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빨간 장갑 이야기

겨울을 배경으로 한 약간은 소름끼치는 잔혹동화.
어렸을 때 이솝 이야기, 명작 동화 등을 애니메이션 비디오로 많이 보았는데
그 비디오에 있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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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예쁜 빨간 장갑을 떠 주셨다.
에밀리는 장갑을 자랑하기 위해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장갑 한 쪽이 사라진 것을 깨닫는 에밀리,
울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두 모른다는 대답 뿐.

장갑을 찾기 위해 모든 곳을 샅샅이 뒤지다가,
마을에서 좀 떨어져 있는 한 저택에 다다르게 된다.

그 저택에 사는 노인은 아이를 잡아가는 노인이라고 소문이 자자하지만
에밀리는 용기를 내어 저택의 문을 두드린다.

무섭게 생긴 노인이 문을 열어 주자
에밀리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빨간 장갑을 보지 못했느냐고 묻는다.

노인은 에밀리를 저택 안으로 안내하고,
거실 중앙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 있는 여러가지 선물들 중
에밀리가 잃어버린 빨간 장갑 한 쪽을 꺼내어 건넨다.

의심도 없는 에밀리는 너무 기뻐하며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는 곧장 저택을 나가려고 한다.

그 때,

노인은 에밀리를 불러 세우더니,
그녀의 빨간 장갑을 이곳에서 찾았다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면 안 된다며,
만약 약속을 어기면 밤 12시에 찾아가 잡아가겠다고 귀띔한다.

장갑을 찾아서 마냥 기쁜 에밀리는 아무 생각 없이 알겠다고 약속해 버린다.

집에 돌아온 에밀리는
왜 이렇게 늦었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장갑을 잃어버려서 찾고 있었는데
마을 밖 저택의 할아버지가 찾아 줬다고
자신도 모르게 말해버리고 만다.

말하고 난 순간 약속이 생각난 에밀리는
아차 싶어 입을 막아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잠자리에 들기 전 에밀리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집 안의 모든 자물쇠를 꼭꼭 잠그고는 침대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시계가 11시 58분을 가리키자,
귓가에 에밀리의 이름을 부르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째깍째깍 시계소리와 함께 삐걱삐걱 발자국 소리가 함께 들려 오고,
에밀리는 바들바들 떨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다.

11시 59분.
발자국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에밀리의 방문 앞.

곧이어 문을 열기 위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12시 정각

……

다음 날 아침,
에밀리의 침대 위에는 빨간 장갑 한 쪽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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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이야기가 끝나면 꼭 쥐들이 나와서 그 편과 관계있는 대화를 하며 끝났었는데,
(뚱뚱한 쥐랑 안경 쓴 쥐, 똘똘하게 생긴 쥐 이렇게 셋이 나왔었다)

할머니와 의사,
도둑과 어머니,
말과 나귀라든가,
나뭇꾼과 여우 등등.

뚜렷이 기억나는 것은 내가 이 '에밀리와 빨간 장갑' 본 다음에 등골이 서늘해졌었다는 것.
미취학아동 때 친척동생이랑 외갓집에서 본 건데,
거의 매일 놀러가서 보다시피 한 비디오들.

보고, 보고, 보고, 본 것 또 보고. 엄청 그립긴 하지만,
시리즈 타이틀도 기억 안 나고 이제 정말 구할 수 없는 비디오.
유튜브에서 찾아 볼 수 있으려나.