딸 같은 사이거든요?
제이엘：…풋!

매니저：뭐, 아직 제이엘 씨랑 난 멀고 먼 관계인 것 같지만.
제이엘：…….
매니저：제이엘, 나….
제이엘：…미안했어, 샤오.
제이엘：예민하게 굴었던 거 사과할게.

(제이엘….)

 

 
제이엘：방송으로 내 전부를 보여주는 게 부담스러웠고… 두렵기도 했어.
제이엘：아직은… 용기가 안 나.
제이엘：…이해해 줄 수 있어?

(제이엘은 줄곧 이걸 고민하고 있었던 거였을까.)
(…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지만,)
(좀 더 기다려 주기로 할까.)

매니저：실은 나도… 내키지 않으면 출연하지 말자고 얘기하려고 했었어.
매니저：괜히 내가 욕심나서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인 것 같았거든.
제이엘：샤오궤이즈….
매니저：그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닌,
매니저：음악 쪽으로 데뷔하는 데 좋은 방향이 뭔지 좀 더 고민해 볼게!
매니저：제이엘은 천하 제일 가수가 될 거잖아!
제이엘：…고마워.
제이엘：내 얘기 들어 주고, 이해해 줘서.
제이엘：…샤오.

매니저：후훗… 제이엘.
제이엘：응?
매니저：너… 오래간만에 웃는다?
제이엘：어….
매니저：요즘 무게 잡고 정색하셔서 아주 오들오들 떨었는데 말이지!
제이엘：…내, 내가 언제 그랬어.
매니저：그냥 한국 말 못하는 대만 바보 형인 줄 알았더니….
제이엘：바, 바보?! 샤오, 나 한국 말 잘 한다고!
매니저：그래? 그럼 어디 한 번 이것도 해 보시지! 간장 공장 공장장은… !

(그 후에도 밤새도록 투닥거림은 계속됐다….)

 

(다음 날 아침.)

(매일 아침마다 반복돼서 그런가….)
(잠을 깨우는 이 부드러운 촉감도 이젠 꽤 익숙하단 말이지….)

바오베이：냐옹~
매니저：흐아암, 바오베이…. 이제 좀 괜찮아…?

(아, 캣타워 위에 올라간 걸 보니 이제 정말 괜찮….)

매니저：…응?

(…바오베이가… 캣타워 위에…?)

 

매니저：……!

(이, 이게… 어떻게 된…)

매니저：으, 으음… 그러니까….
매니저：어제 제이엘이랑 얘기하다가… 바오베이 좀 돌보고… 그리고….
매니저：…그리고….

(으으, 안 되겠어. 머릿속이 완전 뒤죽박죽이야!)

제이엘：…….
매니저：…….
매니저：…이, 일단, 여기서 일어나고 보자.

(제이엘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움직이고 있던 바로 그 순간,)

- 꼬옥 -

제이엘：…가지 마.
매니저：……!

(투명한 햇빛이 제이엘의 얼굴 위로 부드럽게 비쳐 들었다.)

제이엘：…잠시만….
제이엘：…이대로 있어 줘.

(꼭 끌어안긴 제이엘의 품은 너무도 안락하고 따뜻했지만….)

- 두근두근 -

(나는 오래도록 쉬이 잠들 수 없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