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알바 후기, 모 바이럴마케팅 업체와의 해프닝

네이버 블로그는 티스토리에 비해 상업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블로그 지수가 높은 블로거들한테 달라붙어서 매매, 양도, 포스팅알바 등을 해 달라는 연락이 많이 온다.
나도 그런 블로거들 중 하나. 이게 참 귀찮기 짝이 없는 일인데.

이런 블로그 바이럴마케팅 업체가 굉장히 많다.
잘은 모르겠지만 개인 사업자도 많을 것이고, 동시에 여러 개의 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겠지.
다들 합법적인 업체라며 광고하지만 합법적이라고 해 봐야 그냥 사업 등록한 업체라는 소리다.
계약 내용 자체에 법을 어긴 부분은 없지만 그건 계약 내용일 뿐이고,
결국은 실질적으로 오직 블로거에게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되어 있는 구조.
따라서 '정식 사업자 등록', '합법적'이라는 말에 속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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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미성년자 때 어머니 민번으로 가입한 네이버 계정이 있었고,
그 계정으로 네이버 메인에도 여러 번 뜨곤 했던 파워 블로그를 운영했다가,
성인이 되면서 내 민번으로 네이버 계정을 새로 만들어서 지금은 새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물론 어머니 민번으로 가입한 계정은 휴면이 되었고,
내가 현재 운영하는 블로그도 블로그 지수가 제법 올라간 상태.
상업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지수까지는 아니겠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활동하고 클린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수준은 되었다.
항상 검색어 최상위를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검색어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선두에 올라 있는 블로그.
이렇게 블로그 지수를 쌓은 블로그들은 바이럴마케팅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최적화 블로그'라고 불린다.

아무래도 중고나라 거래글에 내 폰번호를 올려놓은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그 경로가 아니면 내 폰번이 유출될 수가 없었다. (가급적 안심번호를 이용하자….)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여러 바이럴마케팅 업체로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연락이 오는 게 너무 귀찮아서,
이럴 바에야 차라리 실제로 계약을 해 버리면 연락이 안 오지 않을까 싶은 기대에서
내가 지금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닌 더 이상 쓰지 않는 휴면 블로그로 ㅇ모 업체와 포스팅알바 계약을 해 버렸다.
내 휴면 블로그는 네이버에서 밀어주던 파워 블로그였기 때문에 높은 블로그 지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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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모 업체에서 제시하는 건당 금액이 다른 업체에 비해 쌌기 때문에 그 부분에 의문을 제시했지만,
비싸게 돈을 주는 곳은 오히려 블로그 지수를 떨어뜨리는 광고를 의뢰해서 저품질 블로그로 만든다며
그럴 바에야 조금 저렴하더라도 우리랑 오랫동안 함께 가는 게 안전하다느니 하는 그럴 듯한 말에 넘어갔고,
문자 메시지로 계약서 jpg 파일까지 보내 오면서 내 서명까지 받고 굉장히 체계적인 것처럼 상황 자체가 연출되었다.
계약 기간은 1개월 단위. 여기까지가 내 폰번호로 이루어진 내용들.

첫 날은 계약금이라며 5만원을 선입금해 주고,
폰번호로 연락한 사람이 아닌 별개의 원고 담당자로부터 즉시 카톡이 왔다.
(물론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만 물론 그걸 확인할 방법은 없다)
이 단계부터는 폰번호가 아닌 카톡으로 연락이 진행된다.

영양제, 건강식품 등의 사진과 가상의 후기를 하루 3건씩 보내주며,
1시간 단위로 글을 올리면 되는데 네이버 블로그는 예약 포스팅이 가능하므로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건당 2만원으로 하루 3건 6만원을 맞춰 준다는 조건이면 굉장히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주말 쉰다고 해도 최소 한 달에 100만원은 가볍게 넘는 수익이 발생하니까.

하지만 당연히, 절대 그렇게는 안 된다. 될 수가 없다.
내 경우에는 휴면 블로그였고 따라서 포스팅알바 외의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틀만에 끝났다.
아마도 잘 활동하는 블로그라면 길어 봤자 1주일에서 한 달이 지나면 끝날 것이다.

보통은 당일 오후 10~11시 전후에 포스팅 알바비가 입금되는데,
어느 날은 글 3건을 다 올렸지만 알바비가 입금되지 않은 채로 자정을 넘겨 다음 날이 된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더 이상 포스팅 의뢰 연락이 오지 않는다.
담당자에게 톡을 보내 보지만 이미 차단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처음에 계약서를 주고받았던 폰번호와도 연락이 두절된다.
블로그가 저품질이 되어 이제 더 이상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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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업체에서 포스팅을 의뢰한 후기 글들은 우리가 읽기엔 아무 문제 없는 평범한 후기 같지만,
어떤 알고리즘과 어떤 로직 시스템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포스팅 알바를 한 블로그는 반드시 저품질이 된다.
바이럴마케팅에 전혀 문외한인 평범한 일상 블로거들은, 그런 글들을 눈으로 보고 판별할 수가 없다.

