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이안 스토리 -3화- 엑스트라

매니저：이안! 빅뉴스야, 빅뉴스!
이안：뭐야? 아침부터 시끄럽게.
매니저：빅뉴스라니까! 드디어 우리 첫 스케줄이 잡혔어!
이안：뭐?
이안：…귀찮게 됐네.
매니저：좋으면서 괜히 그런다.
매니저：대박감이야! HS 감독님의 영화라구.
이안：역할이 뭔제? 주연? 조연?
매니저：바랄 걸 바라야지. 갓 등장한 신인이 어떻게 주조연을 해?
매니저：엑스트라야.

이안：…뭐?
이안：지금 나보고 엑스트라 따위나 하라는 거야?
매니저：엑스트라가 뭐 어때서?
매니저：HS 감독님 영화는 엑스트라도 황금자리야.
매니저：이안이 몰라서 그러나 본데, 엄청난 기회라구!
이안：그 엄청난 기회, 다른 사람한테나 주라지.
이안：난 사양할게.
매니저：무슨 소리야, 그게!
매니저：이게 내가 얼마나 힘들게 뛰어서 얻은 자린데…!
매니저：잘 생각해, 이안.
매니저：단역이어도 임팩트 있는 역할이라, 이안한텐 딱이야.
매니저：대중들에게 짧지만 강렬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구.
이안：후….

이안：그래, 좋아.
매니저：어, 진짜?
이안：하지 뭐, 까짓 거.
이안：다 망한 회사랑 계약까지 했는데, 뭔들 못하겠어?

(…이상하다.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지…?)
(무슨 속셈이야? 이거 불길한데….)

이안：언제 어디로, 몇 시까지 가면 되는데?
매니저：아, 그게 말이지….

 

(다음 날….)

HS：지금 장난해?
HS：주조연도 아니고, 엑스트라 하나 때문에 전 스태프들이 대기해야 되는 게 말이 돼?
매니저：죄송합니다…, 금방 올 거예요. 조금만 더….
HS：됐고, 빨리 다른 배우 하나 데려다 찍어.
매니저：죄송해요, 감독님. 진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HS：내 영화는 한 치의 오차도 용납 안 해.
HS：주조연 배우들도 철저하게 지키는 게 시간인데….
HS：고작 엑스트라 하나가 지금 몇 분을 늦는 거야?
매니저：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매니저：그래도 어떻게 조금만….

스태프：저, 감독님! 여기….
HS：이래서 얼굴만 보고 캐스팅하면 안 된다는 거야.
HS：기본이 이렇게 안 돼 있는데, 실력은 얼마나 형편 없겠어?
HS：신인 주제에 어디 까불고 있어?
매니저：…….

 

매니저：후….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고 했다.)
(조금만 더 참자. 참자….)

매니저：죄송합니다….
HS：죄송하다면 다야?
HS：내가 매니저 사정 생각해서 한 번은 봐 주려고 했더니….
HS：지금 벌써 몇 분이나 대기했는지나 아냐?! 전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줬잖아!
매니저：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매니저：그러니까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HS：미안한데, 우린 그럴 여유가 없어.
HS：이만 돌아가 줬으면 좋겠군.
매니저：감독님….

이안：잠깐만요.
이안：늦어서 죄송합니다….
매니저：이안…!

 

(이안이 엉망이 된 몰골로 나타났다.)

HS：이게 누구야? 이안 아니야.
HS：지금 와서 뭘 어쩌자는 거야?
HS：우리 모두가 너 같은 단역 하나 때문에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HS：그리고, 꼴은 또 그게 뭐야?
이안：죄송합니다. 오다가 사고가 좀 나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매니저：사고? 무슨 사고? 몸은 안 다쳤어?
이안：교통사고. 가벼운 거라 괜찮아.

(자세히 보니 이안의 살갗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다.)

 

HS：교통사고…?
HS：후…, 그런 일이 있었으면 미리 연락을 해서 조치를 취하게 해야지.
HS：그 몸으로 촬영은 할 수 있겠어?
이안：네. 괜찮습니다.
이안：어차피 제가 할 씬도 사고 씬이라고 들었는데….
이안：분장할 필요도 없고, 경험도 해 봤으니까 더 리얼하게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HS：하, 참…. 배짱 한 번 대단하군.
HS：그 꼴을 하고도 촬영을 하겠다니, 열정 하난 맘에 드는군.
이안：그럼…, 찍을 수 있는 겁니까?
HS：늦은 만큼 몇 배는 더 잘 해야 할 거야.
HS：촬영 들어간다. 준비해!
이안：감사합니다, 감독님.

(얼마 후….)

 

매니저：그래도 잘 끝나서 다행이야.
매니저：감독님도 맘에 들어하시는 눈치였고, 모두 칭찬이 자자해.
이안：아! 아파! 살살 해.

(촬영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와, 이안의 다친 곳을 치료해 주느라 분주하다.)

매니저：그러게 누가 매니저 두고 멋대로 움직이래?
매니저：그러니까 사고나 나지! 속상하게!
이안：좀 속상했냐?
매니저：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얼마나 속이 탔는지…, 어휴.
이안：그러라고 안 간 거야, 사실은.
매니저：뭐?!
이안：첨엔, 날 이렇게 협박해서 연예인을 하게 한 너를 좀 골려주고 싶었거든.
매니저：그래서 일부러 늦게 온 거라고?!
이안：끝까지 들어. 그래서 한 5분 정도 늦어서 애간장 좀 태워 볼 생각이었는데….
이안：사고는 정말 예기치 못한 일이었어.
이안：내가 설마 너 하나 골려 주려고 일부러 도로에 뛰어 들었겠냐?
이안：내가 그런 미친 놈으로 보여?
매니저：이게, 진짜!

- 콰악! -

이안：아! 살살 하랬지!
매니저：네가 알아서 해! 아주 그냥 못돼 먹었어, 진짜!
이안：뭐? 너, 점점 나한테 기어 오른다?
매니저：몰라! 시끄러워!
매니저：내가 얼마나 속이 탔는데! 고개도 얼마나 숙였는지 알아?!
이안：그러게, 뭐 때문에 그렇게 고개를 숙여 대?
이안：네가 뭘 잘못했다고. 대체 죄송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한 거야?
매니저：…뭐야. 다 보고 있었어?
이안：뭐, 그냥…. 중간부터.
매니저：근데도 안 나타나고 지켜만 봤다는 거지?
이안：끼어들 타이밍이 아니었어. 그리고….
매니저：그리고, 뭐!

 

이안：아, 그냥.
이안：미안하다고….
매니저：…뭐?
이안：…나 씻으러 간다. 저녁 맛있는 거 시켜 놔.
이안：피곤해 죽겠으니까.

- 쾅 -

매니저：어….

(이안이…, 지금 나한테 사과를 한 거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