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0화- 수제 도시락, 원영

(요즘 원영은 밥 먹을 새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매니저：아니, 바쁜 건 좋은 거긴 한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걸 보면 안쓰럽단 말이지.)

매니저：계속 정크 푸드만 사 먹는 것도 몸에 안 좋고….
매니저：아, 그래!
매니저：내가 직접 원영에게 맛 좋고 영양 만점인 도시락을 싸다 주면 되잖아?

(…….)

 

매니저：원영!
원영：매니저…무슨 일이지. 오늘은 바쁘다고 하지 않았나?
매니저：후후! 바쁜 시간을 쪼개서 깜짝 방문!
매니저：쨔잔! 도시락을 가지고 왔습니다!
원영：…도시락?
매니저：응. 요즘 너 몸이 안 좋아 보이길래 특별히 보양식으로 준비했어.
원영：…보양식이라….
매니저：이거 먹고 힘내서 일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원영：……….
매니저：자, 그럼~ 사장님 특제 보양식을 공개합니다!

- 달칵 -

(보온 도시락 통을 열자마자 빠른 속도로 원영의 얼굴이 질려 갔다.)

매니저：이게 생긴 건 좀 별로지만 진짜 몸에 좋대.
매니저：자, 이거 마셔.
원영：하아….

(원영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먼 곳을 바라봤다.)

원영：보양식이라고 해서 대충 예상은 했지만.
원영：아무래도 평범한 '보양식'은 아닌 모양이군.
매니저：이거 몸에 엄청 좋은 거야! 용봉탕이라고~
원영：내가 아는 용봉탕과는 빛깔도 냄새도 너무 다르다만.
매니저：어허, 시중에 파는 용봉탕과는 비교를 불허한다!
매니저：나만의 스페셜 레시피로 만든 특제 용봉탕이라고!
원영：…대체 뭘 넣으면 그렇게 시커멓고 걸쭉한 국물이 되는 거지.
매니저：몸에 좋단 거 다 넣고 푸욱 고았는데?
매니저：널 생각해서, 내가 없는 살림에 한약재까지 사다 넣었다니깐.
원영：…날 생각해서….
원영：마트에서 파는 삼계탕 재료 한약재라도 넣었나.

(뜨끔!)

 

원영：노골적으로 들킨 표정이군.
매니저：어, 어쨌든 군말하지 말고 눈 딱~감고 들이켜.
원영：그렇게 몸에 좋은 거라면, 네가 한 번 먼저 마셔 보지 그래.
매니저：…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매니저：잘 봐! 자, 이렇게 한 컵 가득 담아서!

- 꿀꺽꿀꺽 -

매니저：크…크흐!!
매니저：지, 진국이구만! 쿠, 쿨럭쿨럭.
원영：사약 한 사발 제대로 들이킨 얼굴이군.
매니저：아, 잔말 말고 좀 마셔!
매니저：이거 끓이느라고 12시간 동안 잠도 못 자고 부엌에 있었단 말이야.
원영：하아….

- 꿀꺽꿀꺽 -

 

매니저：어때! 막 호랑이 기운이 샘솟지 않아?
원영：뭐….
원영：12시간 동안 푹 고운 네 체력 정도의 기운은 나는 것 같군.
매니저：그거 칭찬이냐, 욕이냐.
원영：하여간…, 네 체력을 소비해 가며 내가 기운을 얻는 게 무슨 이득이라고….
매니저：내 스타가 기운만 난다면 나는 365일도 바칠 수 있는 사람이거든?
원영：…매니저.
매니저：그런 의미에서, 한 잔 더?

- 또르르 -

(이번에는 군말 없이 받아 마시는 원영.)

매니저：원영…. 너….
원영：뭐지?
매니저：사실은 이런 취향이었구나!
매니저：막 의외로 어르신들처럼 씁쓰름하고 떫은 거 좋아하는 그런!
원영：…훗.
원영：내 취향이라.

 

(원영이 갑자기 사무실 선반에서 책을 꺼내서 건넸다.)

- 턱, 턱 -

매니저：윽, 무슨 이런 두꺼운 책이. 우리 사무실에…!

- 전 세계 S급 쉐프들의 특급 요리 백과 -

매니저：…뭐야, 이건. 요리 백과? 이런 게 왜 여깄어?
원영：내 취향을 반영하려면 차라리 이 쪽을 참고하는 게 좋을 거다.
원영：…12시간이나 고생하는 미련한 짓 하지 말고.
매니저：미련하긴 뭐가 미련해. 잘만 먹어 놓구선.
원영：시간과 정성을 투자할 거면 차라리 이런 책을 보는 데 투자하라는 뜻이다.
원영：앞으로도 종종 먹어 줄 테니까.
매니저：어, 어…응?!
원영：그럼 다음 도시락을 기대하지.

(언젠가 원영을 만족시키는 도시락을 만드는 날이 온다면…)
(그 때는 아마도 내가 5성급 호텔 주방장이 되어 있지 않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