그 어떤 최적화 블로그도 저품질에 한 번 걸리면 그대로 낙인이 찍혀 회생은 불가능하다.
간혹 오랜 시간이 흐르고 갑자기 블로그 지수가 되돌아오는 기적도 있다지만 그런 요행을 바라기엔 너무 기약없다.
즉 내 블로그가 불과 몇 만원에 일회용으로 소모되고 버려지는 것.
그냥 일상 블로그라면 계속 써도 괜찮겠지만 상업적 운영을 바란다면 차라리 최적화 계정을 사거나 새 계정을 만들어 키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나야 어차피 이제 쓰지도 않는 휴면 블로그였으니 그냥 원래대로 안 쓰고 냅두면 그만이다.
그런데 진짜 자신의 블로그를 가진 블로거들이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얼마나 충격이고 상처겠는가.
나도 내가 지금 운영 중인 블로그가 그렇게 된다면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런 업체들은 우리의 블로그에 대한 애착이나 정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냥 살살 잘 구슬려서 돈 몇 푼 쥐어 주고 잘 이용하다가 단물 다 빠졌을 때 버리면 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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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다음부터 일어났다.
나는 애초에 그런 포스팅알바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휴면 블로그 하나 버리는 셈 치고 계약을 했던 거고,
이 ㅇ모 업체라는 한 곳과 처음 계약을 하고 나서는 실제로 한동안 포스팅알바 연락이 오지 않았었다.

아마도 이런 업체들끼리 뭔가 폰번호에 따른 계약 상황이 공유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두 업체와 동시에 계약하겠다고 연락을 넣고 ㅇ모 업체와 먼저 계약서를 작성했더니,
머지 않아 남은 한 업체에서 "어? 다른 업체와 이미 계약하셨어요?" 라고 먼저 되묻는 것이다.

어쨌든 덕분에 계약을 했고, 물론 이틀만에 ㅇ모 업체는 일방적으로 연락이 두절되긴 했지만,
그 이후로 한동안 포스팅알바 연락을 안 받고 조용히 잘 살고 있었는데.

몇 달이 지났을까,
어느 날부터 갑자기 그 ㅇ모 업체로부터 다시 포스팅알바 연락이 오는 것이다. (어이 탈출ㅋㅋ)
뇌가 리셋이라도 되었는지 똑같이 합법적인 업체 운운하는 멘트로 내게 문자를 보내 왔다.
여러 번 연락이 오기 시작하자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 이제 좀 이런 연락 안 받고 살 수 있나 싶었더니만.

이런 업체들은 직원마다 부여되는 업무용 번호도 다를 것이고,
애초에 정기적으로 번호를 계속 바꿔 가면서 연락하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번호 하나 하나씩 차단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애꿎은 차단 목록만 포화 상태가 될 뿐, 어차피 나중에는 그 번호들도 버려질 것이기 때문에.
(이 분들은 버리는 것, 돌려쓰는 것, 참 잘 하시는 듯. bb 타의 추종을 불허함)

그러던 와중에 ㅇ모 업체로부터 또 연락이 오자,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마음 먹고 대응하기로 했다.
아마 내가 그냥 넘어가면 내가 내 블로그 운영하는 한 내 폰번호를 내가 쓰는 한 영원히 저 업체에게 시달리며 살겠지.

매너있는 태도로 "예전에 계약 파기하고 연락 두절하시던데 다시 연락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이라는 게 "착오가 있으셨던 것 같다"며 저희는 정식 사업자 등록 어쩌구 하는 똑같은 드립만 횡설수설 반복.
그래서 아예 당시 계약서를 주고 받았던 내용과 연락 두절된 내용의 화면을 캡쳐해서 보내 주었다.
본인들 업체명과 회사 대표 서명이 찍혀 있으니 발뺌은 못하더라.

이에 나는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연락 주시는 것으로 보아 그 쪽 업체에서 제 폰번호를 수집하신 것 같다" 라고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면서, "ㅇ모 업체에서 앞으로 한 번만 더 연락 주실 시, 원치 않는 일방적 연락 및 개인 정보 문제 관련해서 법적으로 검토해 볼 생각이다", "제 폰번호로 더 이상 이런 식의 연락은 그만 주시기를 원한다, 제 연락처 삭제를 부탁드린다"며 확실하고 매너있게 대응했다.

이 이후로는 답변이 오지 않았고,
(이 분들은 자신있을 때만 연락하시고, 뭔가 조금 쫄리거나 아니다 싶으면 바로 연락 두절해 버리심ㅋ)
아직까지는 이 ㅇ모 업체에서 다시 포스팅알바 연락은 오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두고 봐야 할 문제겠지.

당연히 피해자는 나니까 물론 법적으로 간다면야 못 갈 것도 없지만,
나도 저런 사람들이랑 공연히 말 섞으면서 흙탕물에 몸 담그기 싫다. 그냥 귀찮고 피곤하잖아.
말 그대로 나는 그런 식의 무단 연락이 내게 일방적으로 날아오지만 않으면 되는 심정이라,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전달했으니 이제는 제발 알아들으셨기를 바랄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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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1. 내 블로그가 버리는 블로그가 아닌 한, 블로그 포스팅알바는 안 하는 게 낫다.
　(정말 버리는 블로그라면 더 돈이 되고 더 이득인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낫다. 그 방법은 나도 모르지만a)
 
2. 블로그 포스팅알바 연락은 직접 계약을 한다 해도 어떻게 차단할 방도가 없다.
　 따라서 그냥 처음부터 연락을 원치 않으니 내 번호로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정확히 의사를 밝히는 게 낫다.
　(난 정말 저 ㅇ모 업체 사람들이 머리가 있고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면, 최소한 본인들이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한 블로거의 번호에다가는 두 번 다시 연락하지 않을 줄 알았어ㅠ 근데 세상에 진짜 뇌가 리셋되신 듯 어쩜 그리 당당하게ㄷㄷ)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찾은 불법 스팸·광고 문자 신고 온라인 접수처. ( https://spam.kisa.or.kr/spam/sub3.do )
얼마나 효과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분은 꾸준히 여기에 스팸번호 등록하니 어느 시점부터 더 이상 스팸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하시는 것 같으니, 나처럼 직접적인 대응을 하는 것까지는 어려우신 분들께 추천. 다만 꾸준한 인내심을 발휘하